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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저서/믿묻딸 - 서평

2024년 1월의 책, 이강문 목사님

by 서음인 2024. 1. 23.

24년 1월의 책,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이강문

수사학의 정신으로 함께 춤추는 신앙정한욱. (2023). 『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정은문고  딸이 묻고 아버지가 대답을 하는 형식의 책. 이와 비슷한 형식의 책이 많이 있겠으나 내가 읽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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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묻고 아버지가 대답을 하는 형식의 책. 이와 비슷한 형식의 책이 많이 있겠으나 내가 읽었던 책 중에서는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라는 책이 있었다. 서평을 써 두었던 것을 찾아보니 2013년도다. 12년 전에는 아들과 아버지가 주고받은 질문과 대답이라면, 지금은 딸과 아버지가 ‘믿음’에 대해 주고받는 질문과 대답이다. 책의 부제는 지향점이 보다 분명하다. ‘기독교에 회의적인 교양인과 나누고 싶은 질문 25가지.’ 그러니까 아버지에게 질문하는 딸의 믿음은 회의적이다. 아니 이 시대 기독교 신앙에 대한 사회의 기본적인 분위기가 ‘회의(懷疑)’이다. 이러한 ‘회의’를 자초한 것은 기독교 신앙 자체이기 보다는 기독교 신앙을 따른다고 말하는 교회의 행태 때문이라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회의의 정도는 젊은 세대로 내려갈수록 더욱 깊은 것 같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지금 한국 사회에서 경험하는 기독교는 2천년 기독교 역사라는 풍요한 대양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과 작금의 한국 기독교의 특징처럼 보이는 혐오와 정죄는 결코 기독교의 본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기독교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진리의 성배를 수호하는 기사단의 일원이 되는 것이 아닌, 미지의 대양을 넘어 값진 보물을 찾아 떠나는 스릴 넘치는 모험가의 그것임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기독교 신앙에 회의적인 딸이 신앙의 항해에서 성공적인 여행자가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진심 어린 조언일 뿐만 아니라, 이 시대에 자신이 믿는 기독교의 참 모습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여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안내서이다.

책이 다루는 주제는 무려 25개나 된다. 다루는 주제들을 살펴보면, 성서, 제자도, 부활과 같은 교회 안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신앙적 질문에서부터 고통과 폭력 같은 실존적인 질문, 그리고 이슬람, 코로나, 환대, 평화와 같은 최근 이슈에 이르기까지 ‘이 모두를 다 다룬다고?’하는 생각이 들만큼 폭넓다. 그렇지만 마치 대화를 하듯 혹은 편지를 주고받듯,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형식은 물 흐르든 자연스러워서 처음부터 한 장씩 읽어 나가도 좋고, 목차를 보면서 마음에 끌리는 주제부터 먼저 섭렵해도 무리가 없다. 책을 읽으며 깜짝 놀란 것은 저자가 신학을 전공한 적이 없는 현역 안과 의사로서 소위 평범한 신도이지만, 그 동안 쌓아온 독서력에서 내뿜는 내공은 실로 어마어마하여 이것이 일반 성도의 것인지 의심될 정도이다. 지성적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독자라면 읽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저자가 다니는 교회의 목회자는 정신 바짝 차리고 설교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책 속에 녹아 든 저자의 신앙 컬러와 성품을 추론해 볼 때, 저자는 보수적인 교회 안에서 성장한 보수 신앙의 배경을 갖고 있지만, 다양한 관점에 대해 포용력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며, 그 모든 것들 중에 자신이 어느 입장에 서 있는지를 꾸준히 탐색해온 지성적인 그리스도인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시대의 기독교가 수사학의 정신을 갖고 시대 정신을 폭넓게 성찰하여 믿음을 구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을 읽으며 기독교 신앙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탐구해온 저자의 독서력이 죽비와 같은 경각심을 일깨웠다. 또한 오늘 이 시대를 함께 사는 신앙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독교 신앙에 회의적인 사회적 분위기에 어떤 말과 삶으로 응답해야 할지, 쉽게 끝나지 않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리고 ‘딸과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저는 행복한 아빠’라는 저자의 고백처럼, 부모와 자녀 사이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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