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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인문/읽기쓰기

책에 대해 던지는 7가지 질문 (정수복 지음, 로도스 펴냄)

by 서음인 2016. 5. 28.

사회학자요 작가이자 “책을 읽고 또 책을 쓰면서 책과 함께 오랜 세월을 지낸 사람”이기도 한 저자 정수복은 이 책 <책에 대해 던지는 7가지 질문>에서,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서부터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이르기까지 일곱 가지의 질문을 던진 후, 자신의 독서체험과 여러 독서가들의 지혜에 기대어 나름의 해답을 제시한다. 그리고 독자들이 이 책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독서생활을 반추하고 각자 자신에게 맞는 또 하나의 답을 찾아내기를 기대한다. “남을 위해 사는 그렇고 그런 삶이 아니라 자기만의 선택으로 자기만의 삶을 살기 위한 독서”, 그리고 “모든 독자가 자기가 원하는 책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읽으면서 자기만의 고유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이야말로 저자가 바라는 독서요, 꿈꾸는 삶이며, 그가 만들기 원하는 세상이다.

 

서론에서 저자가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이 책은 자신의 독서 체험을 바탕으로 하되 여러 독서가와 독서 이론가들의 경험과 이론을 모아서 체계화한 백과사전식 교과서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요즘 시중에 범람하는 자극적인 독서이론과는 달리 기존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주장이나 그간 들어보지 못한 특별한 비법이 담겨 있지는 않다. 그러나 목차에서부터 서론과 내용에 이르기까지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겨갈수록 책의 세계에 깊이 빠져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릎을 탁 치며 공감할 수 있는 독서에 대한 동서고금의 지혜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책을 읽지 말아야 할 이유를 보면서 마음이 서늘해지고, 책을 읽어야 할 이유를 살필 때는 가슴이 뭉클해지며,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읽어가며 저절로 고개를 끄떡이고 있다면 당신은 한번쯤은 책에 미쳐본, 진짜 책을 사랑하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누구 못지않게 책을 좋아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책을 읽어 왔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과연 어떤 책을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은 독서’인지 아직까지도 정답을 찾지 못했다. 이번에 만난 이 인상적인 책 역시 좋은 독서를 하는 단 하나의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페이스북 담벼락에 부족하고 어설픈 리뷰를 꾸역꾸역 올리는 것도 좋은 책읽기를 위한 나만의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내 독서는 앞으로 과연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과연 사 놓은 채 방치해놓은 수많은 책들을 앞으로 얼마나 더 읽을 수 있을까? 천국에서도 책읽기가 가능하다면 이생에 읽지 못한 책들을 그곳에서 마저 읽을 수 있지는 않을까? 이런 내 생각이 부질없는 욕심이거나 불경한 몽상이 아니기를, 그리고 보르헤스의 말마따나 천국에서도 "영원하고 거대한 도서관"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독자 권리 장전

 

모든 독자는 다음과 같은 양도 불가능한 권리를 갖는다.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책을 읽을 권리

3. 아무 책이나 읽을 수 있는 권리

4. 언제라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권리

5. 어디에서라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권리

6.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지 않을 권리

7. 책을 중간중간 건너뛰며 읽을 수 있는 권리

8. 책의 아무 곳이나 펴서 읽을 수 있는 권리

9. 원하는 책을 다시 읽을 권리

10. 다른 사람들이 다 읽는 책을 읽지 않을 권리

11. 권위 있는 기관의 권장도서 목록을 무시할 수 있는 권리

12. 책에 대한 정부, 학교, 부모의 검열에 저항할 권리 (물론 교회도)

13. 책의 즐거움에 탐닉할 수 있는 권리

14. 반짝 독서를 할 수 있는 권리

15. 소리 내서 읽을 권리

16. 다른 일을 하면서 동시에 책을 읽을 수 있는 권리

17. 밑줄 긋고 메모하며 읽은 책을 빌려주지 않을 권리

18. 읽은 책에 대해 자기의 생각을 말하지 않을 권리

19. 당장 읽지 않을 책을 미리 사 둘 권리

20, 읽은 책과 자기 체험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책을 쓸 권리

 

 

목 차

 

이 책을 펼친 독자에게

첫 번째 질문. 책을 읽지 말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책 중독의 위험성/생명력의 상실/건강의 약화/직접경험 기회의 축소/설익은 지식인의 범람/현실 부적응/영성의 고갈/자연으로부터의 소외/책으로부터의 탈주/그래도 책을 읽는 사람들

 

두 번째 질문. 그래도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위대한 개츠비’가 책을 읽는 이유/본능으로서의 지식욕/재미로서의 책 읽기/세상의 온갖 기쁨/우물 안 개구기 벗어나기/책, 가장 속 깊은 친구/책, 스승이 사라진 시대의 스승/타자의 발견/책, 창의성의 원천/내 인생의 길 찾기/나만의 세상 읽기/시공의 초월 체험/치유로서의 책 읽기/영혼의 둥지 짓기/그래도 책을 읽지 않는 이유/내 인생의 책을 기다리며

 

세 번째 질문, 책 읽는 습관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책 읽어주는 사람들/글 읽는 법 배우는 아이/책을 안 읽고는 못 배기는 습관/어린 시절 책과 친해지기/책 읽게 하는 아버지들/초등학생 시절 독서 습관 키우기/책에서 멀어지는 중고생 시절/대학 시절의 책 읽기/성인이 되어서도 독서를 계속하려면

 

네 번째 질문.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세상에 좋은 책과 나쁜 책이 따로 있는가?/책을 처음 만났을 때/누가 좋은 책을 선정하는가?/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우연히 읽게 된 책이 주는 현기증/항성 같은 책과 유성 같은 책/일시적인 책과 영구적인 책/수험서와 실용서를 넘어서/왜 소설인가?/소설을 넘어서/신간이냐, 고전이냐?/고전이란 무엇인가?/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고전의 번역 문제/고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읽어야 할 고전의 예들/고전의 발명/서양의 고전/고전 읽기의 서구중심주의를 넘어서/중국의 고전/우리 고전을 찾아서/고전과 신간 독서의 적절한 비율/청춘의 시기,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내 인생의 책들/전체를 사유하는 인문주의 독서

 

다섯 번째 질문.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

‘책을 읽었다’는 말의 의미/책을 읽기 위한 마음의 조건/책 읽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책들/책을 잘 읽기 위한 계명들/자신만의 책 읽는 법 만들기/남독, 난독, 탐독/다독, 속독, 정독/통독과 정독의 상호 보완성/수동적 독서에서 능동적 독서로/책에 따라 변화하는 독서법/마음의 자세/핵심 파악하기/행간에 숨은 의미 찾기/다양한 사전 활용법/때로 소리 내서 읽기/프랑스, 낭독의 나라/세계 여러 나라의 낭독문화/인생의 사계에 따라 달라지는 독서법/여러 권의 책 동시에 읽기/몇 권의 책 반복해서 읽기/‘맥락의 독서’/읽은 내용 정리하기/

 

여섯 번째 질문. 평생 얼마큼의 책을 읽을 것인가?

다다익선(多多益善)?/1만 권의 책(萬卷書)/다섯 수레의 책(五車書)/1만 권 이상의 책을 읽은 사람들/과유불급(過猶不及)?

 

일곱 번째 질문, 책은 사람과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책과 영상 매체/독서와 문명화/내면의 형성/개인의 탄생/공간의 변화/타자의 발견/불평등의 극복/공론장의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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