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의사!

눈썹에 엉겨붙은 강력접착제

서음인 2019. 9. 19. 17:54

어르신 한 분이 한쪽 눈을 감은 채 진료실로 찾아오셨습니다. 집에 있는 안약을 넣은 후 갑자기 눈이 감겨 떠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일까 하여 세극등 현미경으로 살펴보니, 이런! 순간접착제를 안약으로 착각해 눈에 넣으시는 바람에 눈썹에 엉겨붙어 눈이 감겨버린 것이었습니다.

포셉으로 접착제 덩어리만 제거하려고 시도해 보았지만 이미 눈썹과 워낙 단단히 붙어버린 바람에 수술용 블레이드를 사용하여 눈썹과 함께 조심조심 제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환자의 눈에는 접착제가 거의 들어가지 않아서 눈썹을 좀 많이 잃으신 것 빼고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눈썹의 중요한 기능 중에 하나가 외부의 이물이나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것인데, 이번 경우야말로 눈썹이 침입하려는 적(?)을 끌어안고 함께 장렬한 최후를 맞이함으로서 눈을 잘 보호해 주었군요. 끝까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눈썹의 마지막 사진을 남겨 그 공덕을 기리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