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 사회/종교인류신화

인류학의 거장들 (제리 무어 지음, 김우영 옮김, 한길사 펴냄) 과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 문화인류학의 20가지 이론, 문화 인류학의 명저 50

by 서음인 2020. 3. 3.

인류학의 거장들은 인류학의 태동기인 타일러와 모건의 시대로부터 거츠와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인류학의 이론적 발달과정을 인물 중심으로 간결하게 정리하고 있는 쉽고 균형 잡힌 입문서다. 저자는 인류학의 발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21명의 학자들을 선정해 이들의 주된 이론적 개념을 요약하고 이 개념들을 각 학자의 건설적 영향, 인류학적 조사, 지적인 틀, 개인적 전망과 연결시킴으로서 각 인류학자들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내용을 요약해 상세한 공부를 위한 바탕으로 삼기로 한다. 요약은 이 책의 순서를 따르되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 (엘런 바너드 지음, 김우영 옮김, 한길사 펴냄), 문화인류학의 20가지 이론 (아야베 쓰네오 지음, 유명기 옮김, 일조각 펴냄)과 문화 인류학의 명저 50(아야베 즈네오 편져, 김인호 옮김, 자작나무 펴냄)을 두루 참조했다.

 

1부 창시자들

 

이들은 창시자들이었다. (1)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에 활동한 이들 학자들의 사상과 오늘날 인류학의 쟁점 사이에는 직접적 연관이 있다. 그들은 문화적 차이를 어떻게 과학적으로 설명할지에 대해 천착했던 첫 학자들이었다. (2) 이들은 저술이나 강의, 연구를 통해 인류학을 하나의 학문 분야로 확립하는 데 산파 역할을 했다이들의 영향 하에 인류학은 관심을 공유한 느슨한 조합에서 제대로 틀을 갖춘 인간과학으로 변모했다. (3) 일련의 새로운 인류학 문제들을 천명하고 과학적 연구방법을 제안했다. 타일러의 문화 정의, 모건의 사회 진화 연구, 뒤르켐의 사회과학 창설, 보아스의 역사적 특수주의에 입각한 문화관은 인류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판도를 결정했다. 

 

에드워드 타일러 - 문화의 진화

 

타일러는 주저인 원시문화에서 문화 또는 문명이란 넒은 민족지적 의미에서 보았을 때 지식, 신앙, 예술, 도덕, , 관습 및 사화의 성원인 인간에 의해 획득된 모든 능력과 관습들을 포함하는 복합적 총체이다라고 주장했으며, 이는 오늘날까지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문화의 정의로 남아 있다. 그는 인종의 차이가 문화의 차이를 만든다는 통설을 거부하고, 모든 문화는 보편적인 인간심리에 의해 창조되기에 언제 어디서나 유사한 발전과정을 공유하는 단선적인 진화의 과정을 거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간 진화의 초기단계를 보여주는 원시사회를 탐구함으로서 문화의 진화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비교방법 (comparative method), 오래된 관습이나 의례는 과거 문화의 흔적일 수 있다는 잔재의 원리’ (a doctrine of survivals)를 따라 인간 문화의 진화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입증하려고 시도했다. 인류 발달을 세 단계로 나누어, 야만단계에서는 애니미즘, 미개단계에서는 다신교, 문명단계에서는 일신교가 그 특징이라고 주장한 그의 이론은 유명하다.

 

루이스 모건 - 사회의 진화

 

루이스 모건은 친족체계에 대한 범세계적 비교연구의 결과 탄생한 인류의 혈연 및 인적체계에서 모든 친족명칭을 기술적 체계와 유별적 체계로 나누었고, 각각의 친족체계들로부터 상이한 사회관계를 유추한 후 이를 문화발달 단계와 연관지어 해석함으로서 현대 친족이론의 창시자가 되었다. 그리고 19세기 진화주의 인류학 이론을 집대성한 대표작인 고대사회에서는 기술발전 · 통치체제 · 친족형태 · 재산형태를 근거로 인류발달사를 야만시대(..) - 미개시대(..) - 문명시대의 7 단계로 분류했으며, 현재까지 존재했던 모든 사회는 이러한 단선적인 진화 과정의 각기 다른 단계에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기술발달과 이로 인한 생계 자원의 확충이야말로 진보의 주된 시금석이라고 주장했으며, 가족형태는 난혼-대우혼-일부다처-일부일처로, 통치체계는 일권정부-이권정부-삼권정부-국가로, 재산형태는 공유재산에서 사유재산으로 진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문화적 진화의 물질적 토대롤 강조한 그의 생각은 엥겔스의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의 토대가 되었다.

