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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이야기

팔레스트리나, 교황 마르첼리 미사 (Missa Papae Marcelli)

by 서음인 2016. 6. 1.

고등학교 시절 LP 로 처음 접했던 팔레스트리나의 "교황 마르첼리 미사 "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순수한 인간의 목소리로 빛어내는 앙상블이 그렇게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이 노래를 통해 처음 알았으니까. 르네상스 시대의 무반주 미사곡들이 대개 엄숙하고 숭고한 느낌을 준다면, 이 곡은 편안하고 따뜻할 뿐 아니라 너무도 아름다워 마치 천사의 음성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젋은 시절 한때는  이 곡을 너무도 좋아한 나머지  거의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이 노래 전곡을 다 듣고  하루를 시작했던 때도 있었다.

 

오랫동안 사랑해 왔던 음악인 만큼 아마존에까지 주문해 가면서 제법 많은 음반들을 모아 왔지만  구녹음(1990) 과 신녹음(2007), 그리고  팔레스트리나 서거 400년 기념 실황음반(1994) 등 Gimell 레이블로 총 3번의 녹음을 남긴, 현재 르네상스 종교 합창음악 최고의 연주단체로 군림하고 있는 탈리스 스콜라스의  연주를 능가하는 음반은 없다고 생각해 왔다. 선명하고 아름다운 음색과 절묘한 앙상블을 자랑하는 이 연주단체의 특성이 이 음악의 특성과 잘 맞기 때문이 아닐까? 그중에서도 구녹음(1990) 에서 그들이 들려주는 그 아름다운 앙상블과 독특한 울림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다.

 

평소 이 노래에는 카운터 테너가 섞인 남성만의 앙상블보다는 남녀가 섞인 혼성합창단이 제격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최근 우연히 집어든, Paolo da Col 지휘의 Odhecaton 이라는 생소한 단체가 연주하는 음반 하나가 이런 생각을 바꾸게 했다. 마치 건설현장에서 막 일하다 나온 것과 같이 생긴 아저씨(!) 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그러나 놀랍도록 투명한 음색과 기막힌 앙상블로 이 노래를 너무도 아름답게 들려주고 있었다. 아마 당분간 첫사랑인 탈리스 스콜라스를 떠나 이 험상궂은(?)  아저씨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될 것 같다~~^^ (2011, 2)

 

구녹음

신녹음

실황녹음

Odheca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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