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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연구훈련/성경보물 2017

성경의 숨겨진 보물들 (2) 레위기의 거룩과 정결 (후기)

by 서음인 2017. 7. 25.

1. 지난 주 토요일에 “성경의 숨겨진 보물들” 성경공부 두 번째 시간에 <레위기의 거룩과 정결>이라는 주제로 귀한 청년들과 말씀을 나눴습니다. 거의 15년 만에 성경공부를 인도하다보니 조금 긴장했던 첫시간보다는 좀 더 부드럽게 진행되었던 것 같고, 청년들이 성경공부 인도자가 들을 수 있는 최상의 찬사 중 하나인 ‘지루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려주어 아주 감사했습니다!

2. 레위기는 구별된 언약 공동체가 하나님의 현존과 축복을 누리기 위해 어떻게 예배하고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부족한 인간이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서기 위해 어떻게 죄와 오염을 처리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실제적인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레위기 11:44~45절이 이러한 레위기의 성격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구절일 것입니다.

3. 구체적으로 레위기 1장을 통해 죄를 처리를 위한 제사제도를 공부하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거룩은 제사행위 자체나 제물이 가지는 마술적 효력을 통해서가 아니라 결국 제사자의 자발적 순종과 하나님의 적극적 사죄를 통해 성취된다는 사실을 살펴보았습니다. 레위기 11장에서는 음식금기와 그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을 살펴보면서 하나님의 거룩/정결은 창조의 완전성에 도달하고자 노력하는 것이고(메리 더글라스의 상징주의적 해석), 죽음이 아닌 생명의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며(밀그롬의 생명-죽음 이론), 일반적으로 인간적 합리성과도 배치되지 않는다(마빈 해리스의 문화유물론)는 사실을 나눴습니다.

3. 그리고 ① 헌신과 감사와 친교의 제사후에 속죄와 배상의 제사를 배치한 레위기 1~5장의 순서나 ② 시내 산에 도착한 모세에게 하나님이 주신 유명한 말씀(출 19:4~6), 그리고 ③ 가장 오래된 이스라엘의 신앙고백 중 하나인 신명기 6:20~25절을 살펴보면서, 이러한 레위기의 ‘거룩’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위한(getting in) 필요조건이 아니고 이미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행위인 출애굽이라는 해방의 은총을 체험한 이스라엘이 거룩하신 하나님의 백성으로 머무르기 위한(staying in) 조건이라는 사실을 설명했습니다.

4. 히브리서에서 잘 설명하고 있듯 자신을 희생제물로 드려 오직 한 번으로 영원히 유효한 제사를 드리신 완전한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그림자에 불과했던 구약의 제사제도는 영원히 폐지되었으며,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입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한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선언과 욥바에서 베드로가 보았던 환상(행 10:9~16)에서 알 수 있듯 구약의 정결법 역시 완전히 폐지되었습니다.

 

5. 이제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이라는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행위를 통해 해방의 은총을 체험한 우리가 거룩한 하나님 앞에 머무르기(staying in) 위해 필요한 거룩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라는 새 계명에 가장 잘 집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사랑은 믿음(요 1:8, 3:16), 제자도(막 8:34~35), 이웃사랑(요일 4:20)으로 요약되며, 이웃사랑은 원수사랑(마 5:43~48)과 약자와 소수자, 곤경에 처한 자를 돕는 것(마 25:31~46, 눅 10:33~37)으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함께 나눴습니다.

6. 마지막으로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한 남성 동성애자와 이사(예수님)을 메시야로 고백하는 무슬림(C5 유형)의 예를 들면서, 우리가 스스로를 21세기판 “新 레위기" 의 제사장으로 임명한 채 함부로 무식한 정죄의 칼날을 들이대기 전에, 흑백의 두 색깔이 아닌 수많은 등급의 회색들로 이루어진 복잡하고 미묘한 현실 세계에 그리스도가 십자가의 피로 세우신 새 거룩의 헌장을 과연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과거부터 지금까지 “성경”의 이름으로 자행되어 왔던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폭력과 대량학살과 같은 여러 부정의와 악행들을 떠올리면서, 가끔은 “성경적”이라는 말이 그 말에 권위를 부여하는 사람들의 아집과 자기 의와 욕망을 은폐하기 위한 레토릭에 불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6. 이번 주는 제 휴가일정으로 인해 공부를 쉬게 됩니다. 잘 충전해서 두 번 남은 공부의 일정도 잘 마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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