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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기독교/주석강해

이사야 1~39 : 현대성서주석 (크리스토퍼 사이쯔 지음, 이인세 옮김, 한국장로교출판사 펴냄)

by 서음인 2020. 3. 29.

이 책은 예일대학에서 공부하고 현재 토론토의 Wycliffe College 구약학 교수로 재직중인 크리스토퍼 사이쯔가 쓴 이사야 주석으로, 한국에는 현대성서주석시리즈로 출판되고 있는 Interpretation 시리즈의 한 권이다. 이 시리즈의 대체적인 특징은 (1) 비평학의 연구성과를 수용하되 각 책들의 최종적인 형태인 정경에 집중한다는 것, (2) 각 구절들을 하나하나 주해하는 대신 설교나 성경공부의 단위가 되는 본문의 덩어리들을 하나의 단위로 묶어 해설한다는 것, (3) 해당 본문들이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신앙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설명하는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비평학적 전제를 받아들이되 성경을 정경적 맥락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설교자들이나 성경공부 인도자들이 참고하기에 적합한 수준 높은 신학적 강해들이라 할 수 있다. 이 책 역시 이러한 시리즈의 정신을 충실히 따른다. 


저자는 이사야서가 기원전 8세기로부터 기독교 시대 직전에 이르기까지 수백 년을 거쳐 오는 동안 별도로 영감 받은 세 명의 저자 혹은 학파에 의해 선포된 말씀에서 기원했다는 비평학의 결론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저자는 이사야서의 첫 39장이 나머지 40-66장과 신학적 · 문학적으로 구분된 별개의 단위라는 전통적인 비평학의 견해를 거부하고, 이사야서 전체가 추방과 유수를 겪은 후대인들의 편집 작업을 통해 완성된 통일된 작품이라고 강조하며, 따라서 이사야서 1-39장의 의미는 이사야서 정경 전체의 문맥과 구조라는 맥락에서만 제대로 파악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이러한 저자의 생각은 이사야서의 각 단락들은 다양한 시기에서 얻어진 역사적 자료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이사야서 전체는 선지자 이사야와 그의 메시지를 후손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편집된 작품이며이렇게 최종 편집된 현재 본문의 의미가 편집 전의 역사적 자료가 지녔던 의미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이사야서의 최종 본문 전체에서 특정 본문이나 단락이 차지하는 구조적 · 문학적 · 신학적 '기능'에 관심이 많으며, 기원전 8세기로부터 비롯된 1 이사야전승이 포로기의 편집자에게 가졌던 영향과 의미를 해명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는 편집 이전의 나이브한 원래본문의 의미에만 관심이 있거나그리스도교 공동체와 관계된 '메시아적' 해석을 편애하는 보수적인 독자들에게는 이 책이 꽤 당혹스러울 수 있다는 뜻이다. 여러 주석 소개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완성도 높은 작품이지만, 서술이 조금 딱딱해 집중해서 정독하지 않으면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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