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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연구훈련/책별연구주석

레위기 주석소개 (레위기 묻고 답하기)

by 서음인 2022. 2. 22.

1. 다음달 매일성경 QT본문이 레위기라고 하네요. 레위기는 제가 젊은 시절부터 관심을 가졌고 두 차례에 걸쳐 비교적 상세히 공부하기도 했던 책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이 책에 오래전부터 흥미를 느꼈던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모두가 기피하는 이 책을 반드시 정복(?) 하고야 말겠다는 오기 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 책에 나오는 여러 내용들이 자연과학도이자 의료인인 제 흥미를 자극했기 때문입니다.

 

2. 제가 가진 레위기 주석이나 해설서들입니다. (사진 1) 오른쪽에 서 있는 책들은 읽은 것들이고, 왼쪽에 누워 있는 것들은 아직 읽지 않은 책들입니다. 이 정도면 열심히 사고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읽은 책들 중 레위기 이해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책은 『레위기 - 만남과 나눔의 장』 (정중호, 한들출판사)과 『키워드로 읽는 레위기』 (성기문, 세움북스)의 두 권입니다. 전자는 상세한 해설로 레위기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후자는 다양한 도표로 레위기의 핵심 내용을 깔끔하게 요약해 주었습니다. 이번에는 『오늘을 위한 레위기』 (김근주, IVP)의 도움으로 묵상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사진 2)

 

3. 다음으로 레위기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사진 3) 레위기가 매혹적인 이유는 신학뿐 아니라 인류학이나 종교학, 신화학, 고고학, 의학 같은 인접 학문의 도움을 통해 더 풍성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루돌프 오토, 미르체아 엘리아데, 메리 더글라스, 마빈 해리스, 르네 지라르, 롤랑 드 보 같은 석학들의 눈으로 레위기를 읽어보는 것은 새롭고도 짜릿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특별히 얼마 전 고인이 되신 최창모 교수님의 역작인 『금기의 수수께끼』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4. 레위기는 구별된 언약 공동체가 하나님의 현존과 축복 안에 머무르기(staying in) 위해 어떻게 예배하고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부족한 인간이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서기 위해 어떻게 죄와 오염을 처리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실제적인 매뉴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레위기 11:44~45절이 이러한 레위기의 성격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구절입니다. 레위기 11장의 난해하기로 유명한 음식금기와 그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에 따르면 하나님의 거룩/정결은 창조의 완전성에 도달하고자 노력하는 것이고(메리 더글라스의 상징주의적 해석), 죽음이 아닌 생명의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며(밀그롬의 생명-죽음 이론), 일반적으로 인간적 합리성과도 배치되지 않는다(마빈 해리스의 문화유물론)고 말할 수 있습니다.

 

5. 문제는 이 매뉴얼의 내용인 제사법과 정결법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으로 완전히 폐지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신약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거룩한 하나님의 축복 안에 머무르기(staying in) 위한 거룩은 과연 무엇이어야 할까요? 저는 그 핵심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라는 새 계명에 가장 잘 집약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사랑은 믿음(요 1:8, 3:16), 제자도(막 8:34~35), 이웃사랑(요일 4:20)으로 구현되며, 이웃사랑은 원수사랑(마 5:43~48)과 약자와 소수자, 곤경에 처한 자를 돕는 것(마 25:31~46, 눅 10:33~37)으로 드러난다고 믿습니다.

 

6. 과연 김근주 교수님과 함께 하는 이번 세 번째 만남에서 레위기는 얼마나 새롭고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기대하는 마음으로 묵상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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