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란 무엇인가 (레슬리 뉴비긴 지음, IVP 刊)

금세기의 위대한 선교사이자 신학자이면서 탁월한 변증가이기도 했던 레슬리 뉴비긴은 이 책 “교회란 무엇인가” 에서 비기독교 세계에서의 선교 경험과 기독교 세계 내에서 일어난 다원주의 사상의 도전이 그로 하여금 교회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각각 개신교와 가톨릭과 오순절파의 교회론의 핵심인 (1) 복음을 듣고 믿음으로 반응하는 것 (개신교의 교회론) (2)역사적 연속성을 지닌 교회의 성례전에 참여하는 것(가톨릭의 교회론), (3) 성령을 받고 그 안에 거하는 것(오순절파의 교회론) 에 대해 설명하면서 교회가 온전히 그리스도에게 영입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는 통전적 견해를 제시한다. 

그에 더해 뉴비긴은 교회란 믿음과 소망의 종말론적 긴장 가운데 마지막 때를 기다리며 현재의 죄 많은 세대에 몸담은 채 오직 하나님의 자비로 살아가는 공동체로 그 궁극적 의미는 사랑에서 발견되며, 이 사랑은 모든 민족이 다함께 모이고 창조 세계의 잃어버린 조화가 회복되는 날까지 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교회에 주어진 초림과 재림 사이의 종말론적 긴장의 중간 기간은 사도적 교회가 땅끝까지 이르러 증인이 되도록 주어진 선교적 과업의 기간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교회가 선교적 정체성을 상실한다는 것은 교회의 정체성 자체를 상실하는 것이며, 그러한 선교적 과업은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실제로 구현하는 공동체를 통해서만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이전에 개인적으로 "다원주의 사회에서의 복음" 이나 "포스트모던 시대의 진리",  "헬라인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등의 책들을 통해 접했던 뉴비긴이 다원주의화되고 이교화한 서구사회 속에서 복음의 적실성을 주장하는 변증가의 면모가 두드러졌다면, 이 책에서 만난 그는 교회의 선교적 본질을 강조하는 선교사요 선교이론가로서의 면모가 강하다. 비록 그가 평생 몸담았던 WCC 내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그의 의도와는 달리 사회참여를 위한 신학적 담론으로 변질되었지만, 수많은 교회들이 선교를 외치고는 있으나 실상 선교를 교회를 빛내 줄 하나의 악세사리 정도로 취급하는 이 때에, 교회의 선교적 본질을 강조하는 그의 견해는 충분히 귀기울여 들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