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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저서/믿묻딸 - 서평

손희선 목사님의 목회서신 (2023년 9월 7일)

by 서음인 2023. 9. 8.

교사 분들을 응원합니다.

요사이 얼굴이 보이지 않는 성도님이 계셨습니다. 무슨 일일까 궁금했습니다. 알고 보니 부부가 모두 교사이신데 최근에 서울에 있었던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몇 주 동안 교회를 빠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들은 저에게 이런 집회에 참여해도 되느냐고 물은 적이 없습니다. 물을 필요도 없구요. 저는 요사이 교사들이 함께 모여 안타까운 교육 현장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연대하는 일에 깊은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적으로 그 자리에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저는 저대로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 사자와 어린 양이 함께 뛰놀고, 어린 아이가 독사굴에 손을 넣어도 되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샬롬이 이루어지기를 중보하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에 정한욱 선생님이 쓰신 “믿음을 묻는 딸에게”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정한욱 선생님은 광주에서 가까운 고창에서 안과병원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비록 평신도라고 하지만 무척이나 광범위한 독서와 사색으로 한참 신앙에 회의감이 들려는 딸을 향하여 진중하면서도 애정을 담아 답변하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그곳에 딸이 이런 질문을 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잘못된 권력에 순종하는 것도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인가요? 잘못된 권력은 선이 아니라 악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니 당연히 잘못됐다고 지적하거나 저항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딸의 질문에 정한욱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답변합니다. 저도 이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를 표하며 오늘날 교권 회복을 위해 집회에 참여하시는 교회 안에 있는 교사 분들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 사실 베르코프와 엘륄 둘 중에 누구의 견해를 따르든 구원의 은혜를 체험한 그리스도인들이 도달할 수 있는 결론은 하나밖에 없어. 인격적으로 온전히 순종해야 할 절대적 권위를 가진 대상은 오직 그리스도뿐이라는 것이지.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외에 어떤 절대적 순종의 대상도 인정할 수 없는 이유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권위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 스스로를 우상화하고 절대적 순종까지 요구하려는 성향을 지닌 부정적 실체이기 때문이야. ……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모든 권위가 가진 힘과 범위는 일시적이고 제한적이며, 어떤 권위도 스스로를 절대화하거나 유보 없는 존중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해야 해. …… 그렇다면 우리는 예수를 주(Lord)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정치권력이든 경제체제든 종교적 권위든 스승의 가르침이든 부모의 권위든 이 세상에서 무제한적으로 허용되거나 무조건 순종해야 할 권위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야 해. 그리고 정당하게 행사되는 권력 혹은 ‘필연의 질서’에 대해서는 기능적 복종을(submission), 부당하거나 정의롭지 않은 권위에 대해서는 비폭력 저항을 우리의 행동 지침으로 삼아야 하겠지. 그리스도인들의 표지는 예수의 권위에 대한 인격적 순종(obedience)이지만, 그 순종의 다른 얼굴은 예수 외에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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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7일 (목)
손희선 목사의 목회서신(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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