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책활동

2020년 사순절 책읽기 -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과 <성문 밖의 그리스도>

서음인 2020. 3. 6. 10:58

1. 최근 10여년 간 사순절이나 대림절 동안에는 가능하면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된 책들을 읽으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매번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 습관을 지켜온 덕에 해당 주제의 책을 꽤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 1) 올해는 두 권의 오래된 책을 펴보려고 합니다. 바로 위르겐 몰트만의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과 올란도 코스타스의 성문 밖의 그리스도입니다. (사진 2) 둘 다 과거에 열심히 읽었지만 가물가물하게만 기억 속에 남아있는 책들입니다. 만만치 않은 독서가 될 것 같아 중간에 포기하기 않도록 미리 담벼락에 광고합니다!

2. 그런데 오랜만에 성문 밖의 그리스도를 펴들고 읽어가다 보니 올란도 코스타스가 고든-콘웰 신학교의 초청으로 1년간 교환교수로 근무했고, 암스테르담의 자유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혹시 그는 감추어진 복음주의자(Crypto-Evangelist)였던 것일까요? (사진 3) 읽었으되 '볼 눈'이 없어 무심코 지나쳤던 소소하지만 흥미로운 사실들을 새로이 발견해가는 것이야말로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며 느낄 수 있는 큰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3. 제가 읽고 리뷰를 썼던 책들 중에 이 두 책을 간략히 소개한 부분이 있어 잠시 인용해 보겠습니다. 누적된 독서로 얻게 된 책과 책을 잇는 지식의 네트워크야말로, 독서가가 가지는 최고의 자산이자 기쁨과 보람의 원천입니다! (사진 4,5)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소개 (몰트만 자서전리뷰에서 인용)

고대 교회의 신학은 하나님은 고난을 받을 수 없거나 (무감정의 공리), 고난에 종속된다는 양자택일만을 알 뿐이다. 하지만 고난의 다른 형태도 있다. 그것은 타자와 관계를 맺고 타자의 영향을 받기 위해, 그리고 타자의 운명에 참여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개방하는 사랑의 능동적 고난이다. 만약 이런 관점에서 하나님이 고난을 받으실 수 없다면 하나님은 사랑할 능력도 없을 것이다. 하나님이 고난을 받으시는 것은 존재의 결핍 때문이 아니라, 그분의 창조적이고 사랑하는 본질의 넘침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하나님은 고통을 받으실 수 있고, 고통을 받기를 원하시며, 사랑하는 그분의 세계의 모순 때문에 고통을 받으신다.....만약 그리스도가 하나님께 버림받고 절규하면서 죽었다면, 아버지 하나님은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로부터 이에 상응하는 버림받음의 깊은 경험을 해야 한다. 삼위일체 가운데 한 분이 고난을 받은 곳에서 다른 위격들도 함께 고난을 받으신다, 각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성문 밖의 그리스도소개 (하나님의 선교와 20세기 선교학자리뷰에서 인용)

 개인적이고 영적인 회심과 푸에르토리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발견한 문화적 회심, 그리고 가난하고 학대받는 자들을 위한 선교에의 회심이라는 세 번의 복합적 회심경험을 바탕으로 성경이 증거하는 그리스도를 변방/비주류의 시각에서 이해했던 올란도 코스타스(Orlando Costas 1942-1987) 는 예수 그리스도가 이스라엘의 변방인 갈릴리에서 천하고 멸시받는 사람들과 함께 그의 사역을 시작했고 성문 밖에서 버림받고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과 함께 죽임을 당하심으로 그의 구원 사역을 완성하셨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이렇게 성문 밖에서 그리스도의 대속으로 완성된 구원은 이 세상에서 개인적이고 영적인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이고 제도적인 문제까지 포괄하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로 구체화되어야 하며, 이러한 하나님의 선교의 결과로 태어난 교회는 그리스도의 치욕을 짊어지고 하나님의 선교가 일어나고 있는 현장인 성문 밖 세상 한가운데로 나아가 성령의 인도하심 아래 그리스도가 이루신 역사적이고 종말론적이며 총체적인 구원을 선포하고 증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코스타스의 선교학은 성경이 증거하는 갈릴리의 그리스도 그리스도가 성문 밖에서 완성하신 하나님의 구원의 선교 영문 밖에서 그 선교에 동참하는 교회로 요약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