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 인문/역사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강희진 옮김, 미래의 창 펴냄)

by 서음인 2020. 5. 5.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는 한 시대를 휩쓸며 인류를 위협했던 치명적인 질병들과 역사의 전환점에 질병으로 고생했거나 사망한 권력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염병의 유행과 권력자의 질병이 어떻게 역사에 영향을 미쳤는지 살피고 그 질병들이 아니었다면 역사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추측해보는 흥미로운 책이다. 안과의사이자 역사학자인 저자 로날트 D. 게르슈테가 이 책에서 다루는 역사의 흐름을 바꾼 치명적 전염병의 목록에는 페스트, 매독, 천연두, 콜레라, 스페인독감, 에이즈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알렉산드로스 대왕, 메리 튜더, 우드로 윌슨, 레닌, 스탈린, 루즈벨트, 존 F. 케네디와 같이 심각한 질병에 걸린 권력자들에 대해서는 병력전기학(pathobiography)을 통해 그 고통의 발자취를 추적한다. 저자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생각해볼 거리를 주는 동시에 독서의 즐거움도 선사해 주기를 원하기를 소망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재미사실의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뛰어난 필력으로 특정 질병과 관련된 인물과 사건을 간결하고 생생하게 묘사하며, 역사에서 금기로 여겨지는 가정이라는 스릴러적 요소까지 도입해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다. 그러나 저자는 재미를 위해 사실을 희생하려는 유혹에 빠지는 대신, 소문이나 가십에 근거한 추측과 사료나 증거로 입증된 객관적 사실을 명확히 구분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의사답게 의학 및 역학적 지식을 활용해 질병의 정체나 전파 경로에 대해 합리적으로 추론하며, 역사가로서 질병의 역사적 · 사회적 배경이나 당대 및 후대에 끼친 영향에 대해 비평적 관점에서 서술한다. 코로나 사태로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뉴노멀을 강요받는 격변의 시기에 한번쯤 읽어볼 만한, ‘사실재미’, 그리고 교훈까지 두루 갖춘 흥미진진한 대중 역사서다. 내용을 간략한 표로 요약하는 것으로 공부를 마치도록 한다.  

 


# 질병과 권력자들 그리고 역사의 가정


권력자들

질 병

결과와 영향

알렉산드로스 대왕

독살, 열병, 궤양, 췌장염(?)

헬레니즘 문명의 미래

칼리굴라

뇌염으로 인한 정신이상(?)

가학적인 폭정과 암살

프리드리히 2

티푸스, 파라티푸스

 

메리 튜더

상상임신, prolactinoma(?)

영국 국교회의 부활

구스타프2세 아돌프

고도근시

30년 전쟁의 결과

요한 세바스찬 바흐

실패한 백내장 수술


워싱턴 형제

폐결핵(로런스 워싱턴)

권력이 동생에게로!

프리드리히 3

후두암

독일 민주주의의 미래

우드로 윌슨

뇌졸중, 망막 동맥 폐쇄

베르사이유 평화 조약의 운명

레닌

뇌졸증

소련과 스탈린 체제의 미래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담남염, 위천공

바이마르 민주 공화정의 운명

아돌프 히틀러

일시적 시력손상, 건강염려증(?)

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

프랭클린 루스벨트

소아마비,고혈압,뇌출혈

얄타 회담의 운명

스탈린과 닉슨

편집증/피해망상

공포정치와 워터게이트

앤서니 이든

실패한 담석 수술

수에즈 사태

F. 케네디

에디슨병과 골다공증

왜 총탄을 피하지 못했는가?

프랑수아 미테랑

악성 전립선 종양


브레즈네프-체르넨코

 

노인 통치의 위험

 


# 역사를 휩쓴 유행병


질 병

역사와 인물들

특징과 결과

페스트

아테네”“안토니”“유스티아누스역병

유럽 인구의 1/3 사망, 희생양 찾기

매독

헨리 8, 루이 15, 슈베르트

신성모독/육욕에 대한  형벌

천연두

남아메리카 원주민, 표토르 2, 루이 15

잉카 제국 인구의 50~90% 사망

통풍

빌헬름 1루이 14카를로스 5

부자와 권력자들의 질병

콜레라

헤겔, 차이코스프키

수치와 혐오의 질병

스페인독감

1차 세계대전

2500~1억명 사망

결핵

브론테 자매, <마의 산>

아름답지 않은아름다운 질병

에이즈

록 허드슨, 프레디 머큐리

최후의 에이즈 환자는 누가 될까?

 


목차


프롤로그

바빌로니아에서의 죽음-요절한 대왕 알렉산드로스 15
로마제국-정신병에 걸린 황제들 29
유럽의 흑사병-페스트 37
슈타우펜 왕조의 종말 - ‘세계적 경이’ 프리드리히 2세 55
애정 행위의 어두운 그림자-매독 65
눈앞에서 무산된 영국과 스페인의 통합-메리 튜더의 상상임신 79
뤼첸에서의 죽음-방향감각을 상실한 구스타브 2세 아돌프 99
전염병이 발발했다!-천연두 113
죽음을 부르는 수술-기사 테일러와 지휘자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123
근세 초기에 대두된 질병-통풍 131
형제 최후의 여행-로렌스 & 조지 워싱턴 139
세계를 휩쓴 전염병-콜레라 전성시대 149
불신의 씨앗-우드로 윌슨 177
탄생하려다가 만 독일의 민주주의-프리드리히 3세 177
불신의 씨앗과 뇌졸중 - 우드로 윌슨 195
죽음의 인플루엔자-독감 211
굳어버린 혁명가의 뇌-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215
바이마르공화국의 상징-프리트리히 에베르트 227
‘아름다운’ 질병-결핵 241
건강염려증 환자-히틀러 253
얄타 회담과 병약한 대통령-프랭클린 D. 루스벨트 265
크렘린과 백악관의 편집증-스탈린과 닉슨 285
담낭 질환과 수에즈 위기-앤서니 이든 총리의 오판 299
호르몬 과잉? 호르몬 결핍? 혹은 둘 다- 베일에 싸인 존 F. 케네디의 병력과 생애 309
거짓의 궁전 엘리제-프랑수아 미테랑 325
쾌락은 잠시지만 고통은 영원하다- 에이즈 333
모스크바의 ‘노인 정치’-브레즈네프, 안드로포프, 체르넨코 339

에필로그-황제의 왼팔, 총리의 심장, 역사상 가장 건강한 대통령

부록 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