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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기독교/영성제자도

십자가 사랑 (송병구 지음, 한알의 밀알 펴냄), 십자가 순례 (송병구 지음, kmc 펴냄)

by 서음인 2016. 5. 30.

십자가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대속의 상징이자, 예수를 주로 고백하는 세계의 모든 교회가 함께 사용하는 기독교의 대표적 상징이기도 하다. 감리교 목사로 20 여 년 전부터 세계의 다양한 십자가를 모아 온 저자는 이 두 권의 책에서 그가 모아온 십자가들을 탄생, 사역, 수난 부활까지 이어지는 예수님의 생애와 가르침을 중심으로 (십자가 사랑), 생명-정의-평화라는 세 가지의 주제별로 (십자가 순례) 각각 분류하여 아름다운 글과 사진으로 소개한다. 저자는 이 각각의 십자가에는 뿌리와 역사가 있고 민족과 지역마다 고유한 얼굴이 담겨 있으며, 깊은 신앙과 영성을 형상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십자가들을 통해 세계교회가 얼마나 다양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로 일치를 이루고 있는지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다양성과 일치, 바로 그것이다!

 

얼마전 WCC 를 비난하는 사진들을 모아 놓은 블로그의 글 하나가 떠돌아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블로그의 주인장은 극단적인 세대주의 신앙을 가지고 세상의 모든 사건을 종말의 징조로 해석하는 사람이었는데, 그 글에서 그가 WCC 를 혼합주의로 정죄하는 근거 중 하나가 바로 총회에 전시된 다양한 십자가의 형태들이었다. 그분은 세대주의 종말론 특유의 음모론적 시각으로 나름의 전통을 가지고 현재도 세계의 몇몇 교회들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십자가들이 마치 죄다 사탄의 상징이나 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었다. 사탄의 사주를 받아 세계전복을 꿈꾼다는 비밀스럽고 희한한 단체에 대한 지식은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십자가 안에 담겨 있는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의 믿음과 소망,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하나됨을 보는데는 왜 그리도 무능한 것일까? 특정한 문화의 옷을 입고, 특정한 신앙체계에 의해 지지되며, 특정한 형태의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만이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는 것일까? 그분들에게 패트릭 존스턴이 쓴 유명한 책의 제목인 교회는 당신의 생각보다 큽니다 (패트릭 존스톤 지음, WEC 출판부) 를 빌어 “십자가는 당신의 생각보다 큽니다” 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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