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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예술/미술

뱅크시 월 앤 피스 (뱅크시 지음, 위즈덤 피플 펴냄), 아트 테러리스트 뱅크시, 그래피티로 세상에 저항하다 (마틴 불 지음, 리스컴 펴냄), 장 미셸 바스키아 (레온하르트 에머를링 지음, 마로니..

by 서음인 2016. 5. 28.

진희숙의 <위대한 미술책>에서 알게 된 낙서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와 뱅크시에 대한 세 권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거리의 낙서화가로 시작했지만 곧 주류 미술계로 진입한 후 슈퍼스타로 각광받다 마약중독으로 짧은 인생을 마감한 장 미셸 바스키아와,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감춘 채 꾸준히 반전과 평화, 저항의 메시지를 담은 담벼락 그림들을 선보이며 거리의 화가로 남기를 고집하는 뱅크시, 어찌 보자면 대조적인 두 사람의 삶과 예술을 엿보는 일이 흥미롭습니다.

 

진희숙의 책을 읽던 중 재미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G20 포스터에 그려진 ‘쥐’의 이미지가 뱅크시가 여러 번 그려서 유명해진 시궁쥐를 빼닮았으며, 낙서를 한 박정수 씨도 "자신은 그라피티 아트를 했을 뿐" 이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입니다. 알고 보니 그 '쥐'가, 사람들이 누구라고 추측했던 그 '분' 보다 훨씬 더 유명한, 진희숙의 표현을 빌자면 "독자적인 문화사적 맥락을 가진 쥐" 였군요. 그 낙서에 발끈했던 분들이 그런 사실까지 알려고 했을 것 같지도 않고, 설령 알았다 해도 사건의 처리 과정이 바뀌었을 것 같지는 더더욱 않습니다만. 


진희숙은 말합니다. “뱅크시의 그림이 즐겁지 않다면, 자신을 한물간 세대라고 (조금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조금 더’ 웃어야 한다.” 뱅크시의 ‘쥐’를 빼다 박아놓은 G20 포스터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G20의 '쥐'



뱅크시의 '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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