 

프란츠 보아스 - 문화의 맥락

 

미국 인류학의 아버지프란츠 보아스는 19세기를 지배하던 문화진화론은 검증될 수 없는 가설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문화란 보편적인 진화단계의 반영이 아니라 특수한 역사적 과정에 의해 이룩되는 통합적 총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류학의 주요 임무는 특정한 사회의 문화행위 전체를 기술하여(인류학적 총체주의) 그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것이며(문화적 특수주의), 이를 위해 인류학자는 현지어로 현지조사를 수행하면서 연구 중인 문화의 내부인 관점을 얻어야 한다고 일관되게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일반적으로 원시적이라고 여겨지던 문화들도 풍요롭고 복잡한 측면을 갖는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하나의 문화를 원시적혹은 문명화된같이 획일적인 범주로 규정하는 것에 반대했으며, 개인의 변이가 인종적 변이보다 크다고 주장하면서 문화의 인종적 생물학적 기반을 철저하게 거부했다. 보아스는 일생 동안 자신의 문화상대주의를 무기로 인종차별과 반유대주의, 광신적 국수주의를 정당화하는 사이비과학적 연구들과 싸웠던 행동하는 지성이었다.  

 

에밀 뒤르켐 - 유기체적 사회

 

사회통합에 관심을 갖는 구조기능주의적인 인류학 탐구의 전통은 에밀 뒤르켐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사회분업론에서 서로 다른 사회는 그 존속의 기반으로 기계적 연대유기적 연대중 하나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기계적 연대란 유사하지만 상호간의 의존도가 미약한 개인들이 종교나 도덕 같은 가치와 규범에 의해 외적이고 강제적으로 결합된 전근대적이고 집단주의적인 사회다. 유기적 연대란 기능적-직업적 분업에 의해 상호간에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으며, 집단성 대신에 개인주의와 자율성이 강조되는 사회다. 뒤르켐에 따르면 기계적 연대에서 유기적 연대로의 전환은 경제 혁신이 인구를 증가시키고 이것이 다시 분업을 야기함에 따라 일어난다. 또한 뒤르켐은 종교생활의 기본형태에서 종교란 속된 것으로부터 분리된 성스러운 것과 관련된 믿음과 행위의 통합적 체계이며, 이러한 성스러움이란 보편적이거나 내재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 사회의 질서에 바탕을 둔 사회적 구성물이라고 주장했다. 그에게 종교란 특정 사회의 집합적 표상이자 공동체 혹은 사회통합을 위한 문화적 장치였다.

 

2부 문화의 성격

 

비교방법과 진화론적 도식에 비판적이었던 보아스의 제자들은 (1) 문화가 문화를 설명한다는 문화결정론 (2) 특정한 사회의 관습적 행위들은 그 특수한 문화적 맥락에서만 설명될 수 있다는 문화상대주의 (3) 전파 · 이주 · 발명의 역사적 과정들이 어떻게 특수한 문화 유형을 낳게 하는가를 이해해야 한다는 역사적 특수주의를 공유했다. 또한 보아스는 민속지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모아 인간 문화의 법칙이 자명해지기를 기다리는 길을 택했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한 보아스의 제자들은 문화의 통합성을 설명할 길로 각각 (1) 초유기체 (크로버) (2) 문화의 핵심가치 (베니딕트) (3) 언어 (사피어) (4) 인간 발달의 과정 (미드) 을 선택했다.  

