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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모짜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과 하나님의 미소

by 서음인 2016. 6. 1.

혹자는 “바흐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준다면, 모차르트는 하나님의 미소를 전해준다” 라고 말합니다. 칼 바르트가 쓴 모차르트 이야기(칼 바르트 지음, 한들출판사 刊)에서 저자는 “모짜르트는 음악을 통해 어떤 것을 말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단지 노래하고 연주하는 것이다. 그는 청중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으며 어떤 결정이나 입장을 천명할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는 단지 청중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다.” 라고 이야기했지요. 

칼 뵘이 지휘하고 Gundola Janowitz, Edith Marthis 가 노래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음반을 듣다보면 이러한 말들에 대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부부간의 갈등이나 남자의 바람기와 같은 지극히 세속적인 주제를 다루는 이 오페라의 아리아나 중창들마저도 왜 하나님의 미소요, 자유처럼 느껴지는 것인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아마도 그래서 모짜르트를 특히 좋아했던 신학자 칼 바르트가 천국에 가면 어거스틴이나 루터, 칼빈보다 먼저 모짜르트의 안부를 묻겠다고 하지 않았을까요? 

그러고보니, 영화 쇼섕크 탈출에서 감옥이라는 현실에 갇혀 꿈을 잃어버린 죄수들에게 감옥 밖의 세상이라는 아름다운 꿈, 더 나아가 현상을 넘어선 초월적 질서에의 동경을 일깨워줬던 음악도 바로 이 오페라에 나오는 유명한 노래인 편지의 이중창이었다는 사실이 문득 떠오릅니다. (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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