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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기독교/선교

눈을 떠요 아프리카 (김동해 지음, 홍성사 펴냄)

by 서음인 2019. 10. 14.

눈을 떠요 아프리카의 저자는 2001년에 발생한 911 테러에 충격을 받고 세상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겠다는 마음으로 국제실명구호단체인 () 비전케어를 설립해, 지금까지 세계 38개국에서 14만 명을 진료하고 2만 명에 가까운 백내장 환자들에게 빛을 선사해 온 명동성모안과 김동해 원장이다. 그는 2011년 우간다의 오지에서 열린 아이캠프에 참가했을때 숙소에서 병원까지 이어지는 긴 비포장도로를 바라보며, 함께 동행했던 내게 언젠가 아프리카의 이 흙길을 오토바이로 종단하며 아이캠프를 진행하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저자가 20167월과 8월 두 달에 걸쳐 오토바이로 남아공에서 우간다까지 아프리카의 9개국 7,362 킬로미터를 달리며 안과 질환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일곱 군데의 병원에서 아이캠프를 열어 백내장 환자들에게 빛을 선사한 눈을 떠요 아프리카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을 글과 사진에 담아 펴낸 이 책은, 하나님이 한 신실한 그리스도인의 꿈과 헌신을 통해 어떻게 당신의 뜻을 펼쳐 가시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감동적인 증언이다.

 

저자는 수많은 아이캠프를 통해 이미 어느 정도 익숙했던 아프리카를 굳이 오토바이로 종단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눈높이에서 아프리카를 경험하고 .... 온몸으로 아프리카를 마주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가 오토바이를 타고 온몸으로 겪었던 아프리카는 '돈'이라는 잣대로만 평가하지 않는다면 우리보다 더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고, 비참과 불행만이 가득한 땅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절대빈곤에서 벗어나 인간답게 사는 문제로 조금씩 접어들기 시작하는 대륙이었다고 강조한다. 이는 지금까지 말라리아나 에이즈, 영양실조와 같이 주로 생명과 관련된 분야에만 매달렸던 아프리카 각 나라의 보건의료 정책이 점차 실명이나 안보건 같은 안과 영역까지 그 관심의 폭을 넓힐 수 있으며, 따라서 비전케어와 같은 실명구호 NGO들의 사역도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저자는 맘몬의 위력을 앞세운 중국과 이슬람의 아프리카 진출을 우려하면서도, 우리가 그들보다 앞선 의술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한다면 그 공세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책은 전혀 터프하지 않은 중년의 안과의사와 한때 오토바이를 사탄의 도구라고까지 여겼던 대형교회 목회자가 오토바이로 아프리카를 횡단하면서 겪어야 했던 위험과 고난의 이야기, 저자가 이 여정의 도상에서 조우했던 수많은 의사 · 보건의료 관계자 · 목사 · 선교사 · 현지인들의 이야기, 긴 여행길을 동행하며 진료와 수술에 함께했던 가족과 스탭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저자가 현지의 병원에서 만나고 치료하고 수술했던 수많은 환자들의 기쁨과 감동의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놀라운 것은 이 거대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수술로 폭력이 가득한 세상에 그리스도의 평화와 사랑을 전하겠다는 저자의 작은 꿈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이 잘 보여주듯 하나님을 향한 꿈은 힘이 세지만, 저자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지금 바로 실천의 한 발자국을 내딛지 않는다면 한낱 몽상으로 그치게 될 뿐이다. 

 

또한 이 책에는 저자가 이번 눈을 떠요 아프리카프로젝트를 포함해 수많은 아이캠프 경험을 통해 얻게 된 의료사역의 실천적 지혜가 가득 담겨 있다.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현지법과 의료진 그리고 의료체계를 존중하라. 아무리 선한 일이라도 절대 서두르거나 무리하지 말라. 현지의 의료진과 교민, 선교사들과 협력하고, 반드시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사역하라. 현지 의료진을 잘 훈련시켜 더 이상 우리의 도움이 필요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마지막 목표로 삼으라. 나 역시 깊이 공감하는 저자의 이러한 생각은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원칙을 지켜가며 현지 의료진과 협력해 무리하지 말고 서서히, 그러나 더 이상 우리가 필요 없게 될 때까지 꾸준히 행하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하나님이 주신 꿈을 쫓아 한 걸음씩 믿음의 발걸음을 내디딘 끝에 마침내 아프리카를 횡단하는 바이크에 몸을 싣게 된 한 그리스도인의 순례기인 동시에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꿈꾸며 행동하는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뜻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선교에 대한 증언이다20086월 몽골에서 열린 39차 비전케어 아이캠프에 참석해 저자인 김동해 원장을 만난 후 그가 보여준 위대한 꿈에 감염된 나는 기꺼이 돈과 시간을 투자해가며 지난 12년간 11개국에서 열린 18차례의 아이캠프에 참석하고 말았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저시력으로 고생하는 세계 28천만명의 이웃들에게 빛을 찾아주겠다는 저자의 꿈에 감염되기 바란다. 그리고 어둠에 거하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광명을 찾아주셨던 그리스도를 본받아 비전케어가 펼치는 놀랍고도 흥미로운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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