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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단상 기고/추천사

<너희 등불을 비추라> 추천사 (2023년 6월 20일)

by 서음인 2023. 7. 13.

김동문 선교사님의 신작인 <너희 등불을 비추라> (샘솟는 기쁨 펴냄)에 추천사를 쓰는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김선교사님은 이슬람에 관한 한 제가 가장 신뢰하는 저자 중 한분이시며, 제 책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이슬람 - 종교에서 삶으로항목 역시 선교사님의 저서들에 많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살펴보니 책에는 추천사가 축약된 형태로 실려 있네요. 제가 보냈던 원래 추천사를 옮기는 것으로 책 소개를 대신하겠습니다. 부디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널리 유익을 끼치는 책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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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두움은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은유입니다. 성경에는 삼위 하나님과 진리 그리고 복음을 빛으로 언급하는 표현들이 자주 등장하며, 그리스도인들은 전통적으로 자신들을 빛의 편에 선 사람들로 이해해 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빛에 대한 은유로 가득한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고백하면서도, 성경이 태동한 고대 팔레스타인에서 그 빛의 실체와 의미가 어떠했는지 상상하는 데는 매우 인색합니다. 우리의 이해는 실체를 얻지 못한 채 추상적 문자의 감옥에 갇혀 있거나, 21세기의 화려한 을 성서시대에 투사하는 데 머물고 있는 듯 보입니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성서시대 대부분의 문명에서 어둠을 밝히는 가장 중요한 의 도구였던 등잔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 시대의 등잔등불이 어떠했는지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등잔()’이 등장하는 신구약 성경의 본문들을 상세히 검토함으로서, ‘등잔()’이라는 그림 언어가 성서 시대의 독자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밝히 드러내 보여줍니다. 저자에 따르면 성경의 은 강렬하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화려한 LED조명이라기보다, 스스로를 태움으로서 타인의 앞길과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연약한 등불에 훨씬 가깝습니다. 성경의 이란 놀랍게도 성공과 능력을 통해 스스로를 밝히는 고지에서의 삶이 아니라, 어둠 가운데서 섬기고 희생하며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따르는 제자의 삶을 보여주는 은유였던 것입니다!

 

이 책은 교리와 실천을 위한 증거 본문의 저장고로 성경을 사용하는 일에만 익숙한 우리를, 삶의 자리 일상의 자리에서 오감을 통해 구체적으로 성경을 이해하는 자리로 초대합니다. 이 초대에 응한다면 성경은 더 이상 난해하고 딱딱한 문자더미이기를 그치고, 그 안에 품은 놀랍고도 풍성한 세계를 우리에게 보여주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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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욱 (안과전문의,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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