 

앨프레드 크로버 - 문화의 형상

 

알프레드 크로버는 사라져가는 인디언 문화를 보존하려는 열망으로 많은 양의 구제 민족지를 남겼을 뿐 아니라, 문화의 통합성 또는 설계도를 부여하는 내적 관계의 배열이나 체계인 문화의 유형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크로버는 문화란 관습과 신념이라는 학습되고 공유되는 요소들로 이루어지며, 개인이나 사회로 환원될 수 없는 별개의 현상으로 문화 자체의 속성에 의해서만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기원과 상관없이 곧 초개인적이고 익명적이 되면서 유행이나 형태, 스타일, 의미의 규칙성으로 나타나며, 문화의 혁신이나 스타일의 변화는 천재의 독창적 창작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깨닫지 못하는 초유기체적 진동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크로버의 생각은 문화란 개인 · 사회 · 유기체와 뚜렷이 구분되는 초개인적이고 초유기체적인 실체이고 오직 문화로부터만 파생되고 설명되며 학습되고, 공유되며, 유형화되고, 유의미하다는 것이다. 그는 인류학을 이국적인 것에 대한 기록에서 인간에 대한 총체적인 관점을 발전시키는 학문으로 변화시키는 데 기여했던 인류학 최후의 만능인이었다.

 

루스 베니딕트 - 문화의 유형

 

루스 베니딕트에 따르면 모든 문화는 서로 다른 다양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다양성을 문화의 내면에서 하나로 엮어주는 것은 그 문화의 핵심가치이다. 그리고 이러한 핵심가치에 의해 내적으로 통합된 문화의 상태를 지칭하는 문화의 유형, 한 문화가 어떤 성격과 방향을 가지는지와 특정 사회의 구성원들이 왜 일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는지를 알려준다. 인류학의 목표는 각각의 문화가 가지는 다양한 유형들을 밝히는 것이다. 그는 문화의 유형에서 각각 독특한 특성을 가진 세 부족의 민족지를 연구한 후 각 문화의 유형을 아폴론적혹은 디오니소스적이라는 니체의 용어를 차용해 효과적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한 문화에서 정상적인 행동이 다른 문화에서는 비정상으로 간주된다는 사실을 통해, 문화의 가치는 상대적이며 일탈의 정의 자체도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문화결정론과 문화상대주의의 강력한 전범으로 남아 있는 명저 문화의 유형은 인류학의 울타리를 넘어 현대 미국 사회와 문화에 깊은 영향을 끼쳤으며, 일본 문화를 수치의 문화로 규정한 국화와 칼역시 해당 분야의 고전으로 유명하다

 

에드워드 사피어 - 문화, 언어, 개인

 

사피어의 기여는 언어에 의해 역동적으로 형성되는 개인과 문화의 관계에 대한 통찰에 있다. 그는 언어가 다르면 사물과 개념이 본질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지각되고 구성되며, 각 사회의 상이한 문화적 행위는 언어의 의미 구조에 의해 창조되고 전달된다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체계를 낳는다는 것이다. (사피어-워프 가설) 따라서 언어적 의미의 조직을 이해하는 것은 문화의 기본 구조를 해명하는 것이며, 다른 문화의 언어를 연구하는 것은 문화적 존재가 어떻게 창조되는지를 탐구하는 작업이다. 또한 사피어는 문화의 초유기체적 · 초개인적 성격을 강조했던 당대의 인류학자들과 달리 문화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역할에 비중을 두었고 한 집단에 다양한 개인만큼 다양한 문화가 존재한다고 믿었다. 문화는 개인들의 합의이지만 관습으로부터의 일탈은 처음부터 문화화된 행위의 본질적 가능성이라는 것이다. 문화는 수동적으로 수용되는 과거로부터의 유산이 아니라 공동체 성원들의 창조적 참여를 통해 형성되며, 사회란 겉으로는 사회제도의 정태적 합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개인들 사이의 의사소통적 행위를 통해 날마다 소생되거나 창조적으로 재확인된다

 

마거릿 미드 - 개인과 문화

 

