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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의사!

아버지 백내장을 수술해 드리다 (2023년 9월 12-13일)

by 서음인 2023. 9. 14.

저는 백내장 수술을 주업으로 하는 안과의사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수많은 환자들의 눈에 칼을 대가며 살아왔지요. 그중에서도 어제와 오늘은 수술자로 살아온 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날입니다. 아버지의 양안 백내장을 수술해 드렸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이 기념으로 사진 몇 장 찍어주었습니다.

사실 수술전부터 아버지의 눈을 수술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긴장되거나 떨리지 않아 오히려 제 스스로에게 조금 놀랐습니다. 부모의 눈을 수술하면서도 평상심이 유지되는 것을 보니 제가 수술자로 오래 살아오긴 했나 봅니다. 물론 수술은 양안 모두 아주 잘됐고 결과도 매우 좋을 것 같네요!

제게 하나님 ‘아버지’는 일방적 강요나 엄격한 훈육이 아니라 진심어린 설득과 끝없는 신뢰로 자녀를 대하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이런 제 하나님像은 바로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제게 각인된 것입니다. 사실 아버지가 기독교 신앙을 가지신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기독교인이 되기 전의 아버지를 통해서 이미 성서가 계시하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과 환대를 보았습니다.

제가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난 것은 제 인생에 주어진 가장 큰 복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제 손으로 아버지의 눈을 수술해 드리게 되니 너무 기쁩니다. 밝은 눈으로 건강히 오래 사시길 소망할 뿐입니다!

# 9월 14일      수술 후 첫날 검사결과가 양안 모두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 알고보니 2013년 오늘이 부모님의 한신교회 새신자 수료식 날이었군요. 여러 가지로 의미있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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