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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예술/기타

마구의 역사 - 투수의 생존을 위한 전쟁 그리고 전략 (최정식 지음, 브레인스토밍 펴냄)

by 서음인 2016. 6. 1.
1990년부터 25년간 한 스포츠신문의 야구기자로 일해오고 있는 저자는 야구가 조셉 캠벨이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서 설파한 출발과 입문, 그리고 귀환의 과정을 거치는 영웅 신화의 구조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스포츠라고 말한다. 타자가 집(home)을 출발해 갖은 난관을 거치고 다시 집으로 귀환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 매 이닝, 매 경기가 작은 영웅담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영웅담에서 투수가 맡은 역할은 타자라는 이름의 ‘주인공’ 혹은 ‘영웅’에 맞서는 안타고니스트이며, 타자와의 대결을 통해 게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투수라는 존재가 없다면 야구라는 스토리가 지금처럼 드라마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의 제목인 <마구의 역사>에서 ‘마구’는 ‘타자가 치지 못하는 공을 던지고 싶다’는 투수들의 열망을 상징한다.

저자는 전 OB 투구 이광우가 포크볼을 던지기 위해 집게와 가운데손가락 사이를 째는 수술을 받는 것을 보면서 타자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한 이 안타고니스트들의 투쟁 이야기를 정리해 보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결심의 열매로 태어난 이 책에서 저자는 태동기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야구의 여러 시대(태동 시대 - 데드볼 시대 - 라이브볼 시대 - 통합 시대 - 확장 시대 - 프리에이전트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투수들이 어떤 노력과 변신을 했는지, 어떻게 새로운 구질과 대결방법을 개발해 타자와 싸워 왔는지 흥미롭게 서술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흥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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