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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세계/평화전쟁인권

세계분쟁지도 (마스다 다카유키 지음, 해나무 펴냄)

by 서음인 2016. 5. 31.

세계의 역사는 크고 작은 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오늘날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아, 세계의 수많은 지역들이 민족적,종교적, 경제적 이유로 분쟁에 휘말려 있다. 그러나 매스컴에 등장하여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대부분 서구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분쟁에 국한되어 있고, 여타의 경우 철저하게 잊혀지거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파괴와 폭력의 아비규환 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일본의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팔레스타인, 쿠르드, 아프가니스탄, 카슈미르, 미얀마, 티벳, 구유고 연방, 북아일랜드, 체첸, 스완다, 소말리아 등 세계의 분쟁지역들에 대해 다룬 책이다. 저자는 각각의 분쟁에 대해 그 분쟁이 발생하게 된 역사적 원인과 그 전개상황을 민족분포나 접전상황을 요약한 지도와 정세 이해를 돕는 칼럼의 도움을 받아 간략하게 설명한다. 국제분쟁 중 많은 경우가 과거 서구열강의 식민지배에 뿌리를 두고 있고, 강대국의 경제적, 정치적 이해관계가 그 배후에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어 별로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역시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인 특유의 깔끔한 정리와 객관적 시각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돋보이지만, 아무래도 지면의 제한이 있다 보니 깊이 있는 분석이나 탐사라기 보다는 피상적 설명의 나열에 그친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출간된지 거의 십여년이 다되어 가다보니 최근의 정세변화가 대한 설명이 없는 것 또한 지금 이 책을 집어드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이 책의 목적인 "매일 홍수처럼 흘러 들어오는 국제뉴스를 설명하고 안내하는 역할"은 아직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저자와 함께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정의로운 전쟁은 존재하는가?" 죄악된 현실속에서 이웃을 사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는 니버의 가르침이 정답인가? 아니면 모든 전쟁과 폭력은 악이며 제자들은 그리스도를 따라 철저히 비폭력과 평화주의를 고수해야 한다는 요더가 해결책인가? 분명한 사실은 세계의 모든 전쟁중 단 한건도 "정의로운 전쟁"의 기준에 맞지 않아 시작되지 못하거나, 중단된 경우는 없었다는 것이다. 정녕 "정의로운 전쟁"은 단순히 벌어진 전쟁을 합리화하기 위한 레토릭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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