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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기행

2009년 몽골 단기의료선교(FEC) 斷想(1) – 누떼 네게레

by 서음인 2016. 6. 14.

도착 기도문


하나님!

그동안 준비하고 기도했던 몽골 VCS camp에 작년과는 달리

모래바람으로 인한 연착 없이 무사히 도착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친히 이 땅에 보내시고,

예수님께서 우리 가운데서 친히 사역하시며,

성령님께서 우리를 도와 친히 활동하시는 것을 기억합니다.

우리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에 겸손히 동참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우리가 먼저 믿었다고, 조금 더 가졌다고 교만한 마음을 가지지 말게 하시고,

오히려 사함 받은 죄인의 심정, 애통하는 세리의 심정을 품게 하시며,

그리스도의 사랑과 섬김의 정신으로 몽골의 형제들을 대하게 해 주십시오..

 

우리의 입과 손과 마음을 지켜 주시어서,

우리의 말과 행동과 치료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만이 온전히 드러날 수 있도록,

예수님의 인격과 사역이 증거될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구관이 명관, 그러나 불평하지 맙시다

작년에 처음 참가했던 몽골 단기의료선교(Free Eye Camp) 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 중 하나는 녹물이 나오던 허름한 호텔이었다. 봉사하러 왔는데 올해도 그 정도는 감수하겠다고 마음먹고 도착 후 숙소로 사용할 호텔로 들어서는데, 들어가 보니 작년보다 훨씬 열악하다. 혹시나 해서 수도를 틀어보니 그래도 수도는 잘 나온다. 할렐루야!! 그래도 하나님께서 여호와 이레로 채우셨구나.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당장 다음날부터 수도가 말썽을 일으키더니 아예 나오지도 않는 것이 아닌가. 결국 우리는 일정의 후반기에는 숙소에서 제대로 된 세수는커녕 화장실도 사용하지 못한 채 지내야만 했다. 구관이 명관이라더니 지난해 녹물이나마 나오던 호텔 생각이 간절했다.

며칠 후 우리보다 앞서서 몽골의 변방인 초이발산으로 들어간 팀을 취재하던 YTN 기자 세 사람이 우리 팀을 취재하기 위해 호텔로 들어왔다. 물 문제도 그렇고 숙소가 많이 불편하시겠다고 말했더니 웬걸, 이 호텔은 초이발산에 비하면 천국이란다. 그곳은 물 안나오는 건 기본이고 땅바닥에 메트리스를 깔고 자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아침마다 그렇게 맛없게 먹던 식빵을 보더니 이 정도면 초이발산의 최고급 호텔에서나 구경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며칠 만에 처음이라고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는데 바라보던 우리 팀들은 할 말을 잃었다. 그 이후로 환경에 대한 불평 비슷한 말조차도 우리 팀에선 아예 사라졌다!!


연세친선병원의 아침예배, 하나됨과 단순함

작년에도 그랬지만 몽골에서의 예배, 특히 연세 친선병원에서 드리는 아침 직원 예배는 특별히 은혜롭다. 왜 그럴까 한번 생각해 보았다

단순한 복음 연세친선 병원에서의 설교는 한국인 선교의사 선생님들이 성경을 강해하면 몽골직원이 몽골어로 통역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제한된 시간과 번역의 어려움이라는 이중의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메시지는 짧고 압축된 형태로, 쉬운 용어와 내용으로 전달될 수 밖에 없다. 바로 그렇게 단순하고 쉽게 선포되는 말씀이 의외로 너무나 은혜롭고 도전이 된다. 예수님이 비유로, 이야기로 사람들을 가르치셨을 때 바로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바울이 말한 “미련한 복음”(고전1:18-2:2)이란 바로 이러한 메시지에 쓰는 말이 아닐까?

오순절의 역사 예배 중 찬양이나 사도신경, 주기도의 경우는 몽골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이루어진다. 한국 사람과 몽골 사람들이 비록 다른 언어이지만 동일한 내용과 동일한 하나님을 동시에 찬양하고 고백하는 것을 듣고 있노라면 오순절 성령님의 역사 가운데 ‘난 곳 방언으로’ 동일한 하나님을 찬양했던 사건(행2;1-14)을 떠올리게 된다. 성령님의 임재 하에 한국사람과 몽골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실제로 하나 되는 놀라운 감격스러운 체험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새로운 방언, 누떼 네게레

하루의 일정을 시작하는 아침 경건회 시간, 예배 인도자로 동행하신 문영수 전도사님(전주 무디교회)이 이번 FEC 에 참가하여 새로운 방언을 받았다고 고백하셨다. 놀라움 반 호기심 반으로 귀를 기울이던 우리에게 그분이 공개한 새로 받았다는 방언은 몽골어 “누떼 네게레” 였다. (우리말로 “눈을 뜨세요” 라는 뜻이다.) 그건 몽골에서 안과의료봉사를 하면서 환자에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 아닌가? 의아해 하던 우리에게 전도사님은 우리가 환자들의 육신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항상 입에 달고 다니는 그 “방언”을 말할 때마다 그들이 영의 눈까지 떠질 수 있는 능력을 달라고 함께 기도할 것을 제안하셨다.

그렇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사역은 환자들의 육신의 눈을 뜨게(누떼 네게레) 하는 일이지만, 언젠가는 그들의 영의 눈을 뜨게(누떼 네게레)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우리가 터를 닦은 그 육신과 마음밭에 언젠가는 복음의 꽃이 활짝 피어날 것이다. 우리 모두는 몽골에서 함께 새로이 받은 이 방언 “누떼 네게레” 를 읇조리면서 우리의 손을 거쳐간 모든 환자가 육신의 눈뿐 아니라 마음의 눈까지도 함께 뜨도록 간절히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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