지금까지도 미국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인류학자이자 젠더 연구의 선구자로도 꼽히는 마거릿 미드는 평생 인류학 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사회적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문화와 인성이라고 알려진 그의 접근방식은 주로 문화가 개인의 인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문제에 집중했으며, 그가 내린 결론은 사람들 사이의 차이는 어릴 때 전해지는 문화의 차이이며 육아 관습이 인성을 형성하고 이것이 특수한 사회에 본질적 성격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모아의 청소년을 관찰한 후 사춘기의 동요가 인간 본연의 특성이 아니라고 주장함으로서 인생의 과도기에 대한 인간의 반응을 결정하는 것은 생물학적 요인이 아닌 문화라고 역설했으며, 뉴기니의 세 부족사회에서 행한 민족지적 연구를 바탕으로 성차의 정의나 성적인 역할 분담은 필연적이고 자연스러운 성적 차이에 기반한 고정된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유동적이며 문화적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어느 한쪽 성이 불리한 입장에 놓인 문화는 빈곤해질 수밖에 없으며, 남성과 여성의 특유한 자질을 모두 활용함으로서만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3부 사회의 성격

 

1920년을 기점으로 미국과 영국의 인류학은 근본적으로 나뉜다. 미국에서는 관념의 조합인 문화에, 영국에서는 행위의 결과인 사회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보아스와 그 제자들인 미국 문화인류학자들에게 설명은 공유된 정신적 구성체와 문화적 행동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작업이었으며, 특별히 문화적 관습이 개인의 성격을 형성하는 방식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뒤르켐의 전통을 잇는 영국 사회인류학자들에게 사회란 다양한 요소들이 기능적으로 통합된 통합체였고, 설명은 법칙에 기반을 두는 현상의 규칙성에 대한 진술이었으며, 개별적인 사회적 행위자는 역할과 지위에 따라 미리 규정된 행위의 틀 내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그려진다. 사회인류학을 대표하는 말리노프스키와 래드클리프-브라운은 공히 기능적으로 통합된 총체로서의 문화를 강조했으나, 전자는 문화의 기능을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보았으며, 후자는 문화의 기능이 사회의 유지와 재생산이라고 주장했다.  

 

마르셀 모스 - 기본적 범주, 총체적 사실

 

뒤르켐의 제자였던 모스의 인류학에 대한 가장 큰 기여는 비교를 통해 인간 행동의 근본적 범주들을 탐구했다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희생제례를 비교하여 격리, 신성화, 희생, 재통합이라는 도식을 확인했으며, 희생제례가 사회규범을 유지하기 위한 원형적 사회 범주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많은 사회의 분류체계를 조사해 모든 분류체계는 학습된 것이며 개인이 아닌 사회생활의 범주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스는 그의 대표작인 증여론에서 총체적 증여란 자발성을 풍기는 선물이라는 언어로 표현되지만, 줄 의무 · 받을 의무 · 보답할 의무라는 3개조의 의무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권리와 의무의 체계에 포섭되어 있는 증여는 상당히 많은 사회에 펴져 사회구조의 일부를 이루고 있으며, ‘포틀래치가 행해지는 특정 사회에서는 상이한 경제적 · 사회적 · 종교적 · 법적 생활의 요소들을 연결시키는 중추적인 제도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 책에서 모스는 선물 교환을 예로 사용하여 총체적 사회현상을 모범적으로 분석했으며, 개인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 특수한 것과 일반적인 것, 그리고 구조와 과정을 성공적으로 연결했다.

 

브로니슬라프 말리노프스키 - 문화의 기능

 

말리노프스키는 현지어를 사용하는 장기간의 현지조사를 특징으로 하는 참여관찰이라는 인류학의 위대한 전통을 수립했다. 그는 현지조사에 임하는 인류학자는 조사하고자 하는 부족 사회의 총체적 영역을 그 모든 측면에서 검토해야 하며, 각 측면을 탐구해 얻어진 질서나 법칙들은 그 사회를 하나의 통합적인 총체로 묶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구체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한 도표나 지도, 일람표의 형태로 이루어진 객관적 차트를 작성해 문화의 틀을 제시하고 ② 민족지적 진술이나 이야기, 민간전승, 주술 등을 통해 그 문화의 주관적 정신상태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말리노프스키는 문화의 기능은 일차적으로 개인의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며, 문화적 제도들은 궁극적으로는 생물학적 욕구로 귀속되는 개인의 다양한 욕구들을 해결하기 위한 이차적고 인위적인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현지조사자' 말리노프스키의 명성이 이론의 여지없이 확고한 반면, 문화를 일곱 가지의 기본적인 생물학적 욕구의 만족을 위한 기능적으로 통합된 반응으로 규정한 '생물학적 기능주의자'로서의 말리노프스키는 인기를 끌지 못했다.

