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 인문/읽기쓰기

세상을 뒤흔든 사상 : 현대의 고전을 읽는다 (김호기 지음, 메디치 펴냄)

by 서음인 2019. 5. 18.

세상을 뒤흔든 사상 : 현대의 고전을 읽는다는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시대의 사회원리와 제도를 분석하고, 이 사회적 구속 아래 놓은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현대의 고전 40권을 선정하여 간략하게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의 서문에서 생각하고 숙고하는 사유의 힘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궁극적인 기반이라고 강조하면서, 독자들이 이 책에 소개된 전후 세상을 뒤흔든 현대의 고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우리가 서 있는 자리를 돌아보고 가야할 길을 모색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1) 문학과 역사, (2) 철학과 자연과학, (3) 정치와 경제, (4) 사회, (5) 문화 · 여성 · 환경 · 지식인 분야에서 총 40권의 책이 소개되어 있으며, 한 권 한 권이 우리가 놓인 사회적 맥락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한 현대의 고전들 ..... 인문학과 사회과학, 보수와 진보, 미국과 유럽의 지성을 아우르는 책들이라는 책 뒷면의 소개에 걸맞는 비중을 갖추고 있다. 저자는 각각의 책마다 저자와 내용을 소개하고, 그 책이 서구 지식계와 일반 사회에 야기한 충격과 논쟁을 살피며, 한국의 지식사회와 시민사회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함께 읽어볼 만한 중요한 책들과 관련된 한국 저자들의 저술까지 친절하게 알려 준다.

 

이 모든 내용은 한 책당 여섯 페이지 정도의 분량 안에 간결하면서도 명쾌한 필치로 요약되어 있으며, 나무와 숲을 함께 조감하는 서술 방식은 저자가 지닌 지성과 사유의 폭과 깊이를 잘 보여준다. 현대의 고전에 대한 탁월한 소개서로뿐 아니라, 전후의 세계를 뒤흔든 사상을 한 눈에 조감할 수 있는 훌륭한 입문서로서도 손색이 없는 좋은 책이다. 다만, 또 다른 독서를 향한 전투력을 고취시킨 나머지 서점으로 유인해 지갑을 열게 함으로서, 당신의 귀중한 돈과 시간을 빼앗을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책이라는 사실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도달해 독서의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아있지 않은 내게는 더 이상 특정 이데올로기나 종교적 도그마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책이나 당대에만 잠시 반짝이다 사라질 책, 저자의 지갑에만 성공을 선사하는 자기계발서 같은 부류에 돈과 시간을 낭비할 여력이 없다. ‘시간의 시험을 통과한 책’, ‘삶의 진실을 드러내는 책’, ‘존재의 심연을 건드리는 책들만 읽기에도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개된 40권이야말로 앞으로 내 독서생활을 풍요롭게 해줄 가치 있는 책들이 아니겠는가. 각 단원의 서두에 위치한 저자의 요악을 인용해 각각의 책들을 간략히 소개하도록 한다.



간략한 책소개

 


문학과 역사   조지 오웰의 <1984>은 감시사회라는 현대의 그늘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보여 주며,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은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예고한다. 아트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는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사회적 역사적 맥락에서 접근한 서양예술사의 고전이다. 페르낭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가 초기 자본주의 문명의 전체사를 기술한다면, 톰슨의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은 그 자본주의의 실질적 주인공인 노동자들의 일과 삶을 분석함으로서 역사를 만드는 인간의 의지를 숙고하게 한다. 이마누엘 윌러스틴의 <근대세계체제>는 자본주의의 역사적 기원을 국민국가 차원이 아닌 세계체제 차원에서 찾음으로서 국민국가라는 문제틀을 넘어서며,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는 민족을 영원한 공동체가 아닌 역사적 조형물이라고 보는 획기적 테제를 제시한다.

 

철학과 자연과학    문화산업과 반유대주의를 분석해 비판이론의 초석을 놓은 호르크하이머/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 ‘생활세계의 식민화라는 현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사회운동을 제안하는 위르겐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 이론>, 잘못된 계몽의 참다운 계몽, 계몽의 계몽을 주장해 비판적 이성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자크 데리다의 난해하고 논쟁적인 책인 <그라마톨로지>는 서구 형이상학에 내재한 이분법의 해체를 시도한다.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행위하는 복수의 인간들의 소통을 강조함으로서 시민사회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면, 롤스의 <정의론>은 사회제도의 1 덕목이 공정으로서의 정의라고 주장하는 평등주의적 자유주의를 주창했다. 에리히 프롬의 대표작 <소유나 존재냐>는 소유가 아닌 존재 지향을 삶을 통해 현대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식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던진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는 과학적 지식의 발전이 누적이 아닌 과학혁명이라는 단절을 통해 이뤄진다고 역설하며,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은 사회성의 진화는 생리학의 관성의 구속 아래 이뤄지는 유전적 반응이라고 주장한다.

