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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사회/종교인류신화

이야기 종교학 (이길용 지음, 종문화사 펴냄), 종교학의 이해 (이길용 지음, 한들출판사 펴냄)

by 서음인 2019. 11. 7.

종교학의 이해이야기 종교학은 서울신대와 서강대, 독일의 마르부르그 대학에서 신학과 종교학을 공부하고 현재 서울신대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가 쉽게 풀어 쓴 종교학 입문서다.  이들 중 2018년도에 나온 이야기 종교학은 2007년에 나왔고 지금은 절판된 종교학의 이해에 현대 종교학자를 소개한 세 장을 추가해 새로 펴낸 개정증보판이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종교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여러 학문들(철학, 신학, 사회학, 인류학)과 종교학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다루며, 후반부에서는 종교학이라는 학문에 큰 족적을 남긴 학자들을 선별하여 소개한다. 저자는 이 책이 종교를 신앙하기보다 이해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안내서가 되고, 이 땅에 존재하는 수많은 종교전통간의 상호 소통을 열어주는데 요긴하게 쓰이기를 소망한다. 내용을 요약하고 간략한 단상을 덧붙인다.

 

종교학과 신학    종교학과 신학은 종교라는 동일한 대상을 연구 분야로 삼지만 그것을 대하는 입장과 방법론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신학이 특정 종교의 교리를 지키고 유지하려는 목표를 가진 학문이라면, 종교학은 다양한 인간의 문화현상 중 종교적이라 불릴 수 있는 현상들을 객관적이고 검증적인 시각에서 이해하고 기술하려는 근대 학문이다. 종교학은 서구 계몽주의 사조와 지리상의 발견에 의한 비 그리스도교 종교전통과의 만남에 의해 촉발되었다. 계몽주의적 지식인들은 그리스도교 이외의 종교전통에 대한 합당한 해석구도를 찾기를 원했고, 처음에는 그리스도교를 기준 삼이 그 과제를 수행하려 했으나 곧 실패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 후 그들은 기독교의 가치에 국한된 개념이나 용어 대신 종교에 대한 보편적 개념을 담지할 수 있는 새로운 정의나 용어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종교 정의에 대한 논의들    죄더블롬과 오토는 성스러움이라는 용어야말로 종교의 본질을 표현할 수 있는 가치중립적인 용어라고 생각했으며, 요아킴 바흐는 규범적인 가치를 지닌 종교경험의 보편적 특징이 긍극성, 전체성, 강렬함, 행위라고 주장했다. 종교를 기호 상징체계로 이해한 바덴버그는 신앙인의 종교적 상징체계에 대한 해석이 종교학의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으며, 문화적인 맥락 속에서 종교의 본질을 찾으려고 시도했던 글라디고프는 다양한 종교의례들과 그것들이 실현되는 일상적인 공간도 종교학의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키펜버그는 사회 속에서 종교가 어떠한 소통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를 연구하는 것이 종교학의 임무라고 보았으며, 세일러는 종교를 보편적 성격이 아닌 유사성의 관점에서 설명할 때 더 유용하게 이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종교의 본질과 정의에 대한 이러한 논쟁의 과정은 곧 종교혹은 종교들에 대한 일방적인 제국주의적 시각에 대한 반성의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종교 연구의 방법들   종교학의 연구 방법은 (1) 종교철학이나 종교신학과 같이 철학이나 신학 같은 규범적 학문의 입장에서 종교의 본질을 연구하는 규범적 종교연구, (2) 종교사회학 · 종교인류학 · 종교심리학 같이 종교라는 문화현상을 사회적으로, 그리고 인간 심리의 한 영역으로 환치시켜 설명하는 환원주의적 종교연구, (3) 종교현상을 역사적 배경 아래서 검토하는 종교역사학이나 종교현상에 대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이해하는 종교현상학과 같이 종교를 그 자체로 보려고 하는 좁은 의미의 종교학인 검증-기술적 연구로 나뉜다. 종교학은 초창기에는 기원과 진화, 두 번째 시기에는 본질과 구조, 세 번째 시기에서는 의미와 기능, 지금은 총체적 다원주의 방법을 주요한 테마로 하고 있으며, 처음에는 강한 진화주의의 영향 속에 비교종교학이 득세했지만 그 이후 종교 그 자체로라는 구호 아래 종교현상학이 주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초창기 인류학의 진화론적 접근   진화론의 영향을 받았던 초기 종교학은 종교의 기원과 원천 문제에 집중했다. 초기 종교연구가들은 비교종교학을 통해 종교의 기원을 밝혀 종교의 서열을 매기고 그 정점에 그리스도교가 있음을 밝히는 것을 그 목적으로 삼았으며, 동시대에 살아남은 원시부족들의 종교형태 혹은 이념들을 연구함으로서 최초의 종교 모습을 추적할 수 있다는 잔류이론을 지지했다. 인류학자인 타일러는 종교의 기원이 사물에 깃든 정령에 대한 숭배사상인 애니미즘이라고 주장했으며, 여기에서 다신론 신앙을 거쳐 유일신 신앙으로 발전한다는 진화론적 도식을 제시했다. 인류학자인 마레트는 종교가 비인격적인 미지의 힘(mana)과의 만남으로부터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환원주의적 종교연구와 검증-기술적 종교연구는 공히 종교가 미지의 초자연적인 힘과의 만남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초기 종교연구가들의 가설을 주요한 학문적 모티브로 받아들였다.

