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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단상 기고346

<산둥 수용소> 추천사 내 소개글이 실린 첫 번째이자 아직까지는 유일한 책!   "이 책을 읽는 내내 20세기 신학의 거성들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하나님과 인간, 종교와 계시의 무한한 질적 차이를 강조하며 역사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경계했던 칼 바르트, 타락으로 인해 사랑의 윤리를 실행할 능력을 상실한 인간에게는 정의의 실현이야말로 참된 사랑의 방법이며 이를 위해서는 권력이나 무력 같은 차악(次惡)의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라인홀트 니버, 신앙을 존재의 근거에 대한 궁극적 관심으로 정의한 폴 틸리히 .... .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들의 후계자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이 책은 단순히 흥미로운 역사적 회고록이나 탁월한 심리 보고서를 넘어 심오한 신학서가 된다. 각설하고, 내 결론은 한 가지다. 당장 서점에 달려가서 .. 2016. 6. 14.
순수와 오염,그리고 레위기 1. 레위기는 저같이 직업상 수술실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의사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본문입니다. 레위기의 聖-俗/정결-부정 개념이 수술실에서의 소독-오염 개념과 놀랄만큼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2. 수술자가 일단 손을 씻고 소독된 가운을 입으면 그때부터는 주변 사람이나 사물과 구별되어 ‘소독된’, 즉 ‘거룩한’ 상태로 바뀝니다. 만약 이렇게 ‘거룩해진’ 사람이나 사물이 그렇지 않은 영역과 접촉하게 되면 그 사람 혹은 사물은 ‘거룩’을 상실하고 ‘오염’된 혹은 ‘부정한’ 상태로 전락하게 되며, 실수건 부주의건 수술방에서 감히 이 ‘거룩’의 영역을 침범한 자는 아마도 당장 ‘천둥 같은 진노의 음성’뿐 아니라 수술 후에 떨어질 모종의 ‘불벼락’까지 감수해야 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 2016. 6. 9.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바보배(船)의 맨 앞자리는 내 차지라네.나는 읽지도 못하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책들을 여기저기 산더미처럼 쌓아 놓았다네.....”- 제바스티안 브란트, 中 장서광(藏書狂) - “.....바야르는 그의 책 에서 무질의 소설 를 인용한다. 350만권의 장서를 가진 황실도서관의 사서는 “제가 어떻게 이 많은 책들을 모두 알 수 있는지 궁금하지요? 그것은 바로 어떤 책도 읽지 않기 때문이랍니다....바야르는 이렇게 코멘트한다. “그가 신중한 태도로 책 주변에만 머무는 것은 오히려 책들을 - 모든 책을 - 사랑해서요, 그 책들 중 어느 한 책에 너무 심혈을 기울이면 다른 책들을 소홀히 할까 두려워해서인 것이다.....” “.....“모든 책”에 대한 이 사랑, “다른 책들”을 소홀히 하는 것에 대한 .. 2016. 6. 1.
바보찬가 - 바보들의 시대에 헌정함 바보라는 유령’이 한국사회를 배회하는 이때바보를 알면 세상과 미래가 훤히 보인다기에, 당분간은 진지하게 바보를 연구해 보렵니다. 함께 가자, 바보들의 “멋진 신세계”로~~ ㅎㅎ 1. 바보배 바보학의 비조로 추앙받는 저자는 바보배에 덥썩 올라탄 바보들은 누구며 그 선장은 대체 어떤 백.치.미를 가졌는지 공시적 통시적으로 탁월하게 분석해 냄으로서 바보학 연구에 찬란한 금자탑을 쌓아올렸다.역사란 현재 바보와 과거 바보의 대화다!! 2. 시뮬라시옹 왜 바보들은 가짜만 그다지도 좋아할까? 왜 그들은 진짜엔 눈 질끈 감고 증오하면서 가짜 짝퉁은 그다지도 열광적으로 숭배하는가? 바보학의 역사에서 내내 풀리지 않는 난제였던 이 기괴하고도 난해한 바보심리학적 질문에 대해 진짜보다 더 진짜인척 하는 현란한 변신이야말로 그.. 2016.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