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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인문/역사27

미완의 시대 (에릭 홉스봄 지음, 민음사 펴냄) 1. 이 책은 프랑스 혁명기부터 1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유럽의 장기 19세기를 다룬 3부작인 , , 와 1차 세계대전으로부터 소련의 해체까지 단기 20세기의 역사를 담은 를 포함한 몇 권의 명저를 통해 20세기 최고의 역사가의 반열에 오른 영국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 (Eric Hobsbawm 1917-2012) 의 자서전이다. 저자 스스로는 이 책이 “인간이 살아왔던 세기 중 가장 별스럽고 끔찍한 세기를 세 대륙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좀 특이하게 살았던 마르크스주의 역사가 홉스봄” 에 대해 여러 사람들이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2012년 95세의 나이로 그가 사망했을 때 영국의 紙 는 “그가 만약 25년 전에 죽었다면 최고의 마르크스주의 역사가로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 2016. 6. 2.
역사와 역사가들 - 서양사 연구를 위한 입문 (마크 길더러스 지음, 이론과 실천 펴냄) 『역사와 역사가들』은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의 역사학과 교수인 마크 길더러스가 지은 서양사 연구 입문서다. 저자는 240여 페이지 남짓 되는 이 두텁지 않은 책에서 고대에서 최근에 이르기까지 서양에서의 역사적 사유의 변천 과정을 간략하면서도 깔끔하게 서술하고 있다. 오늘날 존재하는 일견 혼잡해 보이는 여러 관점과 주제를 가진 다양한 역사‘들’은 모두 서로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들을 진실하게 반영하는 것이며, 우리는 이렇게 많은 역사‘들’ 앞에서 혼란을 느끼는 대신 인류의 과거에 대해 알려주는 진실한 이야기들을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즐거워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역사를 국정화하겠다는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이성을 상실한 참람한 권력자들과 밀실에 암약한 채 지금도 불철주야 누군가의 입맛에 맞.. 2016. 6. 1.
우리 역사는 깊다 1,2 (전우용 지음, 푸른역사 펴냄) 1.『우리 역사는 깊다』는 트위터를 통한 우리 정치 현실에 대한 촌철살인의 언급으로 유명한 역사학자 전우용이 일제 강점기였던 100여년 전과 현재가 어떻게 다르고 같은지를 살피기 위해 위생 관념의 확산이나 대중교통 수단의 도입, 전등 시대의 개막과 같이 주로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작은 사건들을 소개한 후 그 의의에 대한 간략한 성찰을 덧붙인 글들을 모은 책이다. 저자는 “인간에게 본성이란 없다. 그에게는 오직 역사가 있을 뿐이다”라는 스페인의 역사철학자 오르테가 이 가세트(José Ortega y Gasset)의 말을 인용하면서 인간은 자신의 ‘본성’을 역사 속에서 스스로 만들고 변화시켜 왔으며, 따라서 “시간, 공간 및 인간의 유기적이고 총체적인 변화의 과정”인 역사를 반추함으로써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2016. 6. 1.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 (주경철 지음, 사계절 펴냄) 저자와는 과거 "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문학과 지성사), "문명과 바다"(산처럼) 등의 책을 통해 만났고, 학문적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유려하고 재미있는 서술로 역사를 '읽는' 즐거움을 누렸던 기억이 있다. 이 책에서도 그는 당대를 대표하는 문학 작품들을 역사가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그 안에서 시대를 읽어내는 키워드들을 뽑아낸다. 예를 들면 “트리즈탄과 이졸데”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서구문명의 특징이 되는 개인주의의 맹아를 찾아낸다던가, “보물섬”을 읽으면서 당대를 지배하던 제국주의적 사고를 지적한다던가, “드라큘라”를 통해 서구가 동구에 대해 가지는 왜곡된 시각을 발견하는 식이다. 결국 우리는 역사와 시대의 산물일 수밖에 없다는 것, 우리가 세상을 보는 시선은 당대의 지배 이데올로기의 시선일 수밖에.. 2016. 6. 1.
한국속의 세계 <상> <하> (정수일 지음, 창비 펴냄) 중국과 북한, 한국을 거치며 현대사의 파란과 분단의 비극을 몸으로 겪어 온 문명교류사 연구의 대가 정수일 선생은 이 책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와 고립시켜 통시적으로만 보아왔을 뿐, 세계와의 관련 속에서 공시적으로 이해하는 데 실패해 왔으며, 그 결과 과거 역사에 대해 아직도 “닫힌 나라” “은둔국”이라는 자학적인 역사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 민족이 빗살무늬 토기와 고인돌에서 나타나듯 일찍부터 세계와 한 문명 유대로 묶여 살아왔으며, 신라와 고려의 찬란한 문화유산에서 알 수 있듯이 북방문화와 남방문화 그리고 서역문화와 심지어 로마문화까지 타 문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우리의 실정에 맞추어 창조적으로 발전시킴으로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해 왔다고.. 2016. 5. 31.
