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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기행

2009년 몽골 단기의료선교(FEC) 斷想(2) – 모험으로 사는 인생

by 서음인 2016. 6. 14.

뷰티풀 마인드의 교훈, 전문가가 되라


이번에 우리와 함께 협력하여 사역한 음악선교팀 뷰티풀 마인드(beautiful mind) 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기타, 성악으로 구성되었으며, 최고의 학력, 경력을 갖춘 현직 대학교수나 강사들이 참여한 팀이다. 그분들은 수술실이든, 허름한 학교 건물이든, 교회든 그들을 필요로 하는 곳에는 어디든지 달려가서 아름다운 연주들을 들려주고 있었다. 그분들의 연주가 사람들에게 진정한 감동을 준 이유는 이러한 아름다운 헌신의 마음씨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그분들이 진짜 프로였고 연주 자체가 너무도 훌륭했기 때문이다하나님은 헌신과 순종의 마음이 있다면 누구를 통하여서든 영광 받으시는 분이시다. 그러나 꼭 의료와 같은 전문 분야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영역에서 프로가 될 때 하나님께서 그 사람을 더 유용하게 쓰시지 않겠는가나는 선교와 관련도 없고 관심도 없다고? 하나님이 당신의 일생을 어떻게 인도하실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는 아니라고 장담하다가 나중에 후회 말고 미리미리 준비하시길.




UBMK(울란바타르 선교사 자녀학교) 방문

 

25일 오전에는 나를 포함한 봉사팀 7명이 우리교회출신 오 박시가 사역하시는 UBMK 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의 시력검사와 안과진료를 시행하였다. 고등부 때부터 시작하여 성지, 청년부 시절에 이르기까지 10년 이상 계속 가르침을 받으며 지금까지도 신앙의 스승으로 존경하는 오 박시의 사역지에 꼭 가보고 싶었기에 개인적으로 이 방문은 너무도 감격스러웠다. 오래 전 청년 주일학교 반사와 까까머리 고등학생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던 두 사람이 25년후 몽골의 울란바타르에서 반백의 선교사와 단기선교봉사자로 만나게 되다니!! 아마 오 박시도 젊은 날 심혈을 기울여 가르치고 훈련시킨 제자의 방문을 기뻐하고 자랑스러워 하셨으리라고 믿는다.


오 박시와 대화를 나누는 중 학교의 재정이 그다지 넉넉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 학교가 특정 교회나 교단소속이 아니라 초교파적으로 운영되는 학교라는 것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는 말에 공감했다. 대개의 교회들이 선교의 영역에서도 자신의 이름이 전면에 드러나는 일에는 열심이지만 자신의 이름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사역, 교회간 혹은 초교파적인 협력이 필요한 사역에는 좀 소극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우리의 선교사역을 통해 궁극적으로 드러나야 하는 것이 교회의 이름이 아닌 하나님의 영광이라면, 그리고 우리의 선교가 좀더 전략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존재한다면, 한국교회가 VCS UBMK 와 같은 초교파적인 사역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질긴 쇠고기와 선교

 

몽골의 쇠고기는 질기다. 나이프로 잘 잘리지도 않고 씹는 느낌도 마치 가죽을 씹는 것 같다. 한마디로 맛이 없다. 사료곡물을 전혀 먹이지 않고 순수하게 방목해서 키우다 보니 육질 사이에 미세하게 침착하는 미세지방성분(마블링)이 적기 때문이다. 우리의 입맛은 이미 사료곡식을 듬뿍 먹여 마블링이 좋은 고급 쇠고기에 길들여져 있어서 지방이 적은 쇠고기를 견디지 못한다. 그게 선교와 무슨 관계가 있냐고?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에 의하면 오늘날 세계의 모든 땅 가운데 약 1/4이 소와 다른 가축의 방목지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은 농경지로 충분히 전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주에게 훨씬 많은 수입을 보장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목초지로 만든 곳들이다. 그리고 그나마 남아있는 농경지 중에도 미국전체의 70%, 세계적으로 보자면 1/3은 가축의 사료를 재배하는데 이용된다. 그리고 이렇게 광범위한 목초지에서 키워진 소들은, 역시 광범위한 농경지에서 재배된 사료로 살찌워져서 마블링이 좋은 고급 쇠고기가 되어 우리의 식탁에 오른다. 그러나 그 동안에 세계에서 가장 복음화되지 않은 지역에 사는 수많은 가난한 사람들은 기아선상에서 헤메이며 죽어가고 있다. 문명비평가인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책 육식의 종말 에서 이러한 현상을 새로운 형태의 인류악 으로 개탄한다. 만약 이 목초지들이 농경지로 전환된다면 단위 면적당 5배의 단백질을 더 생산할 수 있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복음화율이 저조한 지역은 대체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과 일치한다. 이 말은 복음의 전파를 위해서는 빈곤 문제의 해결이 필수적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인식하고 관심을 가지는 일도 훌륭한 선교적 마인드요 사역의 시작이 될 것이다.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말마따나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지혹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감수성의 부재야 말로 참된 의미의 악일 테니까.



 

결론 ; 모험으로 사는 인생

 

스위스의 저명한 기독교 저술가이자 의사인 폴 트루니에는 그의 대표작 모험으로 사는 인생 에서 인간에게는 모험의 본능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모든 생명체는 기본적으로 위험을 회피하고 편안함을 추구하려는 성향을 가지게 되지만, 인간만은 편안한 자리를 뛰쳐나와 모험을 추구하려는 본능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어자피 우리의 인생 자체가 하나의 모험이요 항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무엇을 목표로 이 모험을 행해야 하는가를 질문해야 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만약 하나님이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원하신다면 우리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하실것 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께로부터 위대한 결과를 기대하십시오, 하나님을 위해 위대한 일을 시도하십시오(Expect great things from God, Attenpt great things for God) 를 외치며 인도로 뛰어든 현대선교의 아버지 윌리엄 케리의 삶이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몇 번의 단기의료선교를 다녀온 지금, 변화를 싫어하고 극단적으로 안정만을 추구하며 살아왔던 나는, 인생은 모험이라는 폴 트루니에의 말과 하나님을 위해 위대한 일을 시도하라는 윌리엄 케리의 심정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멋진 모험을 다시 한번 체험하기 위해 나와 내 아내는 8월 우간다의 쿠밍 지역으로 단기 의료선교(Free Eye Camp) 를 떠나기로 결정하였다.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위대한 결과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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