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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기독교/주석강해

예레미야서의 해석과 신학 (김창대 지음, 새물결플러스 펴냄)

by 서음인 2023. 7. 22.

『예레미야서의 해석과 신학』은 서울대와 총신대에서 공부하고 미국 트리니티 신학교에서 예레미야서를 전공한 후 현재 안양대학교에 재직중인 저자가 쓴 예레미야 연구서다. 저자의 학문적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복음주의권 예레미야서 연구의 최근 경향을 충실하게 반영한다. 이는 이 책이 주로 최종 본문의 문학적/수사적 분석에 집중하면서 그 신학적 의미를 탐구하기 위해 노력하며, 본문 배후의 삶의 자리나 본문의 전승과정과 같은 비평적 이슈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저자는 예레미야서가 일관된 내용과 구성을 갖춘 통일성 있는 책이라고 강조하며, 신학적으로는 파기된 기존 언약들을 회복하고 완성시킬 새로운 언약에 집중한다.
 
저자의 관심은 이스라엘 역사를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성품과 파멸해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새 언약에 대한 신학적 통찰에 있다. 저자에 따르면 예레미야가 강조하는 하나님의 성품은 인애와 공의와 의다. 하나님은 새 언약의 중보자로 세우신 예레미야를 통해 인애와 공의와 의의 열매를 맺지 못함으로서 언약을 위반한 유다를 바벨론을 도구로 삼아 심판하시겠다고 선포한다. 그러나 실제로 유다의 파멸이 임하자 예레미야는 하나님께서 교만한 죄의 세력인 바벨론 역시 심판하시리고 선포한다. 그리고 유다의 남은 자들을 포로에서 되돌리시고 그들의 죄를 용서하신 후 그들과 마음의 변화를 동반하는 새로운 언약을 세우시리라고 약속한다. 이러한 새 언약은 단순히 과거 언약의 회복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에 기반하고 새로운 창조질서를 동반하는 전적으로 새로운 언약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언약에 들어갈 자들은, 흠 없고 완전한 의인들이 아니라 눈먼 자와 다리 저는 자와 해산하는 여인과 눈물을 흘리는 자들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하나님의 성품과 그 성품에 근거한 새 언약이라는 시각에서  예레미야서 전체의 구조와 메시지를 성실하고 꼼꼼하게 해설해 나간다는 데 있다. 그러나 주로 구조적 수사적 관점에서 본문에 접근하다보니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삶과 목소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데는 미흡함이 있다. 함께 읽었던 로버트 데비빗슨의 DSB 주석과 비교해보면 이 차이점이 잘 드러난다. 때때로 개혁주의 장로교의 교리적 영향을 강하게 받은 듯한 의아한 해석들이 눈에 거슬리기도 한다. 예레미야서 이해에 많은 도움을 주는 좋은 책이지만 성서의 이해에서 ‘삶의 자리’에 대한 관심이 가지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반면교사이기도 하다.
 

 
 

pp 25 예레미야서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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