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및 기타

박영식 교수 해임과 수치스러운 ‘창조과학’ 논쟁

서음인 2024. 6. 8. 22:17

2024년 5월 29일

지금 모 신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창조과학 논쟁이 교회의 울타리에서 한 발짝만 나가면 얼마나 황당하고 부끄럽게 여겨질 일인지 좀 깨달으시면 좋겠습니다. 그 신실하다는 “창조과학자”들이 왜 교회나 단체의 이름 말고 개별적으로는 공적 영역에서 이 논쟁에 철저하게 침묵으로 일관하는지 한번 숙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과학계에서 '심지어 틀리지도 않았다'라는 말이 있거든요. 맞았는지 틀렸는지 검증할 방법도 가치도 없는 쓰레기라는 뜻인데 창조과학이 딱 그거예요. 생물 전공자에게 창조과학 어쩌구 질문하는 건 '너 과학자 아니지?' 물어보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추가 - "기독교 세계관", "전제주의", "역사적 아담"같이 '절대 무오류가 보장되는' 안전하지만 편협한 자신들의 게토 안에서만 심판관 노릇하며 큰소리치지 말고, 광활한 대지로 나아와 하나님이 주신 자연이라는 책에 대한 치열하고 정직한 연구가 도달한 현대과학의 성취와 용감하게 대면해 보시기 바랍니다.

2024년 6월 5일

어제와 오늘 거장 위르겐 몰트만의 소천 소식과 서울신학대학 박영식 교수님의 해직 소식이 들리는군요. 현대과학의 열매는 마음껏 누리면서도 그 기본적 전제이자 토대인 빅뱅과 진화를 부정하고 지구의 나이가 6000년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이 아직도 꽤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그리고 한국교회에 진짜 필요한 것은 더 높은 신학이 아니라 가장 평범한 상식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만약에 소위 ‘창조과학’이 해직의 진짜 사유라면 몰트만 같은 신학자는 평생 신학교에 발조차 붙이지 못했겠지요. 박영식 교수님이 번역자로 참여한 <몰트만 자서전>을 소개하면서 제게도 여러 책으로 많은 가르침을 베풀었던 거장을 추도합니다. 그리고 박영식 교수님 사건은 한국교회를 더 큰 비웃음거리로 만들기 전에 빨리 바로잡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