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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세계/평화전쟁인권

세계는 왜 싸우는가 (김영미 지음, 김영사 펴냄) - 개정판

by 서음인 2019. 10. 25.

세계는 왜 싸우는가는 지난 20년간 80개국이 넘는 분쟁 지역을 누비며 50여 편의 다큐멘타리를 제작해 온 김영미 PD가 들려주는 세계분쟁 이야기다. 저자는 지금까지 취재해 온 세계의 분쟁지역 중 열세 곳을 선정해, 그 나라(지역)의 역사와 지리, 분쟁의 원인과 경과, 그리고 현재의 상황을 한 지역당 열다섯 페이지 정도의 분량에 명쾌하게 담아냈다.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체첸, 카슈미르, 쿠르드, 이라크를 포함해 이 책에 소개된 지역은, 모두 인간의 증오와 탐욕이 불러온 기아와 폭력, 전쟁의 참상에 시달리는 곳들이다저자는 오직 수능과 입시에만 관심을 빼앗긴 채 우물 안 개구리로 자라는 우리의 아들딸들이 이 책을 통해 시야를 열어, 타인의 고통에 함께 공감하고 세상에 만연한 폭력과 전쟁의 해결책을 고민하는 세계 시민으로 커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저자가 청소년을 상대로 썼다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 이 책은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물 안 개구리들로 가득한 대한민국의 모든 성인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1부인 대물림되는 전쟁에서는 오와 폭력, 전쟁이 대를 이어 되풀이되는 악순환에 빠진 국가들이 소개된다. (1) 중동전쟁의 여파로 국경을 넘어온 팔레스타인 난민들로 인해 갈등과 테러와 전쟁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 레바논, (2) 샤리아 이슬람 교리를 강요하는 탈레반 세력과 빈 라덴 체포를 이유로 침공한 미군 사이의 끝없는 전쟁으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된 아프가니스탄, (3) 영국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듀랜트 라인 주변에 거주하는 파슈툰 족이 중심이 된 탈레반들에 의해 발생한 테러로 많은 희생이 발생한 파키스탄 등이 그들이다


2부인 독립을 위한 전쟁에서는 독립을 위한 지난한 투쟁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민족들을 다룬다. (1) 20년에 걸친 인도네시아의 잔인한 압제와 학살에 시달리다 국제 사회의 도움으로 마침내 독립을 쟁취한 동티모르, (2) 무장투쟁 끝에 러시아로부터 독립했으나 석유를 노린 러시아의 재침공 후로는 종교전쟁의 양상까지 더해진 체첸, (3) 인도와 파키스탄의 치열한 분쟁의 와중에 독립을 원하지만 폭력과 탄압에 시달리는 카슈미르, (4) 이라크와 터키에서 탄압받고 끝내 미국으로부터도 배신당한 지구의 미아쿠르드족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3부인 더 가지고 싶은 자의 전쟁에서는 자원과 부를 차지하려는 탐욕이 일으킨 전쟁을 소개한다. (1) 석유 이권을 목적으로 한 미국의 침공과 외부에서 유입된 무자헤딘과 알카에다의 테러로 끝없이 고통받았던 이라크, (2) 벨푸어 선언으로 건국된 이스라엘과 그로 인해 발생한 팔레스타인 난민간의 끝없는 분쟁으로 분노와 증오의 악순환에 빠져버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3)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둘러싼 내전과 라이베리아 대통령 찰스 테일러의 탐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사지를 절단당해야 했던 비극의 땅 시에라레온에 대한 아픈 이야기가 담겨 있다.  


4'가난이 부른 전쟁'에서는 빈곤으로 인해 전쟁에 내몰리는 여러 나라들의 사정을 담았다. (1) 극심한 빈곤과 극단적인 무정부 상태로 인한 기아와 폭력, 그리고 선박납치로 몸값을 받아내는 해적 행위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소말리아, (2) 미국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과 민병대 그리고 이에 저항하는 게릴라 사이의 끝없는 내전으로 납치와 마약의 천국으로 변해버린 콜롬비아. (3) 장기간의 군부독재에 아웅산 수 치 여사를 중심으로 저항한 끝에 마침내 정권교체에 성공했지만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으로 오명을 남긴 미얀마의 이야기와 만날 수 있다


평소 진보적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제문제에 대해서만큼은 깜짝 놀랄 정도로 편협한 분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우리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우리의 이웃도 돕지 않으면서 왜 세계의 오지에서 일어나는 가난과 분쟁에까지 관심을 가져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소말리아 해적단에 우리 어선이 피랍되고 이라크 무장세력에게 고 김선일씨가 살해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와 상관없어 보이는 지구 저편 먼 나라에서 일어나는 가난과 폭력과 전쟁은 750만 명의 동포가 세계 곳곳에 퍼져 살고 있으며 세계 6위의 세계여행객 숫자를 가진 우리에게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저자가 들려주는 불편한 진실에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첫 번째 이유다.  


그러나 설령 그들이 당하는 고통이 우리의 삶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그 고통을 줄이기 위한 실천을 시작해야 한다. 인도적 차원에서 동료 인간의 고통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와 우리가 사는 사회가 인간성과 문명을 잃고 괴물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한나 아렌트가 평범해 보였던 나치의 1급 전범인 아이히만에게서 발견했던 단 하나의 문제는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의 상실과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의 결여”였. 동료 인간들이 당하는 고통에 공감하기를 거부하거나 공감할 능력을 상실한 사람들로 가득한 사회는, 결국 폭력에 둔감한 야만으로 퇴행하거나 전쟁을 숭배하는 전체주의로 향하게 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1부 대물림되는 전쟁


1장 부모님에게 물려받는 증오 - 레바논

2장 탈레반과 빈곤, 그리고 사람들 - 아프가니스탄

3장 슬픈 고아 이슬람 신학생의 전쟁 - 파키스탄

ZOOM IN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는 어떻게 구별하나요?

 

2부 독립을 위한 전쟁


4장 용기가 만들어 낸 독립 - 동티모르

5장 괴물이 된 전사들 - 체첸

6장 살구꽃 땅의 전쟁 - 카슈미르

7장 셋방살이 민족의 눈물 - 쿠르드족

ZOOM IN 사랑한다는 이유의 명예살인

 

3부 더 가지고 싶은 자의 전쟁


8장 풍부한 석유 자원이 부른 전쟁 - 이라크

9장 나라 없는 설움과 나라 잃은 설움 -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10장 세상에서 가장 슬픈 다이아몬드 - 시에라리온

 

4부 가난이 부른 전쟁


11장 굶주림이 만든 해적의 나라 - 소말리아

12장 마약과 납치의 나라 - 콜롬비아

13장 피로 물든 황금의 땅 - 미얀마

ZOOM IN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총 이야기, AK-47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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