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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이야기

헨델의 메시야 음반 듣기

by 서음인 2021. 12. 13.

Thomas Beecham 지휘,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BMG, 1958

유진 구센스의 편곡을 사용한 대편성 연주로 드라마틱하고 화려하며 독창이 좋다. 현대 연주의 정교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교회음악의 카테고리를 넘어서는 보편적인 감동을 전해준다.

 

Leonard Bernstein 지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Westminster Choir,  Sony Classics, 1958

매우 느리고 낭만적인 취향의 대편성 연주로 특이하게도 크리스마스 파트와 부활절 파트로 나뉘어 있다. 나름의 정취가 있으나 최고의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Otto Klemperer 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EMI, 1964

클렘페레답게 시종일관 느린 템포와 장중한 톤으로 일관하는 우직하고 단단한 대편성 연주. 이 진지하고 고지식한 거인의 메시야에서 날렵함이나 즐거움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Karl Richter 지휘, 뮌헨 바흐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DG, 1964 (H)

리히터의 독일어 연주로 1972년 영어 연주와 비교해 더 엄숙하고 건조하게 들린다. 구조적으로 잘 다듬어진 고전 취향의 연주이며 딱딱하기는 하지만 낡은 느낌은 들지 않는다. 

 

Colin Davis 지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Philips, 1966

독창과 합창 관현악이 모두 좋은 현대악기에 의한 대편성 메시야 연주의 '표준'. 날렵한 리듬과 중용적인 템포, 견고한 음색으로 집중력있고 열정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Robert Shaw 지휘, 로버트 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BMG, 1966

오래 전에 녹음된 현대악기에 의한 대편성 연주이나, 의외로 템포나 리듬이 날렵하다. 연주 자체는 나쁘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연주나 감정에 과잉이 없어 편안하게 들린다. 

 

Charles Mackerras 지휘, 잉글리시 챔버 오케스트라, 암브로시안 싱어스, EMI, 1967 (H)

독일어 버전을 녹음했던 마케라스가 영국 연주단체와 만들어낸 메시야. 시종 약간 느린 템포를 유지하며,  해석에서는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독일어 연주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인다.

 

Karl Richter 지휘,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존 알디스 합창단,  DG, 1972

바흐 음악의 대가가 연주한 장엄하고 숭고한 메시야. 독일어판보다 더 밝고 세련된 연주를 선보인다. 독창 합창 관현악이 다 좋으며 구조적 조형감도 탁월한 고전적 감성의 연주다. 

 

Charles Mackerras 지휘, ORF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ARCHIV, 1974

호주 출신 지휘자가 독일 연주자들과 연주한 독일어판 메시야. 느린 템포로 진행되는 연주는  조금 무겁고 딱딱한 편이며, 관악을 강조한 모차르트의 편곡은 조금 화려하게 들린다.

 

Raymond Leppard 지휘, 잉글리시 챔버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ERATO, 1974

현대악기를 사용한 영국의 챔버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연주한 메시야. 약간 느린 템포에 장중한 분위기를 풍기는 연주이나 곡에 따라 속도와 강약, 감정의 진폭이 제법 있다. 

 

Christopher Hogwood, 고음악 아카데미, 크라이스트처치 합창단, L'OISEAU-LYRE, 1980

시대악기와 보이 소프라노/카운터테너 그리고 고음악 전문 독창자들이 빚어낸 아름답고 청아한 메시야. 강렬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부드럽고 잔잔하게 전해지는 감동의 크기가 적지 않다. 

 

John Eliott Gardiner 지휘,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트, 몬테베르디 합창단,  DECCA, 1982

군살과 기름기를 쫙 뺀 순음악적 메시야. 빠른 템포와 간결한 표현으로 명쾌하고 생동감 넘치는 연주를 들려준다. 종교적이거나 감정적인 연주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

 

Ton Koopman 지휘, Amsterdam Baroque Orchestra, The Sixteen, ERATO, 1983

쿠프만과 ‘더 식스틴’이 함께 한 소규모 정격연주. 실황녹음임에도 코프만의 하프시코드가 리드하는 깔끔한 관현악과 '더 식스틴' 합창단의 정교한 앙상블이 돋보인다. 독창도 괜찮다. 

 

Gerog Solti 지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DECCA, 1985

 솔티의 오페라같은 메시야. 템포는 빠르지 않지만 확신있게 밀어붙이며 강약의 다이나믹이 크다. ‘절도 있게’ 들리는 합창과 관현악이 인상적이지만, 힘이 가득 들어간 독창은 별로다.

 

Andrew Davis 지휘, 토론토 심포니 오케스트라, 토론토 멘델스존 합창단. EMI, 1986 (H)

대규모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에 의한 장대하고 낭만적인 메시야 연주의 전형. 뛰어난 독창과 합창 및 지휘자가 편곡한 힘찬 관현악이 함께 어우러져 웅장하고 감동적인 연주를 들려 준다. 

 

Trevor Pinnock 지휘, 잉글리시 콘서트와 합창단, ARCHIV, 1988

적절한 템포에 현대적인 날렵함과 샤프함뿐 아니라 원전연주에 결핍되기 쉬운 따뜻함과 풍성함까지 구비한 매력 넘치는 메시야. 시대악기 연주의 한 정점이라 할 만 하다.

 

Andrew Parrott 지휘, Taverner Consort & Players, Virgin Classics, 1988

시대악기로 연주한 상쾌하고 아름다운 메시야. 독창과 합창, 관현악까지 혼연일체가 되어 넉넉한 템포에 적절한 리듬감으로 군더더기 없는 깨끗하고 투명한 연주를 들려준다.