 

환원주의적(사회학적) 종교 연구   에밀 뒤르켕은 이렇게 19세기 영국의 사회학자들과 인류학자들에 의해 진행된 진화론적 종교연구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원시인들에게는 우리가 지금은 초자연적거나 신비하다고 여기는 현상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해석체계가 있었으며, 종교의 기원이 초자연적인 혹은 신비한 세력과의 조우에 기초한다는 것은 이념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종교를 공동체 혹은 사회통합을 위한 문화적 장치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서 종교의 사회적 기능에 초점을 맞추었다. 종교사회학자들은 신칸트학파의 영향으로 종교를 행위 합리화의 한 근거로 보았으며, 도구적 이성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 신비경험에 천착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검증-기술적(현상학적) 종교 연구   그러나 사회학적 연구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일군의 학자들도 존재했다. 오토는 종교를 객관적으로 연구한다면서 종교의 본질적 요소인 경험의 영역을 무시하는 자들을 비판했으며, 죄더블롬과 반 델 레에우도 종교의 본질적인 요소가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종교현상학파들은 딜타이의 생철학적 시각을 가지고 종교에 대한 이해를 시도했다. ‘역사경험을 통한 세계이해를 중시하는 딜타이의 주장은 자연스레 종교적 체험을 강조하는 현상학적 연구가들의 중요한 토대를 형성하게 되었으며, 본질상 신비체험이요 비합리적 요소로 가득한 종교도 충분히 이러한 이해의 그릇에 담아낼 수 있다고 보았다.

 

규범적(종교철학) 종교연구    종교철학은 단수로서의 종교에 대한 철학적 반성을 진행하면서 진리의 문제를 함께 취급하려고 한다. 그러나 복수로서의 종교들을 다루는 종교학자들은 모든 종교들을 아우르는 이데아적 종교를 설정하고, 또한 그것을 학문적 대상으로 삼는 종교철학의 시도를 과욕이자 창작 행위라고 비판한다. 종교학자들은 종교학이 진리나 가치의 문제에 발언하는 것은 과학적 태도가 아니며, 다양한 종교들을 성실하게 탐구하고 명확하게 기술하는 일에서 그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종교적 신앙이 가지는 문법적 구조와 그 의미를 분명히 하는 것만을 소임으로 하는 20세기 중반 이후 종교철학계의 흐름은 종교학과의 접촉 가능성을 열도록 해주었다.

 

종교학의 목적과 한계   종교학은 단수로서의 종교가 아닌 구체적인 종교들에 대해 역사적이고 검증적인 방법을 통해 그 종교의 총체적 시스템과 그 종교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관계들을 귀납적으로 연구한다. 종교학의 학문적 목적은 전적으로 지금 이곳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모습들의 종교들을 이해하는 것에서 멈추며, ‘이곳을 넘어선 저 높은 곳에 자리한 종교적 이데아에 대한 관심은 좁은 의미의 종교학자들에게는 찾아볼 수 없다. 종교학은 종교를 연구대상으로 볼 뿐 신앙의 대상으로 삼지 않으며, 종교 간의 대화에 당사자로 직접 참여하기보다 정보를 제공하며 통역을 담당하는 데 머무른다. 종교학은 종교철학이나 종교신학과 같은 규범학문들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종교역사학과 종교체계학이라는 두 분야의 작업을 통해 발전해나가고 있다. 

