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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저서/믿묻딸 - 서평

배상수 목사님 서평 - 성서와 환대 (2023년 6월 1일)

by 서음인 2023. 7. 17.

이 책은 《공격적 책 읽기》의 현대적 버전이다. 이전에 김기현 목사가 이 책을 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책들로 내용을 구성했다. 여러 주제를 한 번에 볼 수 있어서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었다. 이 책이 그러하다. 하나의 주제가 있고 주제에 대해서 뒤편에 ‘도움 책’이 있고 본문은 그 내용을 풀고 있다.
 
25개의 질문이 있는데, 첫 번째 질문이 성서-차이를 긍정하는 해석이다. ‘성경’과 ‘성서’ 중에서 포지션을 성서에 두고 있다. 성경과 성서는 어떻게 같고 다를까? 책의 계시를 강조하는 보수 그리스도인은 ‘성경’이라고 한다. 책에 대해 자유로운 해석과 비판을 강조하는 쪽에서는 ‘성서’라는 표현을 쓴다.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중국에서 들어올 때는 ‘성경’으로 번역해 들어왔고 일본에서 번역해 들어올 때는 ‘성서’로 들어왔다. ‘성서’로 쓰기도 하고 ‘성경’으로 쓰기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김용규 교수는 《그리스도인은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신학과 인문학의 대화)에서 인문학 공부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제목을 보면 ‘정통신학과 플라톤주의’,‘중세 신학과 아리스토텔레스주의’,‘종교개혁 신학과 인문주의’,‘자유주의 신학과 자유주의’,‘포스트모던 신학과 포스트모더니즘’등이다. 제목을 보면 신학이 당대 사조와 철학과 교류하며 발전한 것을 볼 수 있다. 저자 역시 이 믿음의 선배들의 전통에 서있다.
 
구약에서 성서학자들은 고대 근동 문헌과 교류하며 기독교의 독특성을 드러냈다. 에누마 엘리시, 길가메시 서사시 등 당대 알려진 문헌들을 가지고 새롭게 해석해 내 뛰어난 윤리를 드러냈다. 아우구스티누스도 플라톤 철학을 가지고 기독교를 설명해 내는 도구로 사용했다. 당대 사조와 교류하며 닮기도 하고 독특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저자도 이 전통에 서있다. 당대 철학의 주제 중 하나인 ‘환대’를 공부하며 그것을 풀고 이 시대 이 땅의 기독교가 ‘개독교’라는 오명을 넘어설 수 있는 화두를 던졌다. 고대근동의 성서학자들과 아우구스티누스 전통에 서있는 것이다. 도움 책에선 그의 독서이력을 볼 수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본책들을 꿰어 보배를 만들었다.
 
책을 보며 스스로 제목도 지어 보았다. 《믿음을 묻는 이 시대 그리스도인에게, 한 성도가》 이 시대가 믿음 안에서 질문한 것들을 잘 풀었다. 그는 목사도 아니요. 신학자도 아니다. 한교회 성도다. 어떻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전체로 한 번에 쭈욱 읽어 나갈 수 있다. 또 25개 주제 하나하나로 읽을 수 있다. 한주제를 가지고 두세 사람이 모여 소개한 책과 함께 공부하면 금상첨화다. 물론 눈 밝은 이는 주제에 맞는 다른 책도 골라 같이 볼 수도 있겠다.
 
성경읽기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 좋았다. 사랑과 환대다. 두 기둥의 틀로 성경해석할 수 있다. 환대는 현대 철학의 중요 주제 중 하나다. 새롭게 배운 것도 있는데, 아직도 ‘기독교 세계관’에 붙잡혀있는 우리에게 ‘세계 기독교’를 권한다. 마침 ‘기독교 세계관이 주춤하던 때 ’세계 기독교‘를 권함이 시의적절하다.
 
뒤편의 추천사 중 눈길 끄는 내용을 적어보았다.
 
“목사보다 성경과 신학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더 넓고 깊은 사람이다.”
 
“아빠의 입장에 아니라 딸의 입장에서 읽었다. 한국교회에서 한줄기 희망을 보았다.”
 
“진지한 그리스도인이라면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제기되는 여려 주제에 대해 묵직하면서도 알기 쉽게 쓰인 이 책에 크게 도움을 받을 것이다.”
 
“동서고금을 망라하는 고전과 묵직한 책에서 길어 올린 사유의 밀도에 혀를 내두른다.”
 
마지막으로 페친과 나눈 이야기를 적어본다.
 
“글 잘 읽었습니다.(저자가 아닌 페친에게 한 말) 환대가 기독교 안에 동맥경화처럼 막혀 있는 부분을 뚫는 매개체가 될는지도 모르죠. 개인적으론 웬만한 신학자보다 낫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문학적 바탕이 탄탄하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책은 못 읽고 북토크 들은 감상입니다. 성도로 목사보다 교단에 매이지 않았다는 게 강점이고요. 교단 목사 신학자가 이러기?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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