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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단상 기고/단상 기독교69

중세의 유명론은 어떻게 종교개혁의 길을 닦았는가 (by 곤잘레스/맥콜로흐) 1. 오캄의 윌리엄(William of Occam, 1280~1349)과 그 제자들로 대표되는 중세 후기의 유명론은 개별 존재의 배후에 보편적 실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한다. 이런 주장이 수용되면 이성을 사용하여 총체적인 사상이나 개념의 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며, 이는 모든 신적 교리가 권위에 의존하는 믿음의 문제로 간주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하나님의 존재는 실재론에 근거한 중세 스콜라 철학에서처럼 합리적 논거에 의해 증명될 수 없고 오직 믿음에 의해서만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이러한 믿음은 하나님이 존재하신다는 것뿐 아니라 전능하시다는 것도 확인해준다.2. 하나님의 “절대적 능력”에는 한계가 없으며 인간의 이성이나 선악구분에 의해 제한받지 않는다. 하나님의 주권적 의지.. 2019. 4. 23.
<3천년 기독교 역사>에서 발견한 오타 하나 - 1337? 1377! 1. 후스토 곤잘레스의 네 권으로 된 '교회사' 시리즈를 다 읽은 후 연이어 디아메이드 멕클로흐의 세 권짜리 '기독교 역사'를 읽는 중입니다. (사진 1) 지지부진한 독서가 이어지던 중 갑자기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뭔가 심오한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독서인의 즐거움 중 하나인 오탈자 찾기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2. 아비뇽에 머물던 교황이 로마로 다시 돌아간 부분을 읽고 있는데 “(1309년부터 아비뇽에 거주하기 시작했던) 요한 22세로부터 1세대가 지난 후 그레고리우스 11세가 1337년에 로마로 돌아갔다”고 되어 있군요. (사진 2) 뭔가 이상해서 곤잘레스 책을 찾아보니 교황의 로마 귀환시기는 1337년이 아니라 1377년이었고, 그렇다면 1309년부터 아비뇽에 거주하기 시작한 교황인 요한 2.. 2019. 4. 23.
토마스 목사의 죽음과 '색깔론' 제너럴 셔먼 호를 타고 대동강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1866년 9월5일에 사망한 토마스 목사(Robert Jermain Thomas, 1839∼1866, 崔蘭軒)의 죽음이 순교인가를 다룬 논문을 한 편 접했습니다. 한국의 보수교단을 대표하는 모 신학대학에서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타국에 불법적으로 들어와 대포까지 쏘아가며 통상을 강요한 배에 타고 왔던 젊은 목사 한 사람의 비극적 죽음이 순교나 아니냐를 논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관심 있게 본 부분은 저자가 이 논문의 말미에서 토마스 목사의 죽음이 순교라는 주장을 부정하는 몇몇 학자들의 주장을 평가하는 대목이었습니다.이 논문의 저자는 “토마스를 순교로 보지 않고 .... 침략적 제국주의를 배경으로 .. 2019. 4. 20.
『다시 쓰는 초대 한국교회사』에 나오는 ‘한국 초기 개신교와 유교의 공생’ 옥성득 교수님의 『다시 쓰는 초대 한국교회사』에 나오는 ‘한국 초기 개신교와 유교의 공생’이라는 글이 참 인상적이네요. 저자는 특정 종교가 한 사회 안에서 소수파일 때는 내적 확신을 위해 자기 종교의 우월성을 믿지만, 반대로 사회에서 공적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주류 종교나 이데올로기와 공존할 수 있다는 변증론을 편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한 종교가 주류가 되고 힘을 가진 다수파가 되면 교만한 집단으로 변질되어 타 종교를 차별하거나 공격하는 근본주의 세력으로 전락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일이 한국교회 역사에서도 그대로 일어났다고 주장합니다.기독교가 어느 정도 자리 잡기 시작한 1890년대 후반 이후로 유교와의 관계에 있어 ‘공존론’이나 ‘성취론’과 같은 온건한 복음주의의 모습을 지니고 있던 한국교.. 2019. 4. 18.
