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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사회/정치경제사회

앨빈 토플러의 생각을 읽자 - 만화로 읽는 21세기 인문학 교과서 (조희원 글, 모해규 만화, 김영사 펴냄)

by 서음인 2020. 7. 5.

김영사에서 기획한 인문학의 생각읽기시리즈 중 첫 번째로 세상에 나온 앨빈 토플러의 생각을 읽자는 20세기 최고의 미래학자로 꼽히는 앨빈 토플러의 대표적 저서들을 만화의 형식에 담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지식정보시대라는 새로운 문명사의 흐름을 바탕으로 인류문명의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3의 물결권력이동을 비롯한 그의 주요 저서들에 담긴 탁월한 통찰들을 만나볼 수 있다.

 

토플러에 대해서는 3의 물결을 기정사실화하고 긍정 일변도로만 평가하면서 그 안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성공할 것인가에만 골몰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에 대한 비판의 시선이 엄존한다. 그러나 토플러 이후의 세계는 대체로 그가 예측한대로 지식정보 사회라는 방향으로 변화되어 왔으며, 따라서 우리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든 그 문제를 비판하기 위해서든 그의 생각을 아는 일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혁신적이기보다 지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토플러 사상의 정수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책의 내용을 요약해 앞으로의 공부와 비평을 위한 토대로 삼기로 한다.


 

1. 3의 물결

 

토플러는 문명의 발전 단계를 크게 세 단계의 물결로 나눈다. (1) ‘1의 물결은 농업 혁명이라 불리며, 수렵 · 채집 문명이 농경사회로 변하고 정착 생활을 하게 되면서 문명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혁명적 사회 변화를 지칭한다. (2) ‘2의 물결은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산업사회로의 변화를 지칭한다. 이는 대량생산, 대량분배, 대량분배, 대량교육, 대중문화, 대량살상무기에 기반하고 있으며, 표준화, 전문화, 동시화, 집중화, 극대화 중앙집권화라는 여섯 가지 원리로 움직인다. 이 물결은 핵가족화, 남성과 여성의 역할 분리, 생산과 소비의 분리,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시장의 등장, 빈부격차의 심화 등과 같은 결과를 낳았다. (3) ‘3의 물결은 지식정보화 사회 혹은 후기산업화 사회라고 불리며, 과학기술 · 사회 · 정보 영역의 총체적 변화를 수반한다. 생명과학이나 전자공학 등 첨단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한 기술혁신 ②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이 가져온 정보혁명 ③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을 이용하는 형태의 기술발전  탈 표준화되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매스미디어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작고 가변적인 조직으로의 변화 자조 운동이나 손수만들기(DIY) 같은 생산소비자(프로슈머) 활동의 활성화. 토플러는 이러한 3의 물결이 육체노동과 정신노동,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실행하는 보다 균형 잡힌 인간들과 더 인간적인 문명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2. 권력이동


권력의 세 가지 원천은 물리적인 힘, , 지식의 세 가지다. 이 중 물리적인 힘이나 부에는 한계가 있으나, 지식은 소진되는 법이 없을 뿐 아니라 누구나 소유할 수 있는 민주적인 권력의 원천이다. 1의 물결 시기에는 권력의 원천이 폭력이었고, 2의 물결 시기에는 그 원천이 법률이었다면, 3의 물결 시기에는 지식이 부와 권력의 창출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날  전자 카드나 모니터를 통해 거래되는 화폐는 그 자체로 하나의 '정보'라 할 수 있으며, 생산 역시 눈에 보이는 재화의 창출이 아닌 기업의 이미지 생산을 포함한 '지식'의 생산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이처럼 현재의 경제는 유형의 자산즉 생산수단이나 하드웨어로부터 무형의 자산 즉 지식이나 정보로 그 중심이 이행하고 있으며권력의 원천인 지식을 장악하기 위한 정보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3의 물결 시대에는 사회적 다양성이 이상으로 간주되지만 이는 외국인 혐오나 극단적 민족주의 같은 퇴행을 부르기도 한다. 결국 21세기의 주된 이념 투쟁은 21세기 민주주의와 11세기 암흑 체제 사이에서 전개될 것이다.

