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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기독교/선교

단기 선교에서 배우는 하나님 (전희근 지음, 생명의 말씀사 펴냄)

by 서음인 2016. 6. 1.

집 근처에 생명의 말씀사가 있다 보니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자주 들르는 편이다. 며칠 전 그곳에서 할인서적 코너를 둘러보던 중 눈에 번쩍 띄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을 발견했다. 펴들고 읽다 보니 저자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방사선과 의사로 일하시는 장로님이다. 두말없이 책을 집어 들고 계산하려고 보니 책값이 1000원이란다! 자세히 살펴보니 초판일자가 1996년도이고 손에 들고 있는 책은 2010년 3월에 4 쇄로 발행된 제법 연조가 있는 책이었다. 1000원에 이런 횡재를 할 줄이야....

 

이 책은 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방사선과 의사로 일하는 저자가 1984년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을 시작으로 12년간 1년에 2-3주간의 단기의료선교에 참여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기록한 책이다. 저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3년여의 기간 동안 비전케어 사역을 통해 비슷한 상황에 접했던 나로서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며 공감 가는 내용들이 많다. 더구나 이런 종류의 책에 흔히 있을 법한 과장이나 허세 없이 담담하면서도 정확한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저자의 진솔한 인격을 보여주는 것 같아 더욱 신뢰감을 준다.

 

저자는 2주일의 짧은 봉사를 위해 많은 시간과 경비를 들여가며 그렇게 먼 나라까지 찾아가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느냐 하는 질문에 대해, 값비싼 향유를 깨뜨려 예수님의 발을 씻은 마리아처럼 사랑하는 예수님께 온 마음과 정성을 쏟아붓는 행위 자체가 귀한 것이며, 어찌 보면 낭비요 미련해 보였던 마리아의 행위를 기꺼이 받아 주셨던 예수님이 이러한 단기사역도 기쁘게 받아 주시리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의료사역이 선교를 위한 수단일 뿐 선교 자체가 아니라는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면서, 선교지에서 병자를 치료하거나 가난한 사람을 도와줄 때 예수님이 가지셨던 사랑과 긍휼의 마음을 가져야 하며, 도와주니까 믿으라는 식의 접근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단기선교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유익중 하나는 현지에 있는 선교사님들과의 만남일 것이다. 처음에는 선교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분들을 만나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저자의 말대로 하나님께서 그런 분들을 사용하셔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신다는 것을 차차로 깨닫게 되었다. 또한 나 역시 캠프를 통해 하나님의 부르심과 은혜를 체험했기에, 세계 각지로 선교여행을 다니다 보면 하나님의 음성을 더 자주 가깝게 듣게 된다는 저자의 고백과 경험에도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비행기 타는 것을 겁내고 두려워하던 저자가 이제는 기쁜 마음으로 선교지로의 장거리 비행기 비행을 즐기게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게 된 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나에게도 허락해 주신 바로 그 은혜가 아닌가!!

 

마지막으로, 지은이가 케냐의 펜웩 선교병원 입구에서 보았다는 한 마디가 이책의 결론이자 모든 의료 사역자들의 모토가 되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We treat, Jesus heal (우리가 치료하지만 낫게 하는 분은 예수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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