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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사회/한국사회

다른 길이 있다 - 쓰지만 영근 삶을 살아온 30인의 인생 이야기 (김두식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by 서음인 2016. 5. 30.

이 책에는 2012년부터 한겨레 토요판에 격주로 연재된 “김두식의 고백” 중 서른 개의 인터뷰가 담겨 있다. 꽤 오래전 양심에 의한 병역거부를 다룬 “칼을 쳐서 보습을” (뉴스앤조이 펴냄) 이라는 책으로 저자인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처음 접한 후, 흥분하거나 목소리를 높이지는 않지만 꾸준하고 용감하게 국가와 교회, 법조계와 같은 우리 사회 주류권력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그늘 아래서 고통 받는 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해 온 그의 팬이 되었고, 이제는 서점에서 그의 이름을 달고 나온 책을 발견하면 별 주저함 없이 집어드는 편이다. 

 

“다른 길이 있다”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 그에게 인터뷰를 ‘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의에 의해서건 타의에 의해서건 남들이 가지 않는 다른 길, 대개는 ‘좁고 험한 길’을 걸어 왔고 지금도 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세상사람 누구의 길이라고 해서 넓고 평탄하기만 했을까마는 외롭고 거친 소수자나 비주류의 가시밭길을 꾸준히 걸어간 끝에 아무도 가본 적 없는 미답지에 발을 디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누구나 원하는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다만 한 가지, 죽을 고생을 사서 하지 않고 평탄한 인생을 살아가고 싶으면 당신이 가는 큰길 저편 담벼락 너머에 ‘숨겨진 길’ 이 있으니 길을 바꿀 결심의 타이밍을 찾아보라는 저자와 인터뷰이들의 유혹에 휘둘리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릴 것! 그런데 생각해보니 예수님도 바울도 다 그 ‘숨겨진 길’로만 다니시며 고생이란 고생은 다 사서 하셨던 분들이기는 하다......

 

머리말: 담벼락 저 너머 숨겨진 길을 찾아

발문: 소심을 돌파하는 결심 _고경태(《한겨레》 토요판 에디터)

 

1장 경계를 넘어서며 핀 꽃들

섹스의 즐거움, 나눔의 행복 _정혜신, 이명수

문제를 회피하지 않는, 저항하는 검열자 _박경신

모 아니면 도, 그래서 인생이 꼬였죠 _고종석

괴상한 놈 하나 왔다 갑니다 _유시민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는 무서운 사람 _윤태호

꼰대가 될 수 없어 행복해요 _김조광수

당신이 굳게 믿는 그것이 진리일까 _김연희

 

2장 자아를 찾아 떠나는 인생 여행

함께 공부하면 자신의 꼬라지를 알게 되죠 _고미숙

난 프티브루주아, 죄책감은 사라졌다 _유시주

칼기 피격과 스승의 죽음이 아니었다면 _김대진

인기 없을 땐 어떻게 살 거냐, 그게 제일 중요해요 _신대철

자존심이 편집장에게 미치는 영향 _이충걸

어느 날 부끄러워졌어요, 내 위악과 공격성이 _변영주

날것처럼 살아 있지만 그 위험을 아는 관찰자 _김성희

 

3장 사연의 속살, 그 깊은 우물들

케니 지의 《미러클》을 색소폰으로 연주하는 꿈 _강기훈

상처를 돌아보며 내 삶과 화해하고 싶어요 _문부식

‘운명에 대한 질투’는내가 안고 갈 십자가 _공지영

내 인생에서 가장 추운 시기는 바로 지금 _하종강

둘째 줄에서, 최소한 비겁해지지 않으리 _이상호

내 묘지명은 인권운동가였으면 좋겠네 _인재근

당신은 어른이 되는 데 성공했나요? _천명관

 

4장 찬찬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

진영 논리의 틈바구니에서 팩트를 찾는 야인 _김종배

집안일 많이 하며 죄악을 씻고 있어요 _박노자

어느 날 부장 교사가 제게 육탄 공격을…… _송인수

나를 키운 8할은 허접스러운 B급 문화였다 _김창남

386의 무용담은 사양합니다 _이진순

조용한 신중함으로 진심을 전달하다 _박선숙

칼 든 후배 앞에서의 약속이 오늘의 나를 _김홍신

페미니스트로 살았으되 사랑이 최고더라 _유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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