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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단상 기고/단상 일반44

버지니아 울프가 꿈꾸는 독서가의 천국 -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어쩌면 천국은 도서관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보르헤스의 말을 연상시키는 아주 멋진 결론이로군요! 2017. 12. 20.
마녀사낭과 죄의 전가(轉嫁) 중세 마녀광란에 대한 이야기인데 ..... 어째 오늘날 한국 보수교회 이야기 같다. 그런데 혹시 기독교는 우리의 모든 죄가 십자가에 달린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에게 전가된다고 가르치는 종교 아니던가? 그렇다면 자신들의 죄를 마녀 이슬람 동성애에 전가시키는 종교는 대체 정체가 뭔가? 2017. 9. 4.
부정한 음식, 돼지고기 - 매리 더글라스와 마빈 해리스 라는 책에서 성경을 읽을 때 우리를 가장 괴롭히는 문제 중 하나인 음식에 관련된 금기, 특히 그중에서도 돼지고기와 관련된 부분이 나와서 흥미롭게 살펴보고 있는 중입니다. 어쩌면 이 부분은 그리스도인들보다 보건학이나 비교종교학 또는 문화인류학을 전공하시는 분들에게 훨씬 더 흥미로운 주제일 수도 있겠는데,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설명 중 제게는 두 명의 유명한 문화인류학자인 메리 더글라스와 마빈 해리스의 주장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하나님의 질서나 완전성”이라는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는 메리 더글라스의 이론이야 워낙 잘 알려져 있고 기독교 신학과도 궁합이 잘 맞는 편이라 수용에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무려 “문화유물론자”인 마빈 해리스의 이론에 대해 “유물론”이라는 단어가 일종의 ‘금기’인 .. 2017. 6. 30.
그리스 비극과 세월호 "인간이 신이 되지 않는 한, 인간에게 고통과 절망은 그치지 않는다. 이것이 인간의 조건이다" (임철규, 그리스 비극)"비극은 진지하고 일정한 크기를 가진 완결된 행동을 모방하며 ..... 연민과 공포를 환기시키는 사건에 의하여 바로 이러한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완수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우리가 타인의 고통에 대해 연민을 느낄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가 고통받는 타인의 자리에 우리들 자신을 위치시킬 수 있어야만 합니다. 오직 우리는 나도 저런 고통을 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할 경우에만 타인의 고통에 대해 깊은 공감과 연민을 느낄 수 있습니다 ..... 한마디로 카타르시스란 우리가 타인의 고통에 동참함으로서 자기의 고통을 초월하고 극복한다는 말입니다" (김상봉, 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나는 .. 2017. 3. 24.
무죄한 자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기억과 애도 "우리의 기억 저편 망각의 바다 속에서 억울하게 누워 있는 숱한 인간들을 그 바다로부터 기억의 땅으로 끌어올려 ....그들을 기억해 주고, 그들이 남긴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그들의 고통을 애도하는 것이 문학의 진정한 행위다..... " (임철규, )"피해자로서든 가해자로서든 아니면 양자 모두의 입장에서든, 우리는 폭력의 악순환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이런 식으로 폭력 속에 갇혀 버린 세상은 참으로 지옥과도 같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지옥에 내려가셨다"는 대목은 복음 중에서도 가장 기쁜 소식이다. 사도신경의 이 문장은 너무나 도발적이고 우리를 동요시키기 때문에 자주 생략된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복음이다......." (다니엘 밀리오리, "기독교는 십자가에 달리신 자의 고난과 부활에 대한 위.. 2017. 2. 16.
책의 敵 현재는 국회에서의 탄핵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채 푸른집에 유페되어 있는 박ㄹ혜씨가 한참 서술이 퍼렇던 시절 문학동네와 창비를 언급하며 지원금을 삭감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이 출판사들이 나 같이 세월호를 다룬 책을 내서랍니다. 그리고 실제 그런 혐오스러운 짓이 자행된 후에는 박씨와 김실장에게 그 결과가 꼼꼼하게 보고되기까지 했답니다. 한겨레도 경향도 아닌 동아일보 특종입니다. 21세기 대명천지의 대한민국에서 유신시대나 나치치하에나 가능할 법한 일이 버젓이 벌어졌다니,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 천박함과 사악함에 구역질이 나고 몸서리가 쳐집니다. 단순한 정치적 잘잘못의 차원의 넘어 사람다움과 문명세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현대판 분서갱유(焚書坑儒)를 기도한, 저 非인간 反문명의 화신인 "책.. 2017. 1. 10.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바보배(船)의 맨 앞자리는 내 차지라네.나는 읽지도 못하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책들을 여기저기 산더미처럼 쌓아 놓았다네.....”- 제바스티안 브란트, 中 장서광(藏書狂) - “.....바야르는 그의 책 에서 무질의 소설 를 인용한다. 350만권의 장서를 가진 황실도서관의 사서는 “제가 어떻게 이 많은 책들을 모두 알 수 있는지 궁금하지요? 그것은 바로 어떤 책도 읽지 않기 때문이랍니다....바야르는 이렇게 코멘트한다. “그가 신중한 태도로 책 주변에만 머무는 것은 오히려 책들을 - 모든 책을 - 사랑해서요, 그 책들 중 어느 한 책에 너무 심혈을 기울이면 다른 책들을 소홀히 할까 두려워해서인 것이다.....” “.....“모든 책”에 대한 이 사랑, “다른 책들”을 소홀히 하는 것에 대한 .. 2016. 6. 1.
바보찬가 - 바보들의 시대에 헌정함 바보라는 유령’이 한국사회를 배회하는 이때바보를 알면 세상과 미래가 훤히 보인다기에, 당분간은 진지하게 바보를 연구해 보렵니다. 함께 가자, 바보들의 “멋진 신세계”로~~ ㅎㅎ 1. 바보배 바보학의 비조로 추앙받는 저자는 바보배에 덥썩 올라탄 바보들은 누구며 그 선장은 대체 어떤 백.치.미를 가졌는지 공시적 통시적으로 탁월하게 분석해 냄으로서 바보학 연구에 찬란한 금자탑을 쌓아올렸다.역사란 현재 바보와 과거 바보의 대화다!! 2. 시뮬라시옹 왜 바보들은 가짜만 그다지도 좋아할까? 왜 그들은 진짜엔 눈 질끈 감고 증오하면서 가짜 짝퉁은 그다지도 열광적으로 숭배하는가? 바보학의 역사에서 내내 풀리지 않는 난제였던 이 기괴하고도 난해한 바보심리학적 질문에 대해 진짜보다 더 진짜인척 하는 현란한 변신이야말로 그.. 2016.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