 

레드클리프-브라운 - 사회의 구조

 

레드클리프-브라운의 관심은 비교를 통해 사회에 대한 일반적 명제를 추출함으로서 인간사회에 대한 자연과학사회인류학을 정립하는 것이었다. 그는 사회적 관행이나 제도의 기능은 개인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체 사회구조의 요구에 부응하여 사회의 통합과 연대를 유지하는 것이며, 어떠한 제도나 관습도 개인의 욕구나 역사적 발전과정이 아닌 현존하는 사회구조 내에서 차지하는 기능이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 '기능주의자'였다. 그에게 사회인류학이란 사회 전체를 상호작용하는 유기체적 체제로 간주하고 현지조사를 통해 개별적인 제도나 관습을 정확히 파악하며 각각의 요소들이 사회를 결속시키는 방식을 보여줌으로서 기능적으로 통합된 그 사회의 구조적 형태를 추출한 후, 축적된 연구로 얻어진 다양한 사회구조를 비교해 보편적인 사회학 법칙을 발견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레드클리프-브라운의 기능주의 인류학은 본질상 정태적이고 공시적이어서 사회변화를 설명하는 데 한계를 보였으며, ‘구조기능을 강조하는 탈역사적 이론인 탓에 인간의미가 배제되는 결과를 낳았다.

 

에드워드 에번스-프리처드 - 사회인류학, 사회사

 

에번스-프리처드는 초기에 레드클리프-브라운과 마찬가지로 사회관계의 구조와 기능을 강조한 기능주의자였지만, 후기로 접어들면서 인류학이 사회사 또는 넒은 의미에서의 인문학의 한 분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형식적인 조사와 분석의 방식에 인간적인 이해를 더해 새로운 통찰을 얻으려고 시도했던 영국 사회인류학의 이단아였다. 그는 인류학이 과학이라는 개념을 거부했고 당대의 사회인류학자들이 인간을 구조와 기능 안에 용해시킴으로서 생생한 삶을 놓쳤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문화란 파악되고 기술되어야 하는 문법이 아니고, 해석학적 방식을 통해 다른 문화의 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번역되어야 하는 언어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에번스-프리처드에 따르면 인류학자가 해야 할 일은 연구하는 대상의 집합적인 사고에 가능한 한 가깝게 다가가 자신이 발견한 이방인의 생각을 자신의 문화에서 이해될 수 있는 유사한 범주로 번역하는 것이다. 이렇게 인류학을 문화의 번역으로 보는 그의 생각은 클리포드 거츠에 이르러 만개한 해석주의로 향하는 길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4부 진화론, 적응론, 유물론

 

모건과 타일러 그리고 마르크스와 엥겔스를 계승한 20세기의 진화론자들은 사회의 구조와 기능을 탐구하는 공시적 접근보다는 사회변화의 인과적 원인에 관심을 갖는 통시적 접근을 선호했으며, 에너지의 확보 여부나 생산양식의 변화 같은 물질적 요인이 문화 변화의 원인이 된다는 유물론적 관점을 견지했다. (1) 레슬리 화이트에게 문화는 인류가 물리적 사회적 환경에 적응하는 수단이었으며, 문화의 진화는 에너지의 양적 증가와 효율적 이용에 의해 특징지어진다. (2) 스튜어트는 문화가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선적 형태로 진화하며, 문화 간의 유사성은 유사한 환경에 처한 문화가 유사한 방식으로 적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 마빈 해리스는 하부구조, 구조, 상부구조라는 인간 생활의 세 가지 조합에 의해 문화적 유형을 설명했으며, 이 중 자연과 문화 사이의 문화적 중개장치인 하부구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4) 리콕은 마르크스와 엥겔스를 따라 생산양식의 변화가 궁극적인 사회진화의 원천이라고 주장했다.    

