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내리치는 망치 같은 책들!
몸의 습관은 보수적으로, 종교적 예전은 전통적으로, 타자에 대해서는 환대를, 생각은 매임 없이 자유롭게! 제가 선호하는 삶과 신앙의 방식입니다. 이번 주에도 인터넷을 통해 삶과 인식의 지평을 깨뜨리고 새로움과 자유를 선사할 커다란 망치 같은 책들을 몇 권 구입했습니다. 요즘은 웬만하면 책 사는 일을 자제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탐나는 책들이 많아 좀 무리했네요!
이번에는 가톨릭 출판사들의 책과 많이 만났습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가톨릭 신학자 중 한 분이라는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의 책 두 권과 교회사 공부를 하면서 만났던 존 헨리 뉴먼 추기경의 평전인 <평화가 아닌 칼을>, 그리고 얼마 전 우리나라에 방문했던 포스트콜로니얼 성서비평의 대가인 수기르타라자의 책 <탈식민주의 성서비평>이 그들입니다. 그리고 공공신학에 대해 개략적으로라도 알아보고 싶어 페친이신 최경환 선생님이 쓴 <공공신학으로 가는 길>도 주문했고, 요즘 말도 많은 퀴어신학을 소개하는 <급진적 사랑>이라는 책도 한 권 샀습니다. 교회사 공부를 하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플라톤의 <티마이오스>도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고, 전에 읽었던 <건축의 탄생>과 같은 컨셉으로 ‘패션’과 ‘아이콘’을 다룬 두 권의 만화도 아주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특별히 이 만화 두권은 아이캠프를 오가는 긴 비행을 위해 남겨 놓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번 주의 주 득템은 꽃자리에서 나온 곽건용 목사님의 사울 · 다윗 평전인 <일그러진 영웅 vs 만들어진 영웅>이 될 것 같습니다. 주로 공시적-문학비평적 방법론을 사울과 다윗의 평전이라 할 수 있는 사무엘서에 적용하여,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사울과 다윗의 삶을 재구성해 낸 ‘평전에 대한 평전’입니다. 조금씩 살피고 있습니다만 이야기의 재미와 학문적 탁월함을 함께 장착해 굳어진 머리를 내리쳐 줄 강력한 망치가 될 것으로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2019.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