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목록2004~

2017년 - 독서가 문제냐? 세상이 바뀌었는데!

by 서음인 2017. 12. 30.

2004년부터 읽은 책을 기록해 왔고 2012년부터는 연말마다 그해 읽은 책을 모아 사진을 찍는 엄숙한(?) 나만의 의식을 거행해 왔습니다. 올해도 한밤중에 홀로 이 의식을 치루면서 보람 있고 즐거운 한 해를 보내게 해준 사랑하는 책 친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들 중 아직 다 읽지 못해 내년으로 이어져야 하는 책들은 버나드 앤더슨의 <구약성서 이해>, 루이스 벌코프의 <조직 신학>, 에릭 홉스봄의 <만들어진 전통>의 3권입니다. 그리고 2년 넘게 지지부진하게 붙들고 있는 이사야 공부도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아 저 많은 이사야 주석서들도 언제나 놓게 될지 모르겠네요. 내년에는 끝을 보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대부분은 처음 접하는 책들이고 거의 모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했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가끔 있습니다. <고대 근동 문학 선집>은 <구약성서 이해>를 읽으며 관련 내용이 나올 때마다 발췌해가며 읽고 있고, 과거에 읽었던 필리스 트리블의 명저 <하나님과 성의 수사학>을 포함한 룻기 주석 및 해설서들은 청년부 성경공부를 위해, 슐라이에르마허의 <성탄 축제>는 성탄절을 맞아 다시 펴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번 훓어본 적이 있었던 <종교다원주의와 기독교 I, II>역시 <종교신학 강의>를 읽으면서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이 책 안에 <종교신학 강의>에서 논의되고 있는 중요한 신학자들의 글이 거의 모두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아 참, <오경개론>도 레위기와 민수기 부분만 읽었군요!

올해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고 꽤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만 불과 몇 년 전까지 이보다 훨씬 묵직한 책들을 100여 권씩 읽으며 리뷰를 써 댔던 것을 생각하니 아쉬움이 좀 남기는 합니다. 핑계를 좀 대보자면 겨울에는 마음 졸이며 주말마다 광화문에 나가느라 독서에 집중할 여유가 없었고, 탄핵이 가결된 후 총선 시즌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중력이 흐트러졌으며, 총선이 끝난 후에는 안도감에 또 마음이 풀어졌습니다. 조금 독서의 리듬이 올라올 만 하던 여름엔 4주간 터무니없는 과욕을 부리며 청년부 성경공부를 준비하느라 탈진해 버렸습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책들을 마지막 두 달 동안 몰아 읽었고, 꼭 쓰고 싶은 리뷰도 거의 10개 이상 밀려 있는 형편입니다.

이렇게 책읽기에 관한 한 우여곡절이 많았던 한 해였지만, 뭐 그깟 책 좀 못읽었다고 한들 좀 어떻습니까? 올해는 국민이 직접 사악하고 무능한 권력자와 그 일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우리 사회를 옥죄던 이승만-박정희의 유령을 무덤으로 돌려보냄으로써, 마침내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뒤집었는데요! 그래서 올해 제 독서생활의 점수는 기분 좋게 120점 줍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