 

레슬리 화이트 - 진화론의 부활

 

레슬리 화이트는 문화과학의 목표가 문화 이외의 어떤 원인도 배제하는 엄격한 결정론에 의거해 특수한 문화가 아닌 모든 문화에 통용되는 일반적 과학을 세우는 것이라고 주장한 진화론자였다. 그는 문화를 기술적 · 사회적 · 관념적 체계라는 세 개의 하위체계로 나눴고, 기술적 체계야말로 사회적 · 관념적 체계가 발생하는 기반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문화의 목적과 기능이 인간이라는 종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고, 이는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하려는 기술적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따라서 더 많은 에너지를 확보하고 그것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사회가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다 진보한 사회라고 강조했다. 화이트는 사회를 에너지소비량의 증가수준에 따라 인력, 가축력, 식물력(농업), 화석연료, 원자력이라는 다섯 단계로 구분했으며, 연간 일인당 동력화된 에너지의 양과, 에너지를 작동시키는 도구적 수단의 효율성을 수량적으로 측정함으로서 사회발전과 문화진화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연구는 미국 인류학계에 문화진화론을 부활시켰고, 이론 구성을 창조적인 인류학적 작업으로 재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줄리언 스튜어드 - 문화생태학과 다선진화

 

줄리언 스튜어드는 문화의 진화란 인간사회가 그를 둘러싼 환경에 적응해가는 과정이라고 주장한 유물론자였으며, 문화생태학과 다선진화라는 두 가지 중요한 개념으로 인류학 이론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한 사회의 진화궤적이 기본적으로 생태적인 상황, 즉 역사적으로 결정된 기술과 이보다 더 중요하고 결정적인 자연환경이라는 두 요인에 의해 한정된다고 주장했으며(문화생태학), 다른 문화들 사이에 발견되는 명백한 유사성은 구조적으로 유사한 자연환경에 처한 각 사회가 동일한 인과관계에 따라 독립적이지만 평형적으로 적응해 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다른 환경에 처한 사회는 각자 다른 문화를 발전시키기 때문에 모든 사회가 단선적이거나 유사한 문화 발달단계를 거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기술적 · 사회적 진화의 다양한 궤적을 제시함으로서 다선진화라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려고 시도했다. 이러한 스튜어드의 접근은 문화 일반을 지배하는 포괄적 법칙을 발견하려는 단선진화적 접근을 피하면서도, 몇몇 문화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평행성과 유사점에 대해 인과적 설명을 통한 제한적인 일반화를 시도하는 것이었다.

 

마빈 해리스 - 문화유물론

 

마빈 해리스는 인간의 사회생활은 지구상에 생존해야 한다는 현실문제에 대한 반응이라고 주장했으며, 한 문화의 상징체계나 심층구조와 같은 관념적인 주제들보다 특정한 문화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적 · 물질적 조건의 연구에 우선권을 두는 문화유물론(cultural materialism)을 발전시켰다. 해리스는 유사한 환경에 적용된 유사한 기술은 유사한 생산양식과 재생산양식(하부구조)를 낳고, 이는 다시 유사한 정치경제적 구조와 사회집단을 유발하며(구조), 이렇게 태어난 사회집단은 유사한 가치와 신념의 체계(상부구조)에 의해 그들의 활동을 합리화하고 조율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문화인류학자는 일차적으로 하부구조의 관점에서 현상을 설명한 후, 하부구조의 변화가 어떻게 구조와 상부구조를 개편하는지에 대해 대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리스에게 문화인류학이란 특정한 문화에 내재된 심층구조나 상징체계를 해석해 나가는 과정이 아니라, 유사한 문화를 가능하게 하는 공통적인 물질적 하부구조를 찾아내 그 인과관계를 법칙화하려는 과학’이었다.

 

엘리너 버크 리콕 - 페미니즘, 마르크스주의, 역사

 