 

Helmuth Rilling 지휘, Gȁchinger Kantorei Stuttgart, Bach-Collegium Stuttgart, Hȁnssler Classic, 1991

모차르트의 편곡판을 사용한 독일어 원전연주로, Mackerras의 편곡판 연주보다 더 자연스럽게 들린다. 종교음악 전문가인 릴링의 역량이 빛나는 깔끔하고 세련된 메시야.

 

Richard Hickox, Collegium Musicum 90, CHANDOS, 1991

시대악기와 소규모 합창단이 들려주는 진지하고 절제된 메시야. 원전연주임에도 합창과 독창과 관현악이 모두 가볍고 경쾌하기보다 차분하고 견고한 경질의 연주를 들려준다.   

 

 

스콜라스 바로크 앙상블, NAXOS, 1992

열 다섯 명의 기악연주로 열 네 명의 미니 합창단이 부른 메시야. 독창곡도 모두 합창단 멤버들이 부른다. 더블린 판을 사용해 초연 당시의 고증에 충실한 깔끔하지만 박력있는 연주.

 

 

William Christie 지휘, 레 자르 플로리상, HMF, 1993

합창과 독창, 관현악이 모두 뛰어난 아름다운 원전연주 메시야. 템포는 조금 빠른 편이지만 절제되고 세밀한 연주로 곡에 내재한 명상적이고 종교적인 아름다움을 잘 드러냈다. 

 

 

Stephen Cleobury 지휘, 브란덴부르그 콘소트, 킹스 칼리지 합창단, Brilliant Classics, 1994

보이 소프라노/카운터테너를 포함해 남성으로만 구성된 킹스 칼리지 합창단이 들려주는 실황. 선명한 시대악기와 아름다운 합창, 그리고 놀라운 독창진이 선사하는 조화의 감동이 대단하다.

 

Masaaki Suzuki 지휘, 바흐 콜레기움 재팬, BIS, 1996 (H)

빠르지 않은 템포의 차분하고 섬세한 메시아. 종교적 감성으로 충만한 연주로 합창과 관현악이 좋다. 예수 탄생의 드라마라기보다 메시아의 탄생의 의미에 대한 차분한 명상에 가깝다.  

 

 

Paul Mccreesh 지휘, Gabrieli Consort & Players, ARCHIV, 1996

시대악기로 연주한 박력 넘치는 메시야. 독창, 합창, 오케스트라가 모두 좋으며 울림이 풍성한 소리를 들려준다.  폭풍우가 휘몰아치듯 매우 빠르고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는 예수 탄생 이야기. 

 

Marc Minkowsky 지휘, Choeur des Musiciens de Louvre, Les Musiciens de Louvre, ARCHIV, 1997

시대악기 연주로 일단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템포가 빠르다. 일견 무지막지하게 몰아치는 것처럼 들리지만, 잘 들어보면 연주 자체는 의외로 가볍고 정교하다. 독창도 좋다. 

 

Harry Christophers 지휘, 더 식스틴 합창단 및 오케스트라, Hyperion, 1997

유명한 고음악 단체인 ‘더 식스틴’이 연주한 메시야. 넉넉한 템포로 무난한 해석과 연주를 들려주나, 시대연주다운 독특함이나 임팩트는 부족하다. 합창의 다이나믹은 좋다. 

 

박치용 지휘, 서울 모테트 합창단,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SMC, 1999/2004

국내 연주단체인 서울 모테트 합창단이 라이브로 연주한 메시야. 영어판(1999년)과 한글 하이라이트 판(2004)이 들어있다. 무난한 연주이나 가끔씩 미세한 삐꺽거림이 있다.

 

Nikolaus Harnoncourt 지휘, 콘센투스 뮤지쿠스 빈, 아놀드 쇤베르크 합창단, DHM, 2004

아르농쿠르가 연주한 '괴팍한' 메시야. 시대악기 연주임에도 느리고 장중한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레가토가 심하고 템포와 악기선정,  프레이징이 독특하다. 매니아/컬렉터가 아니면 비추. 

 

Martin Neavy 지휘, London Handel Orchestra, Winchester Cathedral Choir, Sanctuary Classics. 2004 (H)

비교적 느린 템포에 여유롭고 따스한 느낌의 연주이나 무난할 뿐 특별히 인상에 남을 정도로 특출하지는 않다. 가끔 미세하게 뒤뚱거린다. 

 

Edward Higginbottom 지휘, 뉴 칼리지 합창단, 고음악 아카데미, NAXOS, 2006

시대악기로 연주하는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메시야. 성악과 관현악이 모두 경쾌한 템포로 일체의 과시적 기교가 배제된 깔끔한 연주를 들려준다. 독창의 많은 부분을 보이 소프라노가 부른다. 

 

Rene Jacobs 지휘, 프라이부르거 바로크 오케스트라, 클레어 칼리지 합창단, HMF, 2007

다이나믹하고 즐거운 메시야. 템포는 빠른 편이며 해석이나 연주가 파격적일 정도로 창조적이고 자유롭다. 엄숙한 교회 예배가 아닌 떠들썩한 축제마당에 어울릴 법한 연주.

 

John Rutter 지휘, 캠브리지 싱어스,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Collegium, 2007

'루터스럽게' 깨끗하고 매끈하게 다듬어진 메시아로 특히 합창이 좋다. 종교적 서정도 풍부해 교회에서 성탄절 축하용으로 듣기에 딱 좋을 만한 메시야.

 

]Jordi Savall 지휘, 르 콩세르 드 나시옹, ALIA VOX, 2017

시대악기와 소규모 합창단이 쾌적한 템포로 연주하는 따뜻하면서도 활기찬 메시야. 관현악은 부드럽고 상쾌하며, 합창은 경쾌하고 아름답다. 일부 독창자는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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