100년전 서국(西國)에 사는 목사를 동생으로 삼은 여성 그리스도인! 옥성득 교수님이 지은 를 읽고 있습니다. 사료에 입각한 엄밀한 실증적 연구가 담긴 글들도 얼마든지 흥미진진하고 가슴을 뜨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아마도 글에 담겨 있는 ‘진실의 힘’ 때문이겠지요?오늘은 1903년에 헌당된 평앙 장대현교회의 건축 과정을 담은 ‘평양 장대현교회의 설립 과정’이라는 글에서 흥미로운 편지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한 때 장대현교회 여자주일학교 교장이었던 이정광 여사가 교회건축을 후원한 미국의 마르퀴스 목사에게 보낸 감사 편지라고 합니다. 저자는 이 편지에 대해 “짧지만 당시 한국 여자 교인의 신학과 신앙과 지성을 응축하여 보여 주는 명문”이라고 평가합니다.읽어 보니 과연 압축된 문장에 담아 낸 진실한 신앙고백이 감동적입니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 보니 흥미롭게도.. 2019. 4. 12.
제목에서 오탈자가! 헬무트 틸리케의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를 읽으며 오래전 사놓았던 그의 평전(실제로는 그의 신학 신학 소개서)인 『헬무트 틸리케 - 종교개혁적인 성경론적 신학』을 함께 펼쳤습니다. 그런데 읽어가다 보니 뭔가가 이상했습니다. 책의 내용으로만 보자면 ‘성경론적 신학’이 아니라 ‘성령론적 신학’이어야 하는데 .... 잘 보니 책의 겉표지 제목이 틀리게 인쇄되었군요! 안쪽 표지와 맨 뒤의 서지정보를 보니 『헬무트 틸리케 - 종교개혁적인 성령론적 신학』이 맞는 제목이네요^^ 이런저런 오탈자들을 봐왔지만 겉표지의 제목이 틀린 경우는 처음입니다 ㅋㅋㅋ # 아, 그리고 이 책을 읽다 보면 이번에 나온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가 단순히 초보 신학도들에게 주는 가벼운 조언을 넘어, 틸리케 신학의 핵심적인 방법과 내용을.. 2019. 3. 26.
후스토 곤잘레스의 4권짜리 교회사를 다 읽다! 『초대교회사』 『중세교회사』 『종교개혁사』 『현대교회사』의 네 권으로 번역되어 나온 후스토 곤잘레스의 유명한 교회사 시리즈를 마침내 다 읽었습니다. “The Story of Christianity”라는 영문 제목에 걸맞게 ‘이야기로서의 역사’의 진수를 맛볼 수 있었던 멋진 여정이었네요! 특별히 독창적인 관점이나 ‘튀는’ 해석을 보여주지는 않는 온건하고 ‘교과서스러운’ 책이지만, ‘역사가로서의 비판적 시각’과 ‘교회에 대한 애정’이라는 가끔은 충돌하기도 하는 두 과제를 잘 조화시켜 하나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안에 성공적으로 담아낸 저자의 능력과 균형 감각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21세기의 교회사는 “모든 지역과 민족들을 포함하는 수평적이고 지리적인 차원, 그리고 교회사에서 배제되어 온 사람들의 믿음과 삶.. 2019. 2. 20.
데이비드? 다비드! 후스토 곤잘레스의 를 읽던 중 “데이비드”라는 화가가 그렸다는 나폴레옹 대관식 그림과 설명을 접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유명한 그림인데 화가 이름이 영 금시초문이네요. 이 "데이비드"라는 사람은 나폴레옹의 궁정 화가였다던 프랑스의 신고전주의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Jacques Louis David)를 말하는 것이겠죠? ㅋ 2019. 2. 15.
