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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의사!

얻은 친구, 잃은 친구, 변함 없는 친구, 변한 친구 - 코로나가 가져다준 변화

by 서음인 2020. 7. 23.

코로나 사태가 사람들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았다고 합니다. 저도 코로나 이후로 얻은 친구와 잃은 친구, 변함없는 친구와 변한 친구가 생겼습니다.

1. 얻은 친구 - 방역 마스크

물건을 잘 잃어버리고 걸리적거리는 것을 싫어하는 저는 마스크, 모자, 목도리, 장갑, 내복, 반지, 시계를 포함해 옷 이외의 어떤 것도 몸에 착용하는 것을 거부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불과 6개월 만에 그 싫어하던 마스크와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하루 종일 숨결을 느낄 정도로(?) 바짝 붙어있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2. 잊혀진 친구 - 아이스브레이커스와 가글액

안과의사는 세극등 현미경이라는 진료 장비를 사이에 두고 불과 30cm 정도의 거리에서 환자와 계속 대면해야 합니다. 따라서 혹시 모를 입냄새 대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수시로 가글을 하거나 아이스브레이커스를 사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니 더 이상 저 친구들이 필요 없어졌네요!

3. 변함없는 친구 1 - 스킨로션/향수, 핸드워시/손 소독제

코로나 전이든 후든 후각이야말로 인간의 정서를 흔드는 가장 원초적인 감각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얼굴은 미남과 거리가 멀지만 향기나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저를 대하는 환자들이 조금이라도 유쾌한 기분을 유지하실 수 있도록 노력중입니다. 핸드워시와 손 소독제는 코로나 전이나 후나 설명이 필요 없는 안과의사의 절친입니다.

4. 변함없는 친구 2 - 문방구

코로나가 오기 전부터도 저는 일과가 끝나면 항상 자가 격리 모드였습니다. 음주가무에 서툴고 사람 만나는 것을 즐기지 않다 보니, 일과 후 원장실에 앉아 이 친구들의 도움으로 책도 읽고 리뷰도 쓰는 일이 삶의 낙이자 제 쉼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진료할 때는 눈으로 보지만, 읽을 때는 저 친구들을 이용해 봅니다.

5. 변한 친구(?) - 마스크낀 나!

직원들 말이 코로나 이후 어르신 환자들이 대체 옛날 나이든 원장은 어디로 가고 젊은 원장이 왔냐고 자꾸 묻는답니다. 마스크와 어르신들의 침침한 눈이 마술을 부려 저를 회춘하게 해주었나 봅니다. 앞으로 어르신들을 실망을 드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코로나에 상관 없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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