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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기행

2008년 생일도 정자나무 아래 안과진료 사역記

by 서음인 2016. 6. 15.

여름의 초입에 접어든 어느 주일 오후, 청년부 예배에 참석하여 권력을 상징하는 맨 뒷자리에 근엄하게 앉아 있는 나에게 외모나 분위기에서 ‘진지’ 모드를 물씬 풍기는 한 청년이 다가와서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집사님 저, 낙도선교 가는데 동행할 수 있으세요?”

나는 “요즘 같은 가벼운 세대에 참 진지한 청년도 다 있다” 고 생각하며 아마도 어려울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그들이 품기를 원하는 섬 생일도는 바로 제 거주지인 해남에서 두 시간 정도에 당도할 수 있는 거리였고, 나는 파트타임으로라도 그들과 동행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진지’ 청년에게 OK를 외쳤습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청년부 낙도선교팀 및 생일도와의 인연은 나에게 즐겁고 가슴 벅찬, 그리고 뭉클한 여름을 선사했습니다.

 

성지회 시절 이후 오랜 만에 잠시 동안이나마 시골에서 땀흘리며 사역하는 기쁨을 맛보았고, 제 거주지와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섬 생일도가 긴 세월동안 거의 복음의 불모지나 다름없이 방치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열악한 상황 가운데도 이름도 빛도 없이 30년 동안 한결같이 제단을 지키시는 신실한 주의 종이 계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신실하고 열정 있는 귀한 청년들과 개인적인 교제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은 참으로 기쁜 경험이었습니다.


아 참, 처음에 나에게 말을 걸었던 ‘진지’ 청년이 알고 보니 안드로메다에서 왔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는 사실, 그리고 겪어 보니 과연 소문대로 경력이나 행태가 결코 범상치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소문이 사실이었는지 지구인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이번 낙도팀을 잘 이끌어 준 진우 형제!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오늘 주로 둘째 날 있었던 마을 정자나무 아래에서의 진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어볼까 합니다. 이곳 해남에 와서 낙도로 무료봉사도 제법 다녀 보았고 의료환경이 열악하다는 몽골에 단기의료선교도 다녀왔지만, 그런 저에게도 정자나무 아래에서의 진료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 정말로 특별하고 즐거운 추억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저에게 이렇게 귀한 사역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진우형제를 비롯한 낙도팀과 사랑하는 후배들인 청년공동체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이제 시작합니다. (20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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