 


큰 족적을 남긴 종교학자들

 


막스 뮐러 - 종교학의 아버지   뮐러는 신학이나 종교철학으로부터 독립된 종교학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비교 연구를 통해 종교의 궁극적 본질을 해명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이성은 무한의 세계를 인식할 수 없지만 종교 안에서는 사물의 배후에 존재하는 불변하는 무한과 조우할 수 있다고 확신했으며, 이러한 무한에 대한 인식과 인간의 도덕의식이 결합되어 본격적인 종교가 탄생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는 인류 전체가 소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발전된 형태의 종교들도 모두 저변에 깔고 있다고 여겼던 자연종교를 중시했으며, 베다시대의 종교야말로 현상의 배후에서 무한을 찾아내려는 자연 종교의 가장 시원적인 모습이라고 여겼다. "하나만 아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그는 객관적이고 검증적인 종교연구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지금도 종교학의 아버지라 불리고 있다.

 

나탄 죄더블롬 - 종교현상학의 개척자   루터교 목사였던 죄더블롬은 성스러움이 종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단어이며, 심지어는 신이라는 개념보다 더 본질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이라는 개념이 없는 종교는 존재할 수 있지만 성스러움과 속됨에 대한 구분이 없는 종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성스러움이 인간의 본질 안에 뿌리박혀 있는 선험적인 특성이면서 개별 종교들의 본질적 특성이기도 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 성스러움 자체는 차원이 다른 위험성을 내포되어 일상과 분리되어 있으며(금기 Taboo), 이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 위험을 완충할 수 있는 장치나 의례가 필요하다. 죄더블롬은 개별 종교들을 특정 종교의 관점에서 읽기보다 그 자체로 인정하고 접근하려 했던 종교현상학의 개척자였다.

 

루돌프 오토 - 성스러움의 의미   오토에 따르면 종교의 본질적 요소인 성스러움은 절대성에 대한 원초적이고 비합리적인 감정으로, 우리가 평소에 느끼는 자연적인 감정질적으로 다른 그 무엇이며, 경험 이전에 우리 안에 선험적으로 이미 주어져 있는 본래적이고 자류적인 속성이다. 인간은 이러한 성스러움을 이해할 수 없고 단지 경험하고 반응할 수 있을 뿐이며, ‘성스러움에 대한 인간의 반응은 절대적 가치 앞에서 느끼는 철저한 비하나 무화의 감정을 동반하는 두려운 신비, 알 수 없는 평안과 구원의 즐거움을 맛보는 매혹적인 신비로 나타난다. 그는 기독교의 용어를 쓰지 않고 종교의 본질적인 요소를 중립적 용어들로 설명하는 데 성공했으며, 종교경험에 대한 주도면밀한 관찰은 여전히 종교심리학과 인류학에서 모범으로 기능하고 있다.

 

요아킴 바흐 - 검증적 종교학의 개척자    요아킴 바흐는 초창기에 종교학을 당시 종교연구의 우선권을 쥐고 있던 신학, 철학, 역사학 같은 규범적 학문으로부터 독립시켜, 연구의 대상이 되는 종교현상들을 정확히 이해, 또는 기술하는 것에 만족하는 검증적인 근대 학문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미국으로 이주한 후 바흐는 검증적 방법을 포기하고 규범적 방법을 통한 종교체험의 보편적 유형에 대한 규명에 주력했으며, 이에 따라 그의 종교학은 종교신학적, 혹은 역사신학적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그는 보편적 종교체험의 유형적 요소로 ① 궁극성  전체성 ③ 강렬함 ④ 행위를 들었으며, 이러한 종교체험은 ① 사상적 ② 행위적 ③ 공동체적이라는 삼중의 모습으로 외부에 표출된다고 주장했다.

