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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및 기타

팬데믹과 한국교회

by 서음인 2021. 9. 9.

강력한 전파력을 지닌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코로나 감염증이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드는 것 같다. 이 문제와 관련해 이번 주에 접했던 감염내과 전문의 엄중식 교수의 인터뷰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엄교수는 방역기준을 낮추고 코로나와의 공존을 준비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단호히 거부한다.

 

그는 지금같이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코로나와의 공존 정책은 필연적으로 노약자나 만성질환자 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연이은 사망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며, 이는 약한 자는 도태되고 강한 자만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야만으로 회귀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국이 앞으로 백신을 개발하게 된다면 선진국으로서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전세계에 백신을 공급해 국제적인 기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엄교수가 어떤 종교를 가졌는지 알지 못하지만,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를 우선시하고 가난한 세계까지 아울러야 한다는 그의 인터뷰는 코로나와 관련해 지금까지 들어왔던 여러 이야기중 기독교 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것 같다. 모두가 힘든 팬데믹 상황에서도 대면예배나 종교탄압 여부 같은 내부적 이슈에만 골몰할 뿐, 코로나로 고통 받는 교회 밖의 이웃들을 살피는 데는 철저하게 무능한 한국교회의 모습이 안타깝다. 교회는 세상을 섬기기를 포기하고 철저히 자신만을 챙기는 이기적 집단으로 변해 버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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