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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과학

과학관으로 온 엉뚱한 질문들 (이정모 지음, 정은문고 펴냄), 과학이 가르쳐준 것들 (이정모 지음, 바틀비 펴냄),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1,2 (이정모 지음, 바틀비 펴냄)

by 서음인 2023. 12. 28.

과천국립과학관장을 역임한 이정모 펭귄각종과학관 관장님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과학커뮤니케이터입니다. 많은 책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강연 스케줄이 밀려있는 인기 강사이기도 하지요. SNS에서 강연 때마다 많은 책을 판매하는 사진을 보면 저자의 한 사람으로 꽤 부럽기도 합니다. 이분의 책을 읽어 보면 그 인기의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이정모 관장님의 책은 재미있습니다. 평소 우리 주변에서 발견되는 현상들의 과학적 원리를 쉽고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실제로 유식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에 더해 흥미로워 보이는 과학 ‘지식’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과학적 사고라는 ‘태도’에 도달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칼 세이건은 “과학은 단순히 지식의 집합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상욱 교수는 “과학은 지식의 집합체가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자 사고방식”이라고 말합니다. 『과학관으로 온 엉뚱한 질문들』과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가 주로 ‘지식’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과학이 가르쳐준 것들』은 ‘사고’ 내지는 ‘태도’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관장님의 모든 책들에서 이 둘은 서로 뗄 수 없게 ‘화학적으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다른 과학교양서와 차별화되는 이 책들만의 진정한 특징과 가치입니다.
 
그가 흥미로운 과학지식들을 예시로 삼아 알려주는 ‘과학적 태도’는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수많은 실패를 기꺼이 감수하는 자세, 의문을 가지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정답 대신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용기, 선입견을 버리고 정확하게 관찰하려는 태도, 대상을 측정해 수치로 표현하는 방식, 새로운 경험에 대한 열린 마음,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한 태도, 끊임없이 자신을 수정할 수 있는 용기, 인간 이외의 생명체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 모든 지식을 기꺼이 검증대 위에 올려놓는 태도, 자신이 소유한 힘과 능력에 대한 책임의식, 다른 생명들과 공생하려는 마음, 개체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태도, 문제해결을 위해 기꺼이 행동하려는 정신, 협력을 통해 지식의 지평을 확장하려는 태도 같은 것들입니다. 저자는 “지식을 쌓는 것은 부지런하기만 하면 되지만, 생각하는 방법과 삶의 태도를 바꾸는데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정모 관장님의 책들을 읽는 일은 좀 더 자유롭고 유쾌한 세상이 오도록 우리의 태도를 ‘과학적’으로 바꾸기 위한 좋은 연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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