미국 인류학의 주도적인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였던 리콕은 민족지적 현실, 특히 여성 지위의 역사적 변형을 이해하기 위해 마르크스주의적 접근법을 명시적으로 적용한 최초의 미국 인류학자였으며, 여성의 종속이 타고난 성차의 반영이 아니라 자본주의라는 역사적 과정의 소산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는 탄탄한 민족지적 조사를 통해 한 인디언 부족의 사유재산 제도가 팽창하던 서구 자본주의 사회와의 접촉을 통해 도입된 새로운 제도였음을 입증했으며, 여성이 대부분의 전통사회에서 낮은 지위를 갖는다는 통설이 빈약한 민족지 조사 및 조사자에게 내재한 편견의 반영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리콕은 이전의 학자들이 식민주의와 세계자본주의가 남녀관계를 왜곡시켜 온 역사적 사실을 간과했다고 주장하면서, 자본주의 문명과의 접촉 이전 수렵채집인 사이에서 공적/사적 구분은 존재하지 않았고 여성의 종속은 사유재산의 발달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제안한다. 그의 관점은 문화적 유형의 역사적 맥락을 수립하는 보아스 학파의 전통과 현실참여를 강조하는 마르크스주의 전통을 결합하여 학문과 실천의 독특한 체계를 창조했다고 평가된다.

 

5부 구조, 상징, 의미

 

1960년대 이후의 인류학 이론을 관통하는 특징은 문화에 대한 상징적 접근이 부각되면서 상징이 만들고 전달하는 의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1) 레비 스트로스에게 문화는 친족, 문화, 언어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의사소통적 교환이며, 인간 심성의 심층에 자리잡은 이원적 대립의 체계라는 보편적인 문법의 상징적 표현이다. (2) 터너는 사회란 정태적인 구조가 아니라 구조와 코뮤니타스가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역동적이고 변증법적인 과정이라고 주장했으며이 개념을 사용하여 전 세계의 보편적인 역사 사회 문화현상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 거츠에게 문화란 사람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해석하는 지침이 되는 사회적으로 정립된 의미의 구조’였으며, 인류학자의 역할은 문화적 사건을 보편적 도식 안에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의미의 기호 안에서 해석하는 것이다. (4) 더글러스는 지식의 체계가 사회의 체계를 반영하며, 순수와 오염은 특정한 사회의 가치체계를 반영하는 사회적이고 상징적인 범주라고 주장했다. (5) 페르난데스와 포스트모던 인류학자들은 혼란이란 사회현상의 본질에 내재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현상에 대한 다양한 이해방식들을 모두 수용(환대)한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 구조주의

 

20세기의 지성계에 심원한 영향을 끼친 창조적 지성인 레비 스트로스는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의 이면에는 인간의 무의식 속에 자리한 이원적 대립의 체계라는 보편적 구조가 존재하며, 문화란 이러한 심층구조에 따라 토템적 분류체계, 친족이론, 신화체계, 요리문화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의사소통적 교환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체계들에서 발견되는 구체적 주술적 신화적인 야생의 사고는 이원적 대립의 체계라는 보편적인 문법에 따라 자연과 문화 혹은 사회집단간의 대립을 해소하고 자연에서 문화로의 이행을 가능하게 하는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도구라는 점에서 근대인들의 과학적이고 추상적인 사고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함으로서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을 거부한다. 또한 그는 무의식적 구조가 모든 개별적 정신에 선행하고 의식적 주체란 심층구조의 효과에 불과하다고 주장함으로서 근대적 주체의 해체를 주창한 구조주의의 창시자가 된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의 하나로 간주되지만, 역사의 진보를 거부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폄하하는 반인간적이고 보수적인 이론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빅터 터너 - 상징, 순례, 드라마

 

터너는 의례를 규칙적으로 재현되어 사회관계의 역동성을 발현시키는 사회적 드라마로 간주했고, 의례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징의 의미를 해독함으로서 그 안에 담긴 세계관이나 우주관을 해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터너에 따르면 통과의례나 순례 같은 의례 과정의 참가자는 구조와 구조 사이의 경계영역 또는 이행적 단계인 리미날리티(liminality)에서 기존의 신분질서나 권력관계가 전도되는 혼란스러운 과도기적 상태인 코뮤니타스(communitas)를 통과하게 된다. 이러한 코뮤니타스는 사회구조의 균열이 난 곳을 차지하고, 체계의 경계인 주변부를 점유하며, 열등한 사람들의 영역인 저변에 침투할 뿐 아니라, 구조화된 여러 관계를 지배하는 규범을 초월하거나 해체시키기 때문에 언제나 성스러운 것으로 인정받는다. 터너는 사회란 정태적인 구조가 아니라 구조코뮤니타스가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역동적이고 변증법적인 과정이라고 주장했으며, 이 개념을 사용하여 전 세계의 보편적인 역사 사회 문화현상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코뮤니타스 이론은 종교 · 문학 · 연극 · 미술뿐 아니라 법 · 윤리 · 경제의 영역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클리퍼드 거츠 - 해석인류학