 

정치와 경제   로버트 달은 <경제 민주주의>를 통해 경제 영역에서의 민주주의를 부각해 민주주의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은 이념이 아닌 문명 간 갈등이 탈냉전 시대 세계정치의 중핵을 이룬다고 주장한다. 벨의 <이데올로기의 증언>이 보수의 관점에서 급진적 이념의 소멸을 분석한다면, 기든스의 <3의 길>은 진보적 관점에서 사회민주주의의 쇄신을 모색한다. 시민사회와 헤게모니에 대한 통찰을 담은 그람시의 문제작 <옥중수고>는 전후 사상에 큰 영향을 끼쳤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법 입법 그리고 자유>가 시장의 자생적 질서를 중시하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표준적인 교과서라면, 피터 드러커의 <단절의 시대>는 지식사회의 도래를 선구적으로 예견한 미래학의 역작이다. 클라우스 슈밥의 <4차 산업혁명>은 제4차 산업혁명의 도전 방법 전망을 다루고 있으며, 토마 피케타의 문제작 <21세기 자본>은 역사적 통계분석을 통해 세습자본주의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사회   데이비드 리즈먼의 <고독한 군중>은 미국 대중사회의 그늘을 선구적으로 통찰했으며, 미셸 푸코는 <감시와 처벌>을 통해 지식과 권력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권력이 어떻게 개인을 통제하는지 분석한다. 앨빈 토플러의 <3의 물결>이 정보사회의 개막을 알린 작품이라면, 마누엘 카스텔의 <정보 시대>는 정보사회의 진전을 분석한 저작이다.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는 생태위기를 포함한 위험이 현대사회의 핵심적인 문제로 등장한다고 주장하며, 바우만의 <액체 현대>는 현대에는 견고한 모든 것들이 끝없이 유동하는 것들로 변화한다고 강조한다. 로버트 퍼트넘은 <나 홀로 볼링>에서 미국사회의 사회적 자본의 쇠퇴와 공동체의 붕괴를 다뤄 큰 관심을 모았다.

 

문화 · 여성 · 환경 · 지식인    레비 스트로스는 <야생의 사고>에서 행위가 아닌 구조가 사회와 문화를 재생산시킨다는 구조주의를 주장했다. 맥루언의 <미디어의 이해>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주장을 통해 미디어의 내용보다 형식이 삶과 세계의 인식에 오히려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통찰을 제시했다면, 손택의 <타인의 고통>은 현대 사회가 이미지의 과잉으로 타인을 고통으로 이끄는 야만적 폭력의 현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은 서구문화의 사상에 내재한 서구중심주의를 비판해 기성 인문 사회과학의 근본적 반성을 촉구했으며,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 , >를 통해 생물학적 차이가 아닌 환경의 차이가 문명의 차이와 불평등한 발전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베티 프리단은 <여성의 신비>에서 여성에서 가정이란 편안한 포로수용소라고 주장함으로서 전후 페미니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에서 현대 과학이 야기한 환경위기를 고발함으로서 생태적 사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오래된 미래>에서 서구식 개발이 가져온 경쟁과 소외를 고발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모색했다면, 촘스키는 <권력과 전망>에서 지식인의 책무는 권력의 허위와 폭력을 푹로하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목 차



머리말: 현대 사상의 과거와 미래

 

I. 문학과 역사

 

1. 빅 브라더와 디스토피아: 조지 오웰의 1984(1949)

2. 예술과 사회는 나누어지지 않는다: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1953)

3. 아래로부터의 역사: 에드워드 팔머 톰슨의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1963)

4. 근대 초기 문명의 전체사: 페르낭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1967~79)

5. 자본주의의 역사적 기원: 이매뉴얼 월러스틴의 근대 세계체제 1(1974)

6. 소설로 보는 포스트모더니즘: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1980)

7. 발명으로서의 민족: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1983)

 

II. 철학과 자연과학

 

8. 야만으로 퇴보한 계몽: 막스 호르크하이머와 테오도어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1947)

9. 철학적 인간학과 정치의 복원: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1958)

10. 패러다임의 과학철학: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1962)

11. 해체주의란 무엇인가: 자크 데리다의 그라마톨로지(1967)

12. 공정으로서의 정의: 존 롤즈의 정의론(1971)

13. 사회적 행동의 생물학: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1975)

14. 인본주의 심리학을 위하여: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1976)

15. 미완의 기획으로서의 계몽: 위르겐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 이론(1981)

 

. 정치와 경제

 

16. 이념의 종언과 신좌파 비판: 대니얼 벨의 이데올로기의 종언(1960)

17. 지식사회의 도래: 피터 드러커의 단절의 시대(1969)

18. 헤게모니의 정치이론: 안토니오 그람시의 그람시의 옥중수고(1971)

19.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기초: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 입법 그리고 자유

20. 경제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로버트 달의 경제민주주의(1985)

21. 탈냉전 시대의 세계질서: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1996)

22. 사회민주주의의 쇄신: 앤서니 기든스의 3의 길(1998)

23. 불평등과 세습자본주의: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2013)

24. 4차 산업혁명의 명암: 클라우스 슈밥의 4차 산업혁명(2016)

 

IV. 사회

 

25. 고독한 군중, 군중 속 고독: 데이비드 리즈먼의 고독한 군중(1950)

26. 감시사회로서의 현대사회: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1975)

27. 정보사회의 미래학: 앨빈 토플러의 3의 물결(1980)

28. 위험사회와 제2의 현대: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1986)

29. 정보 시대의 개인과 사회: 마누엘 카스텔의 정보 시대(1996~98)

30. 모든 것은 흘러가고 개인화된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 현대(2000)

31. 사회적 자본과 시민사회: 로버트 퍼트넘의 나 홀로 볼링(2000)

 

. 문화, 여성, 환경, 지식인

 

32. 미개와 문명의 이분법을 넘어서: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1962)

33. 환경 위기의 선구적 계몽: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1962)

34. 페미니즘의 도전: 베티 프리단의 여성의 신비(1963)

35. 미디어는 메시지다: 마셜 맥루언의 미디어의 이해(1964)

36. 서구 중심주의 비판: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1978)

37. 생태적 상상력과 대안: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1992)

38. 중단 없는 권력 비판을 향하여: 놈 촘스키의 지식인의 책무(1996)

39. 문명의 기원?발전?불평등: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 , (1997)

40. 이미지 과잉사회 비판: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200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