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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세계/평화전쟁인권

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 돌베게 펴냄)

by 서음인 2016. 5. 29.

젊어서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하였고, 종전 후에는 외교관으로서 세계인권선언의 기초자 중 한 사람으로 활동했던 94세의 저자는 현대의 프랑스 젊은이들에게 그의 세대가 피흘려 지켜낸 레지스탕스와 자유 프랑스의 이상과 유산을 되살려달라고 호소한다.

 저자에 의하면 그것은 세계적이고 거대한 신자유주의의 물결로 인해 프랑스 내에서는 사회보장과 퇴직연금으로 대표되는 경제적 사회적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세계적으로는 극빈층과 부유층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며, 인류의 보편적 권리인 인권이 광범위하게 유린되는 등 도처에서 자행되는 마땅히 분노해야 할 불의에 대해 분노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는 이러한 정당한 분노야말로 저항과 참여의 원동력이며, 올바른 저항은 곧 참된 창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분노가 폭력의 형태로 표출되는 순간 결과적으로 희망에 등을 돌리는 것이 되기에, 우리는 반드시 비폭력 저항이라는 희망의 길을 택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이 정열적인 老 레지스탕스는 젊은이들에게 "무관심이라는 최악의 태도" 를 과감히 벗어버리고, "오로지 대량 소비. 약자에 대한 멸시, 문화에 대한 경시, 일반화된 망각증,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만을 앞날의 지평으로 제시하는 대중 언론매체에 맞서는 진정한 평화적 봉기”를 일으킬 것을 호소함으로 이 짦은 글을 마치고 있다.

 출간하자마자 열광적인 호응을 얻어 무려 200만부를 찍었다는 이 책은, 아무리 읽어봐도 구구절절이 옳은 말 뿐이다.  리뷰를 쓰려고 다시 한번 이 책을 손에 들고 있으려니 손봉호 교수님이 최근에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떠오른다. “예수 믿는 사람은 화내서는 안된다. 나에게 해를 끼친 사람에게는 화내지 마라. 나에게 해를 끼친 사람에게는 원수 갚지 마라. 그게 성경적이다. 그런데 이웃에게 해를 끼친 사람은 내가 용서할 권리도 없고 화도 내야 한다. 우리가 나의 원수와 이웃의 원수를 혼동하면 안된다. 우리는 불의에 대해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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