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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기독교/영성제자도

복음에 안기다 (최병성 지음, 새물결플러스 펴냄)

by 서음인 2016. 5. 31.

1.장로교 목사요 사진작가이자 유명한 환경 운동가이기도 한 저자는 이 책에서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이 주는 놀라운 자유와 기쁨을 상실한 채 무거운 짐과 의무만 가득 지고 가는 힘겨운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이유는, 복음이란 예수를 처음 믿는 순간에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예수를 믿은 후에는 복음을 ‘장롱 깊숙이’ 넣어두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복음이란 매일 매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며, 한국교회가 거듭나는 길도 우리를 새롭게 하며 모든 억눌림으로부터 우리를 자유케 하는 은혜의 복음을 새롭게 되찾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2. 저자는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는 하나님의 은혜라는 선물을 받기 위해 신앙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요구되지도 않는 댓가를 열심히 지불하고 있는 성도들과, 사람들에게 은혜받기 위한 자격을 요구하면서 복음의 기쁜 소식을 훼방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가득하다고 말한다. 그들은 우리가 예배와 찬양과 기도, 혹은 선행과 같이 하나님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의 결과 구원과 축복을 얻게 된다고 믿고 가르치며, 이와 같이 행위로 자신을 증명하여 느끼는 자기만족을 통해서만 안정감과 확신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3. 그러나 복음이란 내가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드려야 하는가가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위해 무엇을 하셨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며,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에서 하나님의 기쁨이 되었다는 놀라운 희망의 소식이자, 우리에게 열심과 헌신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우던 모든 종교의 틀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는 해방의 메시지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러한 해방과 기쁨을 허락하신 하나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은 우리 손에 들린 예배나 찬양, 봉사나 선행과 같은 보잘 것 없는 선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 곧 예수가 내 삶에 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했는지 깨닫고 그분이 주신 값없는 은혜를 감사하고 그 안에서 기뻐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4. 그렇다면 이제 참된 그리스도인을 구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표지는 외적으로 드러나는 열심과 헌신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그분과 누리는 기쁨과 평화이며, 참된 신앙이란 종교적 행위를 열성적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나의 짐을 하나님께 맡기며 그분 안에서 쉼을 얻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영성이란 금식과 기도를 통해 나의 인내를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그분의 크신 사랑을 의뢰하기를 배우는 것이며, 신실한 그리스도인이란 종교적 도덕적으로 완전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매사에 그분을 의뢰하는 것을 배우는 사람일 것이다.

 

5. 이와 같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종교의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느라 지쳐버린 우리를 해방과 평화와 안식의 기쁜 소식, 즉 참된 복음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다. 아름다운 사진들과 어우러진 그의 온유하고 향기있는 글들을 읽노라니 문득 이 책이야말로 로마서 8장 1절에 기록된 바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들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라는 사도 바울의 위대한 선언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풀어쓰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6. 그러나 가끔 페이스북을 통해서 접하는 그의 모습은 이 책으로 만난 저자와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이렇게도 온유하고 아름다운 글과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저자를 그다지도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설대위 선교사의 책 만유의 으뜸이신 그리스도에서 읽은 다음과 같은 구절이 그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단 본문에 나오는 ‘세상 사람들’, ‘고난 받는 백성들’ 이라는 단어를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그러나 인간의 죄악으로 고통 받는 피조세계’ 로 바꾸어 읽는다면 더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예수님은 이러한 악한 세상에 노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사악함을 보고 격분하신 것입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분노는 긍휼의 일부이므로 용납될 뿐 아니라 고통과 잔인함, 폭력과 불의가 있는 곳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람이라면 고통에 찬 세상 사람들의 울음소리를 자신의 것으로 듣고 여기고 느끼기 원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긍휼에는 진정한 이해, 악에 대한 거룩한 분노, 고난 받는 백성과의 동일시가 모두 존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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