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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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대본
소개 및 인사
안녕하세요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를 쓴 정한욱입니다. 전북 고창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안과의사이자, 서울에 있는 한 교회의 안수집사입니다. 남편이자 두 딸과 한 아들의 아빠이고 국제실명구호 NGO인 비전케어의 이사입니다. 원래 책을 좋아했고 꾸준히 SNS에 서평을 올려 왔었는데, 이 책으로 저자의 타이틀을 얻게 되었습니다.
책소개
이 책은 제가 서문에서 밝혔듯 어렸을 때 교회에 잘 다니다가 성인이 되면서 기독교 신앙에 회의적이 되어가는 딸의 질문에 대해 아빠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질문들은 꼭 제 딸뿐 아니라 교회 다니는 분들이라면 믿음이 좋든 아니든 의식적이든 무의적적이든 한 번쯤을 던져보았을 만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기성교회는 질문하는 것 자체를 불온시하거나, 전통적 모범답안을 그대로 제시하는 데 만족하거나, 전통적 대답을 넘어서는 생각을 무조건 이단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기성교회에는 분위기상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제대로 된 답을 얻지 못해 고민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제 책은 그렇게 전통적인 기독교의 대답에 대해 회의하는 분들, 문제를 해결 못해 더 이상 제도교회에 다니지 않게 된 가나안 성도들, 더 나아가 기독교라는 종교나 그 가르침에 대해 적대적인 우리 시대의 교양인들이 기독교에 대해 던지는 솔직한 질문에 대한 답을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딸과의 대화를 통해 이분들에게 기존의 교회가 제시하는 ‘모범답안’이 무의미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외계어처럼 들린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익숙한 ‘보수 정통’ 교리의 언어가 아니라, 다른 기독교 신학이나 전통들, 신학이 아닌 일반 학문이 제시하는 설득력 있는 대답까지도 포괄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그분들에게 이 책을 통해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듣고 배워왔던 기독교는 2000년 기독교 역사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기독교 안에는 우리가 가진 질문에 대해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들어왔던 하나의 대답 외에 풍성하고 다채로운 대답을 제시해 줄수 있는 다양한 신학 전통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보수 기독교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되어 버린 타자에 대한 혐오나 정죄는 결코 기독교의 본질이 아니며, 오히려 그리스도인들은 ‘사랑의 법’과 ‘환대의 해석학’이라는 프리즘으로 성경을 이해하면서 섬김과 희생과 환대의 정신으로 세상을 섬기는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계기
이 책은 제가 주도적으로 소명의식을 가지고 기획한 책이 아니라, 페친이던 출판사 대표님이 먼저 제안해서 쓰게 된 책입니다. 정은문고는 책을 꼼꼼하고 아름답게 잘 만들어 제가 평소 주목하던 출판사였기에 제안이 왔을 때 주저 없이 수락했고요. 나중에 들었더니 대표님이 기독교인이었다가 여러 이유로 돌아선 분이었고, 공부하는 기독교인의 저서를 만드는 것이 출판인으로서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제안 후 2년 반 정도 작업했고 중간에 편집자의 제의로 기독의사의 신앙이야기 - 책 이야기- 딸과의 대화라는 세 번의 큰 방향전환을 겪으며 최종원고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내용은 철저하게 제가 썼지만, 책의 구성, 디자인, 편집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출판사의 의중을 따랐습니다.
직업과 선교사역
고창에서 외래진료와 백내장 수술을 시행하는 안과 개원의로 활동중입니다. 그리고 한국에 본부를 둔 국제실명구호단체인 비전케어의 일원으로 1년에 한두 차례씩 1주에서 열흘 정도의 일정으로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국가에 찾아가 외래진료와 백내장수술을 통해 어둠속에서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들에게 빛을 찾아주는 사역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한번 가면 외래환자 약 1000여명 정도를 진료하고 80-150건의 백내장 수술을 시행합니다. 지금까지 11개국에서 열린 20차례의 아이캠프를 다녀왔고 올해 11월에서 버지니아의 열린문장로교회가 주축이 된 비전케어 미주 서부지부와 협력해서 서부 아프리카의 모리타니아에 21번째 아이캠프에 참가하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보통 아내나 아이들과 함께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우리 병원 직원들과 함께 가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딸들에게 주는 격려
여러분들이 한국교회에 대해 가지는 불만과 문제의식은 결코 잘못된 아닙니다. 이에 대해 책임이 있는 기성세대의 일원으로 일단 먼저 자녀 세대에게 사과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기성교회와 선배 그리스도인들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고 신앙을 저버리기 전에 기독교가 이뤄온 위대하고 아름다운 신앙적, 지적, 문화적 유산들을 살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 책이 그 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신앙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고 각각의 방식은 나름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신앙에 있어 모든 판단을 교회나 목회자들에게만 맡기는 소극적 추종자로 살아가거나 내가 진리라고 들어왔던 것들을 수호하는 기사단의 일원이 되는 것보다, 미지의 대양 너머에 있을 값진 보물을 찾아나서는 위험하지만 스릴 넘치는 모험가로서의 삶을 선택해보길 권유합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모험을 멈추고 내가 가진 경험과 유산을 지키는 것이 신앙의 본질이라고 결심하는 순간부터 시대에 뒤처지는 퇴행의 길로 접어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독자들에게
이 책의 내용을 기존의 정답을 대체하는 다른 정답으로 여기지 마시고, 그 방식에 만족하지 못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들려주는 가능한 여러 대답 중 하나로 여기며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제기한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답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개인적으로 한국교회에서 그간 위험하게 여겨졌던 질문들을 공적인 자리에서 함께 토론하며 답을 찾아가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좋겠네요. 이 방송을 들으시는 성도여러분 모두가 자신의 앞에 펼쳐진 삶과 신앙의 항해길을 용감하게 헤쳐가는 성공적인 여행자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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