 


3. 부의 미래


토플러는 부를 만들어내는 방식, 즉 창출 시스템으로 역사를 구분한다. 1의 물결 시기의 부 창출 시스템이 만드는 것이고, 2의 물결 시기의 부 창출 시스템이 생산하는 것이라면, 3의 물결 시기에는 서비스하기’, ‘알기’, 경험하기가 부 창출 시스템의 핵심이다. 그러나 토플러는 어떠한 부 창출 시스템에도 적용될 수 있는 '시간' '공간' '지식'이라는 부 창출의 세 가지 심층기반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1)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고 지식이 노동의 가치를 좌우하는 현대에는 획일적인 노동시간이 큰 의미가 없으며, 지금은 각자 자신에게 알맞은 '맞춤형 시간'을 관리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2) 교통 기술의 발전과 인터넷의 사용으로 공간의 제약이 상당 부분 극복되었다. 부가 만들어지는 장소는 절대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아시에에서 유럽과 미국을 거쳐 다시 아시아로 돌아왔고이제는 지구를 떠나 우주를 향해 첫 발을 내디디려 하고 있다. (3) 오늘날 컴퓨터의 하드 드라이브나 웹사이트 등의 등장으로 지식의 저장 방식이 발전하면서 지식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 중 오늘날에 유용한 지식은 합의 · 일관성 · 권위 · 계시 · 지속성 등이 아닌 과학에 근거한 지식이며, 혁명적인 부의 미래는 과학을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달려 있다.

 


4. 불황을 넘어서


오늘날 경제의 두 가지 특징은 대규모 사회변동과 엄청나게 빨라진 변화의 속도다. 미래의 경제 위기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고, 훨씬 더 심각할 것이며, 경제 문제를 경제적인 것으로 한정해 설명하던 전통적인 경제 이론으로는 더 이상 해결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토플러가 말하는 경제 대재앙을 막기 위한 다섯 가지 전략은 경제 주체가 상실한 통제력을 찾아 줌으로서 글로벌 경제의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다국적 기업의 초국가적 통제가 필요하다. 식량 비축 시스템, 자원 비축 시스넴, 생존을 위한 보호 시스템과 같은 새롭고 전 세계적인 경제 안정 장치들이 필요하다 서비스 중심의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고용정책의수립이 필요하다. 정책결정과 시행 권한은 지방 정부와 개별 주체에게 넘겨주고 중앙 정부는 갈등을 조정하고 국가 전체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일을 맡아야 한다. 발생할 문제들을 선제적으로 예측해 대책을 세우기 위해 세계가 함께 움직이고, 장기적 대책을 세워야 하며, 소수자를 고려하고, 일반인들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

 


5. 전쟁과 반전쟁

 

1의 물결 시기의 전쟁이 주로 백병전이나 근접 전쟁의 모습을 띠었고, 2의 물결 시기에는 대량 파괴 · 대량 살육의 모습을 띠었다면, 3의 물결 시기의 전쟁은 첨단 무기가 동원된 하이테크 전쟁이 되었다. 3의 물결 전쟁의 특징은 ① '지식'이 파괴의 핵심 대상이 되었다. 주도권 장악이나 동기부여의 강화 같은 무형가치가 중요해졌다. 정보통신과 스마트 무기의 발달로 탈 대량화가 가능해졌다. 전문적 훈련을 받은 소수의 군인들만 전쟁에 직접 참여하고 본국에서는 정보 요원들이 그들을 엄호하고 전투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변화된다. 조직적 편재와 상명하복 대신 현지 지휘관의 자욜성이나 군대와 민간인들의 자발적 움직임이 강조된다. 군이 복잡해지는 만큼 시스템의 통합이 중요해진다. 전쟁의 속도가 중요해진다. 또한 제3의 물결 시대에는 지식 전사라 불리는 새로운 종류의 무사들이, 정보의 획득-처리-분배-보호라는 네 가지 지식 전략을 포괄적으로 수행한다. 1물결 시대는 노예제도가 전쟁 예방이나 폭력 완화를 담당했고 제2물결 시대는 조약과 협정이 그 역할을 담당했지만, 3물결 시대의 평화형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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