 

미르치아 엘리아데 - 호모 렐리기우스    엘리아데는 고대인에게 시간의 축적인 역사란 소멸과 직결되는 공포의 대상이었으며, 유대 그리스도교적 역사이해로 말미암아 역사 친화적인 사고를 가지게 된 현대인들 역시 일상 속의 초역사적 체험을 통해 생명력 넘치는 태초의 시간으로 복귀하려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고대의 존재론이야말로 인간 안에 선험적으로 주어진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본질적인 한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일상적 시공간에 전혀 낯선 존재 자체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성현’(hierophany)이며, 이러한 존재의 드러남’(ontophany)과 그로 인한 시간 없음의 체험을 담고 있는 것이 종교현상들이다. 고대인들은 신화라는 양식에 생명력이 넘치던 태초의 때를 담았으며, 의례적으로 반복되는 제의를 통해 주기적으로 그 시간으로 돌아감으로서 역사의 공포로부터 탈출했다. 종교학이란 이러한 종교현상들을 기술하고 설명하는 해석학적 작업을 수행하는 분과학문이 되어야 한다.  


알프레드 캔드웰 스미스 - 인격주의적 종교 연구 알프레드 캔드웰 스미스는 다양한 종교전통을 각각 독립된 실체로 보려는 물상화에 반대했으며, 사람을 떠난 종교연구는 있을 수 없다는 인격주의적 종교연구를 주창했다. 그는 종교란 축적된 전통초월에 대한 신앙이라는 두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초월에 대한 신앙이야말로 축적된 전통을 있게 해주는 것이기에 종교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개인의 신앙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종교를 연구할 때는 축적된 전통을 통해 개인의 신앙을 규명해야 하며, 외형적 사실의 발견 - 종교적 의미 파악 - 일반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미스에게 중요한 것은 종교인이지 이념화된 종교가 아니었으며, 종교와 관련된 진리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이기 보다는 인격적 진리였다.


니니안 스마트 - 교차문화적 종교현상학   스마트는 종교학이 종교뿐 아니라 세속적 이데올로기 그리고 다양한 문화현상까지를 포함하는 타인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종교학은 타인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판단중지와 감정이입을 사용해야 하고, 심리학이나 사회학같은 다양한 인접학문의 연구를 수용해야 하며,  교차문화적 방법론을 통해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총체적 학문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종교를 연구할 때 그 본질에 대해 묻기보다는,  경험적-감정적 차원  신화적-서사적 차원 ③ 교리적-철학적 차원 ④ 윤리적-법적 차원 ⑤ 의례적-실천적 차원 ⑥ 사회적-조직적 차원 ⑦ 물질적-예술적 차원이라는 7개의 구성요소를 분석하고 서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서 종교학을 경험과학의 영역에 조금 더 접근시켰다


조너선 스미스 - 저항의 종교현상학 조너선 스미스는 종교란 질서를 지향하거나 이상향을 기대하는 것이라기보다 일상을 깨는 부정합의 사건에 대한 인지적 대응이기에 종교학의 세계이해는 부조화의 지도 유형에 속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종교라는 범주가 연구자의 의식과 독립해 실체적으로 독립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함으로서 종교학의 연구대상을 종교학자의 자의식과 그 결과물에까지 확장했다. 그는 종교란 인간의 산물로 노력이 필요할 뿐 누구나 이해할 수 있기에, 종교학을 통해서만 종교를 제대로 연구할 수 있다는 배타적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종교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유사성이 아닌 차이라고 강조하면서, 종교학자는 종교현상의 모든 맥락과 역사적 의미가 드러난 때까지 엄밀하고 꼼꼼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평생 종교학을 과학적이고 검증적인 학문으로 거듭나게 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한 가지 단상



한국에서 종교학은 두 부류의 사람들에 의해 난관에 봉착해 있는 듯 보인다. 한편에 종교학을 통해 궁극적 존재와 삶의 비밀을 발견하고야 말겠다는 '도사'급의 진지한 구도자들이 포진해 있다면, 그 반대편에는 종교학을 순진한 성도들의 신앙을 흔드는 종교다원주의의 사탄쯤으로 의심하는 다수의 근본주의적 기독교인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저자의 말대로 종교학의 목적이 지금 이곳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종교들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고 종교 간의 대화에서도 효율적인 통역사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면, 잘못된 우월감과 왜곡된 정보에 근거해 선교의 이름으로 타종교인에 대한 배척과 혐오를 자행하면서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는 한국교회에 가장 긴급하고 효과적인 치료제 중 하나는 바로 종교학이 아닐까? 독선과 불통으로 위기를 자초한 한국 기독교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더 탁월한 성서신학도, 더 심오한 조직신학도, 더 강력한 선교신학도 아닌, 가장 초보적인 종교학적 이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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