후스토 곤잘레스의 <초대교회사> 와 <그 세 가지 ... 기독교 사상사> 저는 매년 그간 쌓아놓은 책 무더기들 중 한 주제를 정해 한꺼번에 읽어치우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 덕에 재작년에는 팔자에 없던 조직신학 책들을 많이 접했고, 작년에는 루터 관련 책들을(그리고 얼떨결에 팀 켈러를) 열심히 읽었으며, 올해는 그간 모은 교회사 책들과 세계기독교 관련 책들을 한번 들여다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일단 숙소에 있는 책들만 한데 모아 봐도 갈길이 참 멀어 보이고, 이 독서계획이 용두사미가 될 것 같은 불길한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사진 1)어쨌든 첫 발걸음으로 유명한 교회사 교과서인 후스토 곤잘레스의 를 펼쳐 읽고 있는데, 중간에 초대교회의 위대한 교사들의 저술에 나타나는 상이한 세 가지 신학적 경향에 대해 다룬 부분이 나오는군요. 뭔가 많이 익숙한 구분이라 잘 생각해 보니 오래.. 2019. 1. 19.
<복음주의란 무엇인가>에서 발견했던 짐 월리스의 책이 마침내! 짐 월리스의 를 읽고 있습니다. 제가 짐 월리스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학생 시절 로버트 웨버의 오래된 책 에서였습니다. 이 책에서 "급진적 복음주의" 항목에 짐 월리스가 발행하는 Sojourners 라는 잡지가 소개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과연 이런 저자들의 책이 우리나라에 출간될 날이 있을까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니 월리스의 책이 제 생각보다 훨씬 많이 번역되어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네요~~ㅎㅎ 오늘 옛 생각이 나서 누렇게 바래버린 웨버의 를 꺼내어 살펴보던 중, 우연히 지금 읽고 있는 (영문제목이 Agenda for Biblical People) 를 인용한 부분을 발견했네요.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운 심정입니다^^* 그나저나 .. 2018. 10. 23.
선교신학자와 "플라잉 더치맨" IVP 모던 클래식스 시리즈로 나온 앤드류 월스의 명저 을 읽고 있습니다. 역시 명불허전입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선교사학자로 일하기 위해서는 “플라잉 더치맨“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군요. 음 ~~~ 그렇다면 선교사학자는 안되는 걸로!! ㅋㅋㅋ 2018. 10. 22.
오래된 책에서 발견한 작은 문제! 어제도 병원에서 늦은 밤까지 공부 잘 하다 갔습니다. 그런데 읽던 책에서 이런 부분이 나왔네요.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오래된 책이라 바꿔달랄 수도 없을 것 같고 .... 그래도 잘 보면 알아볼 수는 있을 듯 ㅎㅎ 그런데 대체 어떻게 하면 저렇게 되는 걸까요? 2018. 10. 18.
강력한 만남들? 능력대결? 흔들리는 기차 안에서 마크 놀의 를 읽는 중인데 .... 제 생각에는 보통 "능력 대결"로 번역되는 선교용어인 "Power Encounter"가 "강력한 만남들"로 번역되어 있는 것 같네요. 어쨌든 이 책 뿐 아니라 마크 놀의 책들 매우 좋습니다! (2016년 10월 15일) 2018. 10. 15.
어느 휴일날의 독서 감옥 단상 아침에 스스로 걸어들어갔던 ‘유리감옥’에서 조금 전 열시 반쯤 제발로 걸어 나왔습니다. 식사하느라, 화장실 가느라, 잠시 쉬느라 가끔 탈옥을 감행하기도 했지만 하루 종일 갇혀 있으면서 3권으로 된 의 남은 부분을 다 읽었고, 이사야서도 열심히 공부했으며, 존 스토트와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지은 와 앤드루 월스의 도 일부 읽었으니 상당히 보람 있고 열매도 많았던 자발적 감옥행이었다고 평가할 만 하겠습니다!는 과거 성광문화사에서 나왔던 존 스토트의 고전인 에 그의 제자이자 동료인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각 장마다 해설과 비평을 덧붙여 새로 펴낸 책입니다. 1991년 스토트의 책을 처음 읽으면서 그가 제시한 선교에 대한 총제적 관점에 깊이 공감했고 한참 후에 접한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와 역시 매우 인상적이었기에 이.. 2018. 10. 4.
