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에 별(?)이 네 개 달렸습니다! 월드컵 우승횟수는 아니고 발등에 떨어진 과제 네 가지입니다. 일과가 끝난 후에도 오밤중까지 클리닉에 앉아 있으니 적어도 심심할 일은 없어 좋네요.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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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공예배 기도문은 거의 다 썼고 정리만 하면 되겠습니다. 2002년 해남에서 근무하기 시작했을 때 해남읍교회 예배에서 처음 접했던 대표기도를 잊지 못합니다. 유창하지만 가끔 중언부언하며 옆길(?)로 새기도 하는 대표기도에 익숙해 있던 제게 연세가 지긋한 장로님이 드리는 간결하고 깔끔한 기도는 충격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미리 기도문을 써서 읽으신 것이라고 했습니다. 요즘은 다 그렇게 하지만 그때만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죠. 그날 이후 저도 기도문을 미리 써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간 쓴 기도문을 모아 블로그에 정리해 놓았고 큰 도움이 됩니다.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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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상> 마지막 기고글은 엘리자베스 쉬슬러 피오렌자의 <돌이 아니라 빵을>과 레티 러셀의 <공정한 환대>를 다룹니다. 두 분은 ‘의심’과 ‘환대’라는 제 성서해석의 두 가지 원칙을 가르쳐주신 스승들입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공교롭게도 두 분 다 여성신학자이시네요. 오랜만에 저자들의 책을 찬찬히 살펴보니 젊은 날 열심히 읽고 기록했던 내용들이 어디 안가고 내 신앙과 사유의 저변에 깊이 녹아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사진 3) 치열한 공부와 노력이 망각의 심연 속으로 허망하게 사라지는 줄로만 알았더니 ….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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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묻고 답하기’ 모임에서 유대교학자 요람 하조니가 쓴 <에스더서로 고찰하는 하나님과 정치>를 참고서로 에스더서를 함께 읽고 있습니다. 저자는 정치권력을 상실하고 자신들의 종교적 문화적 정체성을 감춘 채 유배지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야 했던 유대인들이, 신학이나 종교 의례가 아닌 생존이라는 절박한 문제에 직면해 어떻게 유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정치적 업적을 이루어냈는지 살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말합니다. “성인이 된 세상”에서 “하나님 없이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꼭 필요한 통찰과 지혜를 담은 책입니다. (사진 4) 더 열심히 공부해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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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 가톨릭 성당에서 열릴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와 관련된 열여섯 번째 강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열렸던 열다섯 차례의 북토크/강연은 한 차례도 동일한 성격의 청중들을 만난 적이 없었을 만큼 한 번 한 번이 모두 경계를 넘어서는 모험의 여정이었습니다. 여러 독서모임, 기독운동단체, 목회자 공부모임, 학생선교단체, 기독의사 모임, 다양한 지역교회들, 신학대학, 일반대학을 넘어 이제 가톨릭 교회까지 도달했습니다.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키프리아누스를 넘어 ‘숨겨진 그리스도인’(crypto-christian)을 주창했던 가톨릭 신학자 칼 라너 이야기와, 현대 교회론의 고전 <교회의 모델>에서 저자 에버리 덜레스 추기경이 들려주는 가톨릭 교회와 개신교회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사진 5) 마지막 미답지가 내가 속한 합동측 교회인데 ….. 불러주셔도 뭔가 불편할 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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