잔혹한 세계사, 대량학살이 문명사회에 남긴 상처 (조지프 커민스 지음, 시그마북스 펴냄) 1.저자는 세계에서 문명이 가장 발달한 민주국가와 가장 압제적인 전제국가의 공통점은 무고한 생명을 대량학살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전 세계 역사 속 거대 단일국가나 대규모 정치적 운동에서 그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대량학살의 힘을 빌지 않은 경우는 없으며, 인류의 역사는 벽돌이나 회반죽, 철이 아닌 학살당한 사람들의 피와 살, 뼈로 세워졌다는 것이다. 이 책은 기원전 146년에 벌어진 로마에 의한 카르타고의 멸망에서부터 20세기에 자행된 난징 학살사건, 베트남 미라이 사건,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르완다와 보스니아의 인종청소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했던 18건의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대량학살과 집단살육에 대해 그 원인과 전개과정, 학살의 결과와 영향,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사후처리에 이르기까.. 2016. 5. 31.
비엔나 1900년 (크리스티안 브란트슈태터 지음, 예경 펴냄) 1.소설가 스테판 츠바이크는 그의 자서전 어제의 세계(지식공작소)의 서문에서 그가 나고 자랐던 세기말, 소위 ‘좋았던 시대(La belle époque)’ 의 비엔나를 ‘안정의 황금시대’라고 부른다. 역사학자 이광주 교수에 의하면 “세기말의 유럽에서 비엔나만큼 문화적인 욕구를 정열적으로 지닌 곳은 없었으며.... 비엔나의 부르주아들이 아침 신문에서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문학, 연극, 음악, 미술의 소식을 알리는 문예란이었다” (편력, 한길사). 무엇보다도 세기말의 비엔나를 빛나게 해준 것은 유겐트슈틸 혹은 분리파라고 불린 클림트, 코코슈카, 에곤 실레와 같은 미술가들, 오토 바그너, 아돌프 로스와 같은 건축가들, 슈니츨러, 호프만스탈, 츠바이크 등의 소설가들, 말러, 휴고 볼프, 쇤베르크, 요한 스트라우.. 2016. 5. 30.
대한민국 잔혹사 - 폭력 공화국에서 정의를 묻다 (김동춘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로 한국 사회과학의 새로운 모색 (창비), 자유라는 화두 (삼인), 독립된 지성은 존재하는가 (삼인) 와 같은 책들로 나와 만나 왔던 저자는 한국현대사에 대한 지식과 다양한 사회단체에서의 활동 그리고 4 년간의 진실화해위원회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해방 이후 60년간 국가권력에 의해 자행되어 왔던 불법적 폭력의 실상과 그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해방 이후 권력을 차지한 세력은 과거에 대한 어떠한 단죄도 없이 친일파들을 중용하면서 정통성과 공공성의 절대 부족을 폭력과 마피아적 상명하복의 과잉으로 메웠으며, 그 결과 우리사회는 공공의식과 도덕적 자율성이 강한 사람일수록 쉽게 낙오하고 타율적인 기회주의자 순응주의자일수록 출세에 성공하게 되는 일종의 ‘부정적 진화’ 가.. 2016. 5. 30.
관용 (핸드릭 빌렘 반 룬 지음, 사해문집 펴냄) 1.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했던 역사학자요 저널리스트이자 『관용』과 『예술 이야기』를 포함한 몇 권의 매력적인 책을 쓴 대중 저술가로서, 요즘으로 치자면 ‘지식소매상’ 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핸드릭 빌렘 반 룬(Hendrik Willem Van Loon, 1882-1944)은 이 책에서 관용을 획득하기 위해 원시 시대로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겪어야 했던 험난한 역사의 여정을, 관용의 정신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던 몇몇 시대나 관용의 확산에 크게 기여했던 중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흥미진진하게 서술한다. 2. 저자는 관용을 위해 싸운 사람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그들의 신념에 의심이 섞여 있었다는 것" 이며, "세상에서 진짜 쓸모 있는 것은 모두가 합성물인데 신념만 예외가 되어야 .. 2016.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