책의 적, 오만방자한 종교 파시스트들! 주문한 책이 도착했습니다. 알고 보니 기독서점에는 일부 목회자들의 문제제기로 몇몇 동성애 관련 책이나 그 책을 내는 출판사의 책들은 아예 입고가 안된다는군요. 가능하면 책은 서점에 가서 직접 펼쳐보고 만져보고 냄새까지 맡아본(!) 후 구입하는 편인데 게으른 제가 몸소 클릭까지 해가며 기어이 주문하게 만들다니 참 사람 귀찮게 하는 자들이네요! 21세기 대명천지에 아직도 신앙의 이름으로 타인이 책을 접할 권리를 막아야 한다고 확신하는 오만방자한 종교재판관들이나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특정 주제를 담은 책의 유통을 막기 위해 물리력을 행사하기까지 하는 혐오스러운 종교 파시스트들과 한 하늘 아래 살아가며 같은 종교의 이름으로 엮이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구역질이 올라오며 몹시 불쾌해집니다. 2018. 8. 20.
<종교신학 강의>의 리뷰를 시작해보자! 2010년 가을 페이스북을 시작한 이후 제가 지키고 있는 독서의 원칙 중 하나는 “책을 읽고 나면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리뷰를 남기자”입니다. 그런데 대개 읽는 속도보다 쓰는 속도가 느리다 보니 항상 리뷰가 밀리는 편입니다. 작년에도 예외 없이 읽고 리뷰를 쓰지 못했던 책들이 몇 권 있었는데, 올해 8월이 되어서야 거의 다 끝냈고 이제 딱 두 권 남았습니다. 슐라이에르마허의 와 정재현 교수의 (사진 1)! 그 중 는 다행히 과거에 읽었던 이라는 책에서 한 장을 할애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리뷰쓰기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 합니다(사진 2). 이 책은 계절에 맞춰 올해 성탄절에 다시 한번 정리해 보기로 했고, 문제는 결코 만만치 않은 네요! 제가 가진 또다른 독서의 원칙은 “먼저 해당 분야의 가장.. 2018. 8. 11.
<신 - 인문학으로 읽는 하나님과 서양문명 이야기>의 요약을 소개하는 페북글 2018. 8. 2 라는 책을 다 읽고 다시 살펴가며 내용을 요약중인데 .... 쉽게 쓰이긴 했지만 900페이지가 넘어가는 책이라 만만한 일은 아니로군요. 사실 이렇게 풍요로운 책을 단 몇 줄로 요약한다는 것은 의 뼈만 남은 물고기처럼 개인적 사투의 흔적으로서의 가치밖에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총 5부 10장으로 되어 있는 책을 7장까지 요약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긴 시간 요약만 하자니 좀 지루하기도 하고 한번 쉬어가기도 한다는 의미에서 그 중 1부 하나님은 누구인가, 2부 하나님은 존재다, 3부 하나님은 창조주다까지, 앞 다섯 장을 요약한 부분을 먼저 올리고 갑니다. 나머지도 이번 주 내에 완결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ㅎㅎ 2018. 8. 3 어제 올렸던 요약에 많은 분들이 눌러주셨던 “좋아요.. 2018. 8. 7.
'히브리서'의 사이에 낀 '히브리 성서' ....왜? 오늘 한가로이 서점을 거닐던 중 서가 한켠에서 뭔가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히브리서와 히브리 성서가 왜 같은 서가에 자리하고 있는 것일까요 ㅎㅎ 2018.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