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법의학계의 태두이자 법의학적 관점에서 음악과 미술을 바라본 몇 권의 흥미로운 책을 쓰기도 한 저자 문국진 박사는 이 두 권의 책에서 미술에 드러난 인간의 고통이라는 주제를 탐색한다. 『명화로 보는 인간의 고통』에서는 주로 병에 걸리거나 역경에 처한 인간들의 아픔을 잘 묘사한 미술작품들을 소개하며, 『질병이 탄생시킨 명화』에서는 화가가 지녔던 육체적 정신적 질병이 작품에 영향을 준 경우를 찾아 의학적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저자는 고통이란 병을 치료하면 자연히 사라지는 병의 증상 혹은 지각에 불과한 것이 아닌 인간의 정서에 영향을 끼지는 총체적인 감정이라고 강조하면서, 질병의 치료에만 역점을 두고 아픔을 겪는 인간의 고통을 소홀히 하는 현대의학의 비인간적인 관점을 비판한다. 개인적으로는 특별히 모네의 백내장과 고흐의 황시증(xanthopia), 드가의 황반변성 등 안과관련 질환을 가졌던 화가들의 그림에서 병의 단서를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원로 법의학자이자 교양 저술가인 저자의 경륜과 전문성이 돋보이는 책이며, 미술이나 의학에 관한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편안하게 읽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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