 

클리퍼드 거츠는 문화를 텍스트로 인류학적 탐구를 텍스트의 해석으로 간주하는 해석인류학의 문을 열었으며, 다양한 인접 학문의 영역을 넘나들며 뛰어난 문장으로 다양한 저술을 남긴 인류학 밖의 인류학자’, ‘작가로서의 인류학자였다. 그는 인간은 스스로 짠 의미의 그물망에 갇힌 존재이고, 문화란 그렇게 짜인 그물망이며, 따라서 문화 분석은 법칙성을 추구하는 실험과학이 아니라 의미를 추구하는 해석과학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문화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해석하는 지침이 되는 사회적으로 정립된 의미의 구조로 행동이라는 창조된 기호로 구성되며, 다른 문화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행동이라는 기호에 의미를 부여하는 그 문화의 체계에 우리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특정한 문화적 행위의 맥락과 의미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그 문화에 포섭되어 있는 다양한 의미의 층을 파헤쳐서 그것을 겹겹이 중복되는 기술(중층기술)을 통해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이해 또는 해석의 과정이야말로 인류학의 본령이라는 거츠의 해석주의는 포스트모던 인류학으로 가는 길을 닦았다고 평가된다.

 

 메리 더글러스 - 상징과 구조, 오염과 순수

 

문화를 의미의 체계로 생각하여 복잡하고 다양해 보이는 문화현상을 거기에 사용되는 상징의 의미를 해독하여 분석하는 상징인류학을 대표하는 학자인 메리 더글러스는 지식의 체계는 사회적 체계이며 그것을 규정하는 범주는 사회적 실체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더러움이나 부정 역시 과학적이거나 위생적인 범주가 아니라 특정한 사회의 가치체계를 반영하는 사회적이고 상징적인 범주, 특정 문화의 분류체계가 규정한 적절한 자리를 벗어나 질서를 교란하거나 경계를 위협하는 상태나 사물이며, 특별히 몸의 경계에 더러움과 깨끗함을 구분하는 선이 위치한다는 사실은 거의 모든 문화에서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더글라스는 고대 이스라엘에서 돼지가 부정한 동물로 여겨진 이유는 그 사회의 분류체계가 규정한 완전성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었으며, 몸의 경계에 위치한 구멍을 통과해 밖으로 나가는 것들은 거의 모든 문화에서 더럽거나 부정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상징체계를 받아들이는 태도와 공동체 성격의 상관관계에 따른 유형론인 격자와 집단모델을 통해 원시와 현대를 망라하는 네 가지 문화의 유형을 제시하기도 했다. 

 

제임스 페르난데스 - 수사의 작용

 

페르난데스에 의해 대표되는 포스트모던 인류학은 인류학적 진리가 하나가 아닌 여럿이라고 주장하며, 기존의 인류학 모델이 서구 남성 연구자의 다양한 편견을 반영하는 지배의 도구가 아닌지 엄밀하게 검토한다. 그리고 인류학자는 현실을 외부로부터 부과된 거대이론의 모델로 환원시키는 대신, 특정한 사회의 성원들이 문화적 의미를 창조하고 정리하는 방식을 확인해야 하며, 이를 위해 내부자의 관점에서 그들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개념들 사이의 관계를 기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페르난데스는 인간이 어떻게 자신이나 타인에 대한 은유적 주장인 수사를 동원하여 정체성을 창조하는가에 관심을 가졌으며, 현지조사의 초점 역시 사회적으로 막연하고 불완전한 개인들을 특수하고 잘 정의된 특별한 지위를 차지하는 자들로 변형시키기 위해 은유와 환유가 사용되는 방식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례'를 의미가 창조되고 행위와 말 속에 병치되어 무엇인가를 나타내는 공적인 담론의 실현으로 간주했으며, 이는 일련의 지배적이고 종속적인 의식상의 장면들에 의해 작동되는 조직적 이미지나 은유로 분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