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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기독교/주석강해

이사야 (상) (하) : 바클레이 패턴 구약주석 (DSB) (존 F. 소여 지음, 장귀복 옮김, 기독교문사 펴냄)

by 서음인 2020. 5. 15.

바클레이 패턴 구약주석은 바클레이 신약주석 시리즈의 구약 파트로 출간되었으며 정확한 시리즈 명칭은 Daily Study Bible(DSB)이다. 주로 한 세대 전 영미권의 비평학자들이 쓴 주석들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성경본문(RSV)을 매일 일정한 분량씩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온건한 역사비평적 관점을 바탕에 깔고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주된 관심은 최종적으로 편집된 정경이 지니게 된 문학적 · 신학적 의미를 밝히는 것과,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속한 독자들이 구약 본문을 현대적 정황에 적실하게 번역해 올바로 적용하도록 돕는 것이다. 1981년부터 나오기 시작한 조금 오래된 시리즈이고 분량의 제한으로 자세한 논의를 펼치지는 않지만, 성경을 현대적 정황에서 이해하기 원하는 진지한 평신도 탐구자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트렘퍼 롱맨이 쓴 Old Testament Commentary Survey 는 이 시리즈를 평신도/목회자용으로 분류하며, 5점 만점에 4점을 평점으로 부여할 정도로 높이 평가한다.  

 

F. 소여는 영국 뉴캐슬 대학과 랭커스터 대학의 종교학 교수로 봉직했고, 교회가 다섯 번째 복음서인 이사야서를 역사적으로 어떻게 사용해왔는지 흥미진진하게 서술한 5복음서 이사야서(크리스챤다이제스트 펴냄)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기본적으로 이사야서를 저술 시기에 따라 1,2,3 이사야로 나누는 고전적 역사비평의 결론을 따르며, 일차적으로는 각 부분의 역사적 배경이 되는 세 시대(왕정시대-포로기-귀환공동체)의 삶과 신앙의 자리에 맞춰 본문의 문학적 · 신학적 의미를 해설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작은 주석에서 본문의 역사적 배경을 세세히 추적하거나 이사야의 것이사야 학파의 것을 정밀하게 구분하는데 집중하는 대신, 이 예언들이 당대를 넘어 세계의 유대교 및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수많은 독자들과 청중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쳐 왔고 끼치고 있는지 설명하는 많은 더 관심을 쏟는다


또한 저자는 특정 본문이나 전승을 해설하면서 해당 부분과 관련된 구약성서의 다양한 전승이나 문학적 평형구절들을 자주 인용할 뿐 아니라, 신약성서에 인용된 이사야서 본문이나 잘 알려진 몇몇 전승들에 대한 메시아적 해석에 대해서도 반드시 언급하고 넘어가는 등, 이사야서의 예언을 신구약 성서 전체의 메시지와 연결시키는 정경적 읽기를 시도한다. 전반적으로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를 위한 정의 실현과 불의한 권력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강조하는 등 꽤 진보적이지만, ‘하나님의 공의의 어두운 측면야만적인본문들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비판이나 옹호 대신 현대인들이 느낄 수 있는 문제를 솔직하고 신랄하게 지적하면서도 이를 당대의 문화적 역사적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친다. ‘비평적 읽기정경적 읽기의 균형잡기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가끔 교회사적 읽기까지 양념으로 더해진 짧지만 좋은 주석이다. 개인적으로 이사야서 공부에 적극 추천하지만 절판이라 구하기는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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