이 두 권의 책은 각각 마크 로스코(Marc Rothko, 1903-1970)의 삶과 예술을 다룬 해설서와 그래픽 노블이다. 마크 로스코는 러시아 이민자 출신의 유대계 미국 화가로 추상표현주의로 알려진 미국 미술운동의 주역이었다.
그의 활동 시기는 (1) 리얼리즘 시기 (1924-1940), (2) 그리스 신화로부터 소재를 취해 잔혹하고 비극적인 1940년대의 상황을 보편적 신화 정신의 형태로 표현했던 초현실주의 시기 (1940-1946) (3) 특정 사물을 연상시키는 무정형의 색점으로 이뤄진 '멀티폼' 연작을 제작하던 과도기 (1946-1949)를 (4) 대형 캔버스 사용하고 부드럽고 흐릿한 색 사이의 경계를 가진 두 세 개의 직사각형 또는 대칭 형태의 색 덩어리를 특징으로 하는 '색면 회화'를 제작하던 고전주의 시기 (1949-1970)로 나뉜다.
로스코는 "나는 추상주의자가 아닙니다. 나는 색과 형태의 관계 따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비극, 황홀경, 운명같이 근본적인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많은 이들이 나의 그림을 보고 울며 주저앉는 것은 내가 이러한 근본적인 인간적 감정들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내 그림 앞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들은 내가 그리면서 겪었던 종교적 체험들을 똑같이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로스코는 색의 공간, 즉 색면이 신화적 힘을 가졌고 그 힘은 관람자에게 전달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한 이상적인 거리가 45cm라고 말하며, 그 거리에서 작품을 보면 색면 속으로 빨려드는 느낌을 받아 색면 내부의 움직임과 경계의 사라짐을 경험하게 되고 불가해한 것에 대한 외경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에게 예술의 목표는 재현이 아니라 계시 즉 드러내는 행위이고, 아름다움의 창조가 아니라 숭고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그에게 회화란 경험에 관한 것이 아니라 경험 그 자체였고 색이란 재현의 도구가 아니라 초월적 실체의 경험에 이르는 매개였다.
로스크는 말년에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고 1970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마지막 연작인 '블랙 앤드 그레이' 시리즈는 보는 사람의 삶의 의욕마저 꺾을 정도록 어두움으로 가득 차 있다고 평가된다. 초월과의 지속적 조우는 보통의 인간이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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