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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기독교/윤리이슈

자살은 죄인가요? (김기현 지음, 죠이선교회 펴냄)

by 서음인 2016. 6. 2.

『공격적 책읽기』『가룟 유다 딜레마』를 비롯한 여러 저서들을 통해 나와 꾸준히 인연을 맺어 왔던 저자는 이 책에서 자살과 관련된 정치적 사회적 교회적 문제를 검토하고 성경의 계시와 교회사의 가르침을 살핀 후 자살은 하나님과 이웃, 그리고 자신에 대한 심각한 죄이기는 하지만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무위로 돌릴 정도로 용서받지 못할 죄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성경이 자살이라는 형식의 죽음에 대해 비교적 침묵하고 있기에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의 침묵이 열어둔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존중해야 하며, 자살의 형식을 띠지만 사실상 자기희생적 죽음이라는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경우까지를 고려한다면 모든 자살이 비난받아야 하거나 부당한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자살을 죄라고 금하는 목적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예방적 차원이지 사후에 자살한 이를 두고 비방하거나 단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한 영혼의 운명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창조주요 심판자인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간섭이며, 따라서 자살은 명백한 죄임에 분명하지만 자살을 기준으로 함부로 그의 지옥행을 단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이해와 개인의 노력 그리고 공동체, 특히 교회 공동체의 회복이야말로 자살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고 강조한다. 자살에 대한 교회의 대답은 교회가 예수님이 원하시는 바로 그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결론도 결론이지만 자살과 같은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 과거의 신학전통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면서도 그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 시대의 삶의 정황과 성경의 메시지에 대한 주의 깊은 탐구를 통해 나름의 결론을 도출하는 저자의 사려 